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밀교 전통은 조선의 억불정책으로 크게 단절되었다. 흔히 우리 불교전통을 언급할때 교종과 선종만을 주된 대상으로 삼는데 여기에 밀교전통을 덧붙여야 될 듯 싶다.  

밀교 전통은 이미 신라시대부터 활발했던 것으로 보인다. 삼국유사 여러 군데에 그 흔적이 있다. 국내에 들어온 밀교 전통 흔적을 수집해 그 배경을 설명해 놓은 책이 '밀교와 한국의 문화유적'이다.  

 

 

 

 

 

 

전체 불교사상과 밀교 측면은 고려되지 않고 삼국유사의 밀교유적에만 집중한 인상이다. 밀교전통과 동아시아 불교를 함께 고려한 책은 아래 책이 좋다. 고려시대 밀교만 대상으로 연구한 서윤길의 연구서다(이미지가 없어 고려시대를 포함한 한국 밀교를 살핀 동일저자의 다른 책 이미지를 빌려온다).  

 

 

 

 

 

 

우리 밀교 전통을 전체 불교 사상에서 생각해보는 일은 쉽지 않은데, 인도불교에서 밀교를 명확하게 설명하기 어렵고 거기서 중국으로 우리나라로 들어온 동아시아밀교를 살피는 것도 어렵다. 이는 수행을 중시하는 원시불교와는 다른 목적으로 성장한 밀교전통을 체계적으로 설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신라시대부터 고려때까지 들어온 밀교 전통은 9산선문으로 대표되는 선종이 국내로 들어올 때 반발했던 기존 교학이나 무속신앙을 수용하면서 선종방향으로 이끈 매개역할을 톡톡히 하였다. 그래서 우리 불교 유산에 밀교 전통이 곳곳에 남게 된다. 사천왕, 오백나한, 제석천 모두 이런 밀교 전통과 현교에 결합해 불교 전통 속에서 자리 잡았다.  

원래 이런 여러 신들은 인도에서 대승불교가 사그러들기 시작할무렵인 굽따왕조 때부터 영향을 끼친 힌두교의 만신전으로부터 차용되었다. 불교입장에서 본 만신전이지만 인도신화가 고스란히 반영된다. 세존의 깨달음이 일반인들이 풀지 못하거나 바라는 수많은 기능과 역할로 나뉘어 유사한 역할을 하는 힌두교 신들에 기대어 이해한 것이라 보인다. 밀교전통이 표출하는 신비주의 요소는 신화가 제공하는 상징에 상당부분 덕을 보고 있다고 하겠다.  

그런 밀교전통의 만신전을 가장 잘 표현하는 형태가 만다라다. 가장 추천할만한 책은 김용환의 만다라다. 박사학위논문을 단행본으로 손본 터라 저자의 열정을 느끼게 하며, 많은 참고도서를 토대삼아 저자가 필요한 인용을 꼼꼼하게 이해하고 정리한 잘 된 책이다.  

 

 

 

 

 

티베트불교의 경우 총카파이후 소수의 상급수행자들만 가능한 수행법으로 밀교가 자리잡았지만 우리 불교는 수행법과는 거리있는 다른 밀교 전통이 선택되어 고려시대에 꽃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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