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중국, 특히 선진시기, 에 관한 얘기들과 논의들 속에 수많은 '잃어버린 고리들'이 있다. 세분하면 다양하겠지만, 그 중 하나는, 문헌에 나오지 않는 혹은 문헌과 배치되는 발굴과 고고학상의 발견에 관한 것이고, 그리고 알려진 문헌이지만, 그 진위여부가 의심스러웠지만 발굴로 진위가 밝혀진 책들이 있다. 

발굴된 죽간과 백서에 관한 얘기들이 바로, 현재 전하는 문헌에 없는 '잃어버린 고리'가 잔뜩 들어가있는 매혹적인 부분이다. 이학근의 <잃어버린 고리>에는 발굴된 문헌 에 관한 상세한 얘기들이 들어있다. 다양한 이유로 우리가 놓친 문헌들 얘기가 손에 잡힐 듯 자세하다.








진위를 의심받은 현존 문헌 중 <문자>, <공자가어>에 관한 언급이 특히 재밌었다.


문헌의 한계는 다른 관점에서 언어 자체의 한계이기도 하다. 한자로 표현되기 시작한 즈음과 그이전은 우리가 알고 싶어도 알 수 없는 것들이 많다.















고고학은 그런 언어의 한계를 포함하여 문헌의 진실성 혹은 협소함을 이겨낼 수 있는 시선을 우리에게 선사한다. 부족을 넘어 초기국가로 들어서는 무렵과, 초기국가에서 국가의 확장을 보여줄 수 있는 소스들은, 글자기록이 갑골문이나 청동예기에 기록되어 가까스로 남겨진 것 외에는 고고학의 간접적이지만 넓은 시선들이다. <중국고고학>에서는 구석기 후기부터 청동기 전기까지 다루는데, 이는 서주직전인 상나라 말기까지다. 눈길을 끄는 것은 중원지역 초기국가인 얼리터우와 얼리강의 형성과 그 강역, 주변지역 문화의 특징과 교륙, 그리고 상나라 문화의 시작부터 끝 이다. 읽다보면 고대중국 초기국가들의 공간적 형성, 지배방식들, 주변 문화와 교류 양상들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농경중심인 중원지역과 북쪽 서쪽 지역과 차이와 교류 같은 점들이 잘 묘사되어 있다.


고대중국의 고고학적 발견 중 특히 청동기에 집중해서 논의를 펼친 책도 재밌었다. 고대중국에서 청동기가 차지하는 위치는 독보적인데, 그 독보적인 면이 줄 수 있는 색다른 얘기들이 세밀한 논증을 통해서 잘 전달하고 있는 심재훈의 <청동기와 중국 고대사>다.
















저자의 관심에 따라 좀 지엽적이다 싶은 주제도 있고, 예전부터 궁금하게 생각하던 논의도 있지만, 항상 충실한 근거와 자신의 논의의 부족한 점을 짚어주는 정성과 성실함은 흡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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