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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살해자
윤재성 지음 / 들녘 / 2016년 5월
평점 :
2016-211_[서초구립반포도서관]
[외로움 살해자] 제목에서 아무런 소설의 내용을 상상할 수 없었다.
작가가 누군지도 몰랐고, 지금 외로운 나.
이 책을 읽고 나면 나의 외로움이 조금 지워질까? 라는 단순한 호기심에 선택한 책.
1991년생 윤재성 작가는, 책을 내 본 경험이 없는 고등학교 졸업의 작가.
그러나 작가의 이력에 편견을 가지지 않고 난 이 글을 읽어 나갔다.
책이 궁금한 것이지 솔직히 작가의 이력은 내겐 관심의 대상이 아니다.
책의 내용은 현대에 만연하게 퍼져있는 '외로움'을 살해해서 없애는 서비스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외로움을 살해하는 외로움살해자 윤필이 내 외로움은 죽일 수 없다고 단언하는 의뢰인 김미를 만난다.
과연 (주)외로움살해자의 최우수사원 윤필은 김미의 외로움을 죽일 수 있을까?
책을 읽으면서 고등학교 시절, 끄적끄적 대면서 쓰고자 했던 글이 하나 기억이 났다.
그 시절도 미스터리, 스릴러물을 좋아했다. 책을 읽으면서 나도 글을 써보고 싶었다.
멀지 않은 미래에 행복감이라는 것 자체를 잃어버리는 병 후천성 행복 결핍증의 시대를 상상했다.
이 병에 걸린 사람은 서서히 고독과 외로움에 자신이 가진 모든 행복이 결핍되고 결국에 죽음에 이르게 된다.
이 병을 고칠수 있는 백신의 개발과 그것을 두고 일어나는 여러가지 사건....
상상만으로 그쳤는지, 조금 써다가 말았는지 모르겠다.
아마 고향집에 내려가면 어딘가에 흔적이 있을지도...
외로움살해자는 나름 잘 쓰여진 책이다.
작가가 장르문학과 순수문학 사이에서 약간의 고민을 했던 흔적도 있다.
그러나 이런 이분법적 사고가 꼭 필요할까?
소설을 통해 무언가를 한번쯤 생각하고 떠올릴 수 있고, 읽는 동안 재미를 느낄 수 있다면 난 그걸로 만족한다.
읽으면서 여자 주인공 김미의 외로움과 남자 주인공 윤필의 외롭지 않은 마음 두가지 모두에 공감이 갔다.
외로움이란 것은 갑자기 다가오며 그 시간은 그 무엇도 위로가 될 수 없다.
며칠전 본 티비 프로그램에서 한 여배우가 '언제 가장 외롭냐?' 라는 질문에 '난 낮잠을 자고 난 후 가장 외롭다. 잠이 들기전에는 낮이었는데, 일어나보니 아주 깜깜한 밤은 아니지만 어둠의 시위가 집안 가득 깔려 있어 혼자라는 느낌이 아주 많이 들어 존재 자체의 외로움을 느낀다'라는 말이 공감이 간다.
난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오후, 해가 지기 전 한 두시간이 너무 외롭다.
그 시간은 어릴때부터 외로움이란 것을 알기도 전부터 슬펐던 시간이다.
그 외로움은 존재 자체에 대한 외로움.
버려진 느낌. 누구와도 나눌 수 없는 그런 마음이다.
이 외로움들이 이 책에 나오는 외로움살해자의 매뉴얼대로 하면 사라질까?
나도 외로움살해자를 만나면 그 외로움이 없어질까?
궁금하다.
"뭘 하든 재미가 없어졌어요. 그런 기분을 느껴본 적 있어요? 매일 듣던 음악이 지겨워지는 순간, 취미가 더 이상 즐겁지 않을때 지인들과의 모임마저 의무적인 방어전으로 느껴지는 단계까지 ...
흥미를 느끼는 것을 찾지 못하면 나날이 더 무감각한 인간으로 변해갈 거라고요. 하지만 한번 망가진 신경은 회복되지 않았죠."
-164page-
"그런 것들로 따뜻한 세상이 만들어지지는 않아요. 사랑은 외로움이 더욱 잘 느껴지도록 우리를 발가벗기니까."
-178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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