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경 역해
각묵 지음 / 불광출판사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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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언어(산스끄리뜨, 빨리어, 한문, 한글)를 오가며 저자가 해놓은 풀이가 정말 대단하다. 스님이 몇 군데 풀어놓으신 vod 강의로 공부과정이나 경험을 들어서 일부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말이다. 

빨리어 니까야 번역 이전의 작품이지만 전혀 어설픈 느낌이 없이 자신있게 한단어 한단어 열정적으로 풀어 낸다. 고대 인도사상을 풍부하게 이해하며 우리불교 문화를 포함한 동아시아 불교를 직접 겪고 충분히 삮여낸 번역작품이다.

불교 한문은 이질적인 언어, 산스끄리뜨를 여러방식으로 받아들여(발음나는대로, 뜻을 풀어 등) 복잡하게 내려왔다. 그리고 한문자체가 특성상 해석의 여지가 넓다. 해서 한문번역자의 의도를, 즉 원문을 알면 의미를 파악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친절하지만 넘치지 않는 스님의 당당한 태도가 이곳저곳에서 보이고, 불교교학 전체 방향을 잡아주면서 간접적으로 교학공부 방법론을 제시한다. 아마 번역에 대한 방법론은 이 당시에 확고하게 자리잡혔던 거 같다.  

다만 넘치는 불교지식과 어원에 관한 풍부한 이해에 비하면 어휘너머 문장이나 단락수준의 산스끄리뜨 수사학 설명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여기저기서 알음알음 배운 초급자에게는 아쉬운 부분이다. 빨리어 디가니까야 원문을 잠깐 본 바로는 여러 격으로 활용된 명사들이 한 문장의 대부분을 채우고 있었는데 이 언어 특유의 수사법과 우리말과 공통된 수사법이 어떨지 정말 궁금하다. 각묵스님 말씀대로 어순은 우리글과 비슷해 보이지만 그정도로는 어휘를 벗어난 이해를 얻기에는 부족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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