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철학사 -상 - 완역판 까치글방 154
풍우란 지음, 박성규 옮김 / 까치 / 199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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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의 다양한 교류가 넘치는 현재, 과거의 중국철학사는 너무 멀어 뜬금없어 보인다. 과거와 현재의 연결은 지금의 입장에서 보면 항상 모자라고 미흡하게 생각되기 마련이고 그런 통시적인 연결은 끝없이 이어지는 인과의 고리를 채우기에 턱없다. 그보다는 공시적인 연결로 방향을 틀어 거기서 우리 과거를 엿보는게 나아 보인다.  

익숙해서 항상 소홀한 우리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보기에는 안성맞춤이다. 우리 자신 뿐만 아니라 항상 그 자리였던 것같은 과거중국의 모습도 마찬가지다.  
 

의식을 하던 못하던 그렇게 관심과 흥미가 있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접근하기가 만만치 않달까, 내막을 제대로 알기가 어렵달까, 초기장벽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20세기 초반 서양인들에게도 그런 점은 마찬가지였는지 풍우란의 깔끔한 정리는 큰 명성을 안겨줬다고 한다. 

동아시아 전통속에 항상 들어갈 참고문헌을-큰 사상의 줄기에 한 자리 잡은 명저들을- 직접 인용하는 방식으로  거의 짚고 있다.  비평보다는 '정리'를 중점에 둔 능숙한 독자의 책읽기다(감탄의 의미로). 거기에 번역자의 꼼꼼한 번역과 부록들이 줄줄이 달려 있다.  

덧붙여서, 가만히 알고 있는 중국전통을 되뇌여보면 소설류, 역사서, 유교경전, 불교경전, 도교문헌 등으로 주로 이상화된 모습이다. 흔히 기층문화라 부르는 민족문화는 희귀해보이기까지 한다. 중국 대륙에 기거했던 한족, 유목민, 다양한 소수민족의 고유문화(일상생활모습과 주요 의례)를 중국사상사와 함께 다룰 수 있다면 한층 이해가 깊어 질 수 있을 거 같다. 그러고 보면 내가 원하는 책은 잘 정비된 참고문헌을 소개하고 있는 '고대 중국: 민족, 사상, 생활' 정도가 아닐까 싶다. 최근에 본 Galvin Flood의 '힌두교'처럼 유기적인 구성으로 폭 넓게 고대 중국 문화를 전하는 책을 보고 싶다.  

 다시 덧붙여서, 인도의 힌두교처럼 두루 중국을 관통했던 영역이 있었는지-- 풍유란은 유, 불, 선 셋이 그런 역할을 한다고 보고 그런 사상의 흐름을 주로 짚었고, 갈조광은 도교와 중국문화에서 인류학적인 접근으로 기층문화의 일부를 잘 보여주지만-- 좀더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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