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와 함께 달리는 여인들 - 원형 심리학으로 분석하고 이야기로 치유하는 여성의 심리
클라리사 에스테스 지음, 손영미 옮김 / 이루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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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식 탐구는 이론과 경험을 두루 적용하면서 나오는,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가 주는 깊은 울림과 그동안 이해하지 못하던 심리현상에 대한 참신한 설명이 묘미라고 생각된다.

융심리학은 의식영역에서 설명하고 해결하지 못하던 심리현상을 주로 무의식 특유의 상징언어 분석을 통하여 이해를 높이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무의식에 각인된 고대 원형 이미지는 인간무의식에 깊은 영향을 끼친다고 보는데, 저자는 여성의 무의식속 다양한 원형들 중 늑대와 관련된 원형들이 서양문명 속에서 자취를 감췄다고 보고, 자신의 의견을 풀어낸다.

성급할 수 있지만, 짧게 얘기하면, 저자의 글은 그렇게 인상적이지 않다. 이 글의 덕목은 아마도 늑대 원형이미지를 강조했다는 점뿐인 것 같다. 전문 분석심리학자들이 보여주는 풍부한 경험과 깊은 이론이해에서 오는 차분한 태도는 별로 보이지 않는다. 저자의 말을 두둔하더라도, 원형이 의식영역으로까지 부각되는 과정이, 심리영역별로 지형도를 그리듯이, 엄밀하면서 방향을 잘 잡은 성과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여성들의 무의식 탐구는, 남성들의 무의식 탐구와는 결을 달리 하며, 오히려 무의식을 다루는 방식은 남성의 것보다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런 면도 좀처럼 마주치기 어렵다. 여성들이 야성의 힘을 되찾자는 저자의 바램은 빈번하게 나오지만, 그 바램을 수긍할 배경설명은 만족스럽지 않다. 내게는 아니무스에 기인한 여성특유의 감정적인 글쓰기로 보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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