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비담마 길라잡이 - 하
대림스님, 각묵스님 옮김 / 초기불전연구원 / 200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조상님이 남겨주신 혹은 우리나라에 머문 선인들이 남겨주신 여러 유산들 중에 큰 하나가 불교문화다. 지금도 주변에 어렵지 않게 보이는 것이 절이고, 교회 숫자에 비하면 정말 소수지만, 가끔 스님들의 모습도 뵐 수 있지만 그 정수를 체험하고 느끼는 것은 쉽지 않다. 한문으로 남겨진 불교문화는 인도에서 태어나 고대인도어로 전해진 부처님의 깨달음을 중국문화라는 체를 통과해 우리에게 온 것이고, 특유한 우리 문화와 호흡하며 자리잡았지만 작지 않은 오해와 불이해도 계속 함께 했다.  

공동저자인 각묵스님은 초기불전연구원(다음 카페)을 운영하며 이런 오해들을 소소한 부분에서부터 전문적인 부분까지 고대인도어인 빨리어 경전번역을 중심으로 해결하고 있다. 종종 그 분의 카페에 들려 저자의 관점은 익숙한 편인데, 이 책은 그런 노력중 하나로  '법에 대하여'(아비담마의 뜻) 곧바로 논한다. 쉬운 입문서가 아니라 수행하는 출가자들에게도 지침이 되는 본격적인 불교입문서다.

그래서 흔히 초기경전에서 보이는 청자를 배려한 대기설법이 아니고, 직접 부처님의 깨달음을 분석할 수 있는 지경까지, 말로 설명할 수 있는 영역까지 설명해 놓은 압축 입문서다. 물론 원저자인 아누룻다 스님의 원문이 그렇다는 말이고, 공동저자는 일반독자도 접근하도록 주석을 덧붙이고 오랜 출가 경험에서 나오는 해설을 주고 있다.  

압축된 원문이지만 중언부언 하지 않았다는 말이지 모자란 부분은 하나 없어 보인다. 오히려 내용은 상세하다. 손에 와 닿지 않는 뜬 구름 잡는 얘기도, 선천적으로 타고난 일부 사람에게만 가능한 초능력 얘기도, 그렇다고 학창시절 도덕 혹은 윤리 시간에 소개됐던 뼈대만 추린 철학서적도. 어떤 결과나 방법만을 던져주며 그냥 열심히 믿으면 된다고 다그치는 엉터리도 아니다. 불교심리학의 완결판이라고 할만큼 정신, 물질, 그리고 수행의 방법과 결과를 초지일관 개연성있는 설명으로 논하고 있다. 

수천년간 부처님의 제자들이 처음으로 깨달은자가 되신 부처님의 말씀을 계승하고 수행하면서 직접 논한 불교 교학의 큰 받침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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