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연구방법
Robert K. Yin 지음, 신경식 외 옮김 / 한경사 / 2005년 8월
평점 :
품절


항상 통계가 필요하다고 느끼면서 동시에 부족하다고 느낄 때, 정량적 분석방법을 넘어설 때가 온 것이다.  

통계가 주는 이익은 굉장하다. 굳이 그 이익이 적다고 할 이유는 없다. 그럼에도 통계에 휘둘린 주장은 밋밋하고 그렇게 줏대가 없어 보일 수 없다. 그런 주장이 높이 평가받을 영역은 제한된다.  

'논증의 탄생'에서 조지 윌리암스는 데이터와 데이터 분석이 논증에서 차지하는 위치가 주장의 개연성을 보이며 독자에게 신뢰성을 확보하는 역할이라고 했다. 연구자의 개연성과 독창성있는 주장과 함께 해야 빛이 날 수 있다. 

그런 논증의 구조와는 다소 다른 시각에서 좀 더 관심과 집중을 유지하면서 수집된 자료와 분석의 의미를 하나하나 조정해나가는 것이 정성적 접근이다. 정량적 접근에서 수집된 자료들이 비교적 평등한 가치를 보이는데 비하여, 정성적 접근에서는 그런 평등성을 전혀 보장할 수 없기 때문에 주제로 잡은 명제와 관계를 끊임없이 추구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런 정성적 접근의 필요성을 바탕으로 그렇다면 정성적 접근은 어떤 과정을 밟을까를 보여주는 글이 이 책이다. 책 제목대로 사례연구방법을 주로 설명하고 있지만 정성적인 접근 안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는지를 함께 보여주고 있어 정성적 접근의 소개도 잘 돼 있는 편이다.  

사례 연구의 특성을 바로 보여주는 부분은 자료 분석 부분이다. 분석기법으로 5가지를 소개하는데, 기본은 패턴분석기법과 시계열 분석기법이고, 나머지 3개는 이 두 기법의 조합이나 응용이다. 전자는 예측한 패턴과 자료의 패턴이 맞는지 확인하고 후자는 일반적인 시계열 분석을 수집한 자료에 적용하는 것이다. 생소한 기법들은 아니지만 사례연구에 적용할 때 어떤 식으로 접근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즉 사례 연구의 분석기법은 새로운 것은 없다. 하지만 그렇게 익숙하게 보이는 분석기법을 정성적 연구에 차용하는 순간 전혀 새롭게 분석을 시작하게 된다. 정량적 접근이 아닐 때에는 분석기법의 의미를 하나하나 새기면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 책은 그런식으로 쌓아온 연구와 교수 경험을 토대로 독자에게 순서나 주의할 점, 집중할 점 등을 일러주면서 학계의 기법을 전수해 준다.

흔히 글잘쓰는 저자가 그렇듯이 이론과 실무를 겸비하면서 글쓰는 솜씨까지 갖췄기 때문에 읽다보면 그냥 입이 쩍 벌어지는 흐뭇한 책이다.

어느새 저자의 설득에 말려 사례연구를 시작해야 될 거 같은 의무감이 생기고 관심을 가졌던 대상에서 어떻게 자료를 수집하고 주변에 이런 저런 사례는 어떤 의미인지를 생각해보게 된다.  

정말 하고 싶은 얘기는 많은데 어디서 시작할지 답답한 사람들은 이 책이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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