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안데르탈인에 대한 묘사가,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책은 쉽사리 보기 어려웠다. 물론, 해당분야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는 것을 전제로 삼고서 하는 얘기다. 몇몇 책들에서 네안데르탈인을 만날 수 있었다.

제러드 다이아몬드의 <총,균,쇠>에서, 내 기억이 맞다면, 현생인류의 확산이 각 대륙의 대형포유류멸종을 일으켰다는 주장과 함께, 네안데르탈인과도 충돌했을 가능성을 작은 분량으로 언급했던 거 같다. 여기서는 진화에 뒤처져 사라졌다는 결론이었다는 거 같다.

크리스 스트링거의 <Lone Survivors>에서는 최신 고고인류학 연구의 성과를 차분히 열거하면서, 네안데르탈인에 대한 단편들을 소개한다. 흥미로운 단편 중 하나는 우리 유전자에 네안데르탈인 유전자가 들어와 있어, 완전히 남은 아니라는 점을 설명하고, 네안데르탈인의 신체적 특성이 훨씬 추운지역에 적응하여 체격이 크고, 뇌용량도 현대인의 것을 넘고(다만 체격이 큰 만큼 신체에서 뇌의 비율은 현대인 보다 작다), 그들이 남긴 문화유산을 가르쳐주었다. 그러니까, 어느 정도 중립적이지만, 전체 조망보다는 단편단편에 초점을 맞춘다.

그리고 스티브 미슨의 <노래하는 네안데르탈인> 이다. 이 책은 특히 언어와 음악의 기원을 연구한 책이다. 언어의 기원만을 다룬 책들은 무척 많지만, 음악이 언어의 기원일 수 있다는 가설은 좀처럼 만나기 쉽지 않다. 그도그럴 것이 언어의 기원을 추적하는 것은 직관적으로 그 연구대상을 잡기가 막막하지는 않을 거 같지만, 음악의 기원을 추적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얘기다. 음악전공자가 적당할까, 언어전공자가 적당할까, 인류고고학자가 적당할까, 만일 내가 이들 중 한 전공자라도 선택하기 쉽지 않은 주제라고 생각된다. <노래하는 네안데르탈인>은 이러한 연구에 대한 신선한 결과물이다. 음악이 충분히 언어보다 앞서며, 언어의 기원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어느정도 보이고, 네안데르탈인과 현생인류의 차이가 음악에 기반한 언어와 정보 언어의 차이로도 볼 수 있다고 스티브 미슨은 주장한다. 그 과정에서 의식의 기원에 대한 설명도 조금씩 풀려나오는데, 내가 갖고 있었던, 기존의 언어기원에 대한 지식들이 다른 관점으로 신선하게 재구성되는 재미가 있었다. 

언어의 기원에 대한 이해가 생기니까, 네안데르탈인이 매우 인간적으로 다가왔고, 음악으로 얘기하는 인류라는 호감이가는 특징과, 흔히 종교서적에서 발견되는 신의 존재도, 그 언어가 음악적인 언어일 수 있다는 주장이 굉장히 인상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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