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진의 입문유도방식과 다소 다르지만, 최근에 갑골문학문 방법 소개 유투브 방송이 있었다. 국내에서 갑골문 연구자 중 각 글자에 대한 섬세한 분석이 가능한 몇 안된다는 전문가의 자전적인 소개와 갑골학 방법을 소개한 것이다(고대문명연구소 정기포럼의 김혁 님의 방송). 2시간 반에 걸쳐 많은 내용을 담은 알찬 방송이었다.


그 중 기억에 남는 포인트는, 갑골문 연구는 근본적으로 갑골문 그대로를 접하고 해석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그뒤시대의 한자와 음과 뜻, 형성방법등과 갑골문이 얼마만큼 다른지를 알 수 있는, 관련 공부에 필요한 책들과 사이트를 소개하고, 준비가 된 다음에 직접 갑골문을 직접 많이 다뤄봐야 한다고 했다.


정우진님의 고대중국정신세계에 대한 연작들도 이와 많이 다르지 않은거 같다. 일반 독자들이 본격적으로 뛰어들 대상과 그 준비과정으로 갖춰야할 소양을 직접 간접으로 소개하고 제시하고 간추려준다.


정우진의 역서와 저서들은 이미 내 페이퍼에서 여러 차례 소개했지만, 입덕의 관점에서 다시 한번 소개해본다.


정기신이 잘 표현된 문헌은 크게 두 계통으로 볼 수 있다. 하나는 전국시대 진한시대 에 걸쳐 형성된 제자백가와 통합류의 문헌들이다. 노자, 장자, 맹자, 순자, 관자, 회남자, 여씨춘추 등에서 다룬다. 이는 정기신이 유별난 생각이나 사유가 아니고, 고대 중국 정신세계의 공통 자산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의학 분야이다. 거기에 의학과 약간 결이 다른 수행 분야가 추가된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신기하다. 의학분야와 철학분야를 함께 아우를 수 있는 관점이라니. 이 점이 입덕포인트다. 사상과 의학과 수행 분야를 아우를 수 있고, 그래서 몰랐을 때는 별개의 개별 지식이라고 여겨졌던 대상들을 좀더 유기적이고 입체적으로 이해하고, 석연치 않은 느낌이 들때 그 근거를 다시 한번 점검하고, 토대로 돌아가 정리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정우진님이 제공한다. 


그렇지만 이런 신선하고 깊은 이해와는 별도로, 뭐니뭐니해도 일반 독자들이 뛰어들 수 있는 대상은 문헌읽기다. 첫번째 계통인, 사상서들을 정기신의 관점으로 다시 한번 음미할 수 있다. 일반적인 논픽션 독서방법으로는 잘 읽히지 않는 방면의 이해가 신기하게 생긴다. 정우진의 책중 <양생>이, 사상서들을 정기신의 관점으로 봤을 때 보이는 새로운 이해들이 어떻게, 왜 생기는지 설명한다.
















정기신의 관점이 약할 수 있는, 사상서들의 기존 번역문과 원문을 함께 병행하며 읽으면 새로운 이해가 생길 거 같다.


한의학의 지식들은 의료인이나 관련 종사자가 아닌 이상 그 가치를 분간하기도 무게달기도 어렵다. 자신이 치료하지 않기 때문에 쓰이지 않는 의학지식을, 그것도 현대과학이 아닌 음양오행, 오장육부, 맥, 기 같은 낯선패턴으로 전달되는 지식을 일반독자 입장에서는 접근과 취급 자체가 쉽지 않다. 이 지점에서 우리가 원하는 것은 그 한의학 지식이 성립된 토대다. 많은 한의학 지식을 다 알 필요는 없지만, 그때그때 그 성립토대에 비추어 그 적절함을 판단하고 음미할 수는 있어야하기 때문이다.

이 성립토대를 원하면, 바로 한의학의 원류가 형성되는 시점의 검토가 필요하다. 다행스럽게도 중국본토의 발굴문헌에서 그 사정을 알 수 있는 의학문헌들이 출토되어 관련연구가 활발하다고 한다. 그 연구들을 정리하고, 한의학의 성립과 성숙 과정을 점검해놓은 책이 <몸의 연대기>다.
















여기서 더 좁은 범위로 한의학 성립과정을 다루고, 출토문헌을 번역한 책이 <한의학의 봄>이다. 이미 성숙하게 자리잡은 한의학 고전들과는 달리, 성립과정중인 분야의 한문을 볼 수 있다.
















여기에 수행서들의 한문읽기는 사상서들의 한문읽기와 완연히 다르고, 의학서들의 한문과도 다소 다르다.  좀더 배경지식이 더 필요하고, 정기신 가치관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원하는 해석과 깊은 이해를 얻을 수 있다. 수행서들은 의학서들과 또다른 결이 있는 영역이다. 정우진의 책으로 <몸의 신전> 즉, '황정경'에 대한 번역이 있다.
















수행에 관한 거의 최초 최고의 경전이 '황정경'이다. 원래 있던 황정경외경과 이를 도교상청파가 도교화한 황정경내경을 합쳐, 정우진님이 배경설명과 함께 번역한 책이다. 내 문헌읽기의 새로운 도전이다!!


정우진은 앞으로 '주역참동계'와 '용호비결' 까지 번역할 계획이 있다고 밝혀, 앞으로 즐거움이 늘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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