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역학을 처음 접했을 때, 신기함과 기가 질림, 풀이죽고 기가 꺽임을 거쳐 수식에 대한 조심스러운 태도가 몸에 밴다.

공대생과 물리과학생이 전자기학을 스터디를 하게 되었다. 공대쪽 전자기학과 물리쪽 전자기학은 전체 다루는 내용물은 비슷하지만, 강조하는 지점이 조금씩 어긋나 있어 종종 논쟁을 벌이는 일이 있다. 그리고, 학부 전자기학이 가지고 있는 빈틈때문에, 서로 해결은 못하는 채 의문만 느는 경우가 있다. 그때 해결책을 내놓는 방식이 차이가 난다. 공대생들은 회로이론에 기반한 시원시원한 추론과 가정을 내놓지만, 물리과학생은 양자맛을 본터라 맞나안맞나를 스스로 검열한 후에 미지근한 추론을 내놓기 일쑤고, 가능한(신기하기까지 한) 방식으로 상대의 해결책에 태클을 건다.

일단 양자역학 초반부를 겪고 나면 그렇게 되는 거 같다.

 

이유야 다양하겠고, 개인 차도 크겠지만, 그 중에 큰 하나는 속 시원하게 물리적인 의미를 떠올릴 수 없는 답답함이 컸던거 같다.

양자역학의 파동함수를 보고 물리적인 의미를 떠 올릴려면, 그 수학적 형식에 익숙해져서, 어디부터 물리적 의미를 담을 수 있을지 스스로 가늠할 줄 알아야 한다. 대표적인 수학적 형식은 선형대수다. 이 선형대수도 공대쪽 책을 보면 안되고, 수학과쪽에 가까운 책을 봐야 한다.

 

 

 

 

 

 

 

 

 

 

 

 

 

 

 

 

그러고서, 파동함수로 무엇을 하고 있는 건지 자문해보면 된다.

학부 양자역학 책은 대개 친절하고는 거리가 멀다. 친절하다고 해봐야 수식양이 많은 정도다. 그리고, 내가 생각하기에, 그 양자역학은 미시세계의 역학을 소개하는 역학모음집에 가깝다. 전자기학의 직접적이고 깊은 물리현상의 이해와는 대비된다. 어느정도 자기 스스로 적절히 방향을 잡고 전체 조망을 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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