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이 연금술에 깊은 관심을 가졌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Princeton 출판사에서 내놓은 그의 전집중에서 연금술이 차지하는 비중은 적지 않다. 우리나라에서는 전집을 간추린 선집만 출판되어 있고, 안타깝게도 연금술은 선집에서 많지 않은 분량만 채택되었다.
그중 왼쪽 책은 무척 흥미로운 책이다. '신비로운 결합'으로 번역될텐데, 심리적인 내용이 2극이나 4극으로 대립된 상태에서 결합을 도모하는 연금술의 여러가지 방식과 이를 표현하는 여러가지 상징을 모아서 심리적인 의미를 정리해놓은 책이다.
가운데 책은 연금술 문헌과 연금술 상징을 잘 보여주고 있는 민담, 환상경험을 소개하면서 주석을 가한다. 소개된 민담은 무척 낯익은 내용으로, 도끼로 나무를 자르던 젊은이가 병에 갇힌 정령을 풀어주었다가 한바탕 고생하고 다시 병속으로 가두는 이야기다.
오른쪽 책은 예수와 관련한 심리적 내용과 상징이야기를 풀어 놓았다.
다만 융이 연금술에 대한 연구를 기술하는 방식은 연금술사가 남긴 문헌을 토대로 연금술에 담긴 심리적 내용을 밝혀 내는데 주안점을 둔다. 이러다보면 연금술사들이 실제 연금술과정과 연금술사들은 어떤 사람들인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 수 없다. 이들은 아더왕에 나오는 멀리같은 마법사인가, 도교의 연단술을 연마한 도사같은 이들인가, 단순히 기술자들인가, 연금술사들의 바램은 무엇인가? 생명연장은 아닌 거 같고, 신비로운 진리추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