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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 심리학과 고양이 - 여성적인 것의 구원에 관한 이야기
마리 루이제 폰 프란츠 지음, 심상영 옮김 / 한국심층심리연구소 / 200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옛부터 들어온 민담이나 전설에는 언제나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설득력이 있었다. 어렸을 때 들은 얘기라 쉽게 수긍해서 그렇겠지 하기에는 담긴 메시지가 힘이 있고, 소설이나 텔레비전 드라마의 복잡하고 현란한 재미와는 다른 순수하고 진지한 흡입력이 있었다.
융의 분석 심리학파 민담 전문가인 폰 프란츠는 그런 민담의 설득력을 차근차근 이야기 보따리를 풀듯이 말해준다. 폰 프란츠는 멀쩡한 아가씨가 17살에 고양이가 되고 왕자가 이를 되돌린다는 줄거리에서 '아, 그렇구나'하고 감탄사를 절로 연발케하는 해박하고 잘 정돈된 입담으로 심층심리를 설명해내며 독자를 잡아끈다.
우리에게도 수많은 이야기들이 전해 내려온다. 우리의 기층문화, 초기국가, 고대 국가, 통일 신라, 고려, 조선, 지난 역사에 우리에게 들어와 우리의 일부가 된 우리 조상들, 종교, 사상들이 모두 그 속에 녹아 들어 있다. 줄거리만 간신히 듣고 넘긴 수많은 이야기에 예전을 살다간 선조들의 내면과 인생을 엿볼 수 있는 깊고 넓은 얘기 거리가 담겨 있다. 그런 조상의 숨결을 현재에 느끼는 한 방식이 폰 프란츠 여사의 인간에 대한 관심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