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인의 정신 탐구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을 빼놓더라도, 수많은 명저들이 있다. 오늘날 현대인의 정신을 설명하려고 현대인의 의식과 무의식을 분석해놓은 책이나 현대인의 특성들이 어느 시점에서 출현하여 어떻게 진행되었는지를 살피는 책들이 있다. 특히 서양 정신 탐구에서 개인, 사생활 같은 개인과 관련한 의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높은데 이들 탐구들은 현대인의 정신을 설명하려는 노력에서 나온 성과라고 할 수 있을 거 같다. <사생활의 역사> 시리즈가 대표적인데, 그 중 2권과 3권이 사생활에서 개인의 출현에 대한 알찬 묘사와 설명이 들어 있다.

 

 

 

 

 

 

 

 

 

 

 

 

 

개인의 출현은 또한 르네상스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그 유명한 야콥 부르크하르트의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문화>에서 르네상스 인간을 설명하는 부분이 나온다.

 

 

 

 

 

 

 

 

 

 

 

 

 

 

하지만 현대인이라는 방향타가 빠지면 갑자기 당황된다. 정말 우리에게 친숙하지 않은, 정신적으로 생면부지의 인간들이 존재했고, 그들이 이룩한 정신문화가 있다. 물론 전사, 기사나 사제 같은 약간의 익숙한 것들도 있지만, 이들의 정신세계가 어떠했으리라는 이해에 다다르기는 정말 쉽지 않다.

역순으로 중세인, 고대인들(로마인들과 게르만족들), 고대 그리스인이 그렇다.

 

전문적인 배경지식이 필요한 이쪽 분야 명저들도 있겠지만, 일반인이 보고서도 참 괜찮다싶은 책들이 있다. 이들 속에 새롭게(최소한 나에게는) 한권이 추가되었다. 정말 이름은 간간이 들었지만, 읽어볼 기회와 시간이 없었던 것이, 알라딘 반값세일에 냉큼 사서 읽어 보게 되었다. 중세에 대한 활발한 연구로 이름을 날린, 중세를 검색하면 꼭 등장하는 호위징거다. 책을 읽기 전에는 일반적인 역사에 대한 접근을 시도할 것 이라고 예측했는데, 놀랍고 반갑게도, 중세 여러 배경, 사회, 경제, 종교 같은 것들을 충분히 풀어낸 후 중세인의 의식세계에 대한 서술이 나오는 것이었다.

중세인의 의식세계는 융의 연금술 연구 서적에서 가끔씩 접할 수 있었다. 그리고 과학적인 언어를 낳은 비학 혹은 마법의 언어에 대한 책들에서 중세인과 근대인의 경계 역학을 한 르네상스인의 정신세계에서 간접적으로 접할 수 있었다. 연금술이나 비학에서 중요시하고 토대가 되는 언어관은 언어의 상징성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 상징성에 대한 풍부하고 현실에 적용된 형태가 호위징거의 책에 만족할만큼 설명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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