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선진 혹은 양한 시기까지 고대중국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이제 새삼스럽다. 찾아보다가 서복관 과 마르셀 그라네 책이 눈에 꽂혔다. <중국인성론사-도가, 법가 인성론>, <중국사유> 다.
















역시 처음 책들을 봤을 때와는 무척 다른 느낌이다. 선진시기 여러 고전을 번역이라도 곧바로 읽어 내려고 도움을 청한 때와는 매우 다른 느낌이다. 내용이 맞다 틀리다 의 문제가 아니고, 저자들이 원하고 가려는 방향이 눈에 찐하게 들어오기 때문이다.


여전히 각 고전을 파서 깊이있는 이해를 추구하는 방식은 존중받아야 한다. 다만, 풍부한 이해를 돕는 색다른 시선은 항상 반갑다.


서복관의 책에서 <노자> 연대를 추정하는 방법으로 어조사유무와 '성'자 유무를 근거로 든 것이 인상적이었다. 결과는 <노자>가 전국초기나 춘추후기로 <장자><맹자> 앞선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얼마전에 봤던 장우진의 <양생>에서는 <노자>의 전체적인 내용이, 춘추시대서적의 시대정신인 '공동체정신'보다는 '개인양생'에 초점이 맞춰져있다고 보고, 그 시기를 늦게 잡았던 것과는 방향이 달랐다.


그리고 서복관의 책에는 선진시기와 진한시기를 분간하는 한 가지 기준을 제시하는데, 인상적이고 어느정도 타당해보이는 견해였다. 대표적으로 <회남자>가 양한시기의 시대정신인 '종합'을 잘 보여주는 책이다. 즉 현장철학이기보다는 책상철학에 가깝다. 이에 비하여 선진시기는 실제의 체험이 주양분인 현장철학이다.


현장철학으로 볼 때, <노자>의 몇몇 내용들은 다시 생각하게끔 한다. <노자>가 철학대상으로 삼은 것들은 현장의 복잡성을 전제로 한다. 고기를 가르는 백정도, 천지를 낳는 도도, 백성을 다스리는 무위도, 그 대상들이 단순하거나 백지상태가 아니라, 현실의 복잡함을 놓고 하는 얘기다. 


그라네의 <중국사유>는 다양한 카테고리를 놓고 중국사유가 어떠한가를 얘기하지만, 개별 범주별로 열심히 분석해놓은 내용들이, 종합하여 내놓는 깊이와 체계는 보기 힘들었다. 그래서 맨처음 이 책을 봤을 때는 내가 배경지식이 없어서 책내용이 이해가 되지 않은 줄 알았지만, 지금 보면 저자의 글쓰기 태도가 장님 코끼리 만지듯 개별부분에서 자신이 아는 내용을 모두 풀어놓는 느낌이다.

그러니까 중국사유가 어떻게 다른지는 알겠는데, 왜 다른지는 많은 얘기가 없다. 그래서 독서가 자주 끊기고 읽고나서도 남는 것이 뚜렷하지 않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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