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훈련을 받은 이들의 노자와 장자 읽기는, 동양사유를 읽으려는 서양인들의 노력과 많이 다르지 않아 보인다. 

김용옥의 <노자가 옳았다>, 최진석의 <저것을 버리고 이것을> 모두 분석을 중시하는 서양전통문화의 특성을 보여준다. 정진우의 <감응의 철학>에서 잘 정리해놓은, 동양사유를 포착하려는 여러 관점, 즉 시스템론, 상관적 사유 등이 그렇다. 동양사유의 몇몇 특성은 포착하는데 성공하지만, 중요한 다른 특성에는 취약했다. 중국사유외에 다른 민족과 인류에 접근할만한 수단인, 인류학과 구조주의 도 그런 서양전통의 테두리 속에 있다. 은유나 환유같은 접근도 그렇다.















철학적 관점으로 접근하는 방식들이 어쩔 수 없이, 이상적인 형이상학을 그려내어, 대상이 되는 어떤 현상을 잡으려 하기때문에 그런 거 같다.


유가 전통을 도가와 구별하기는, 당시 시대가 요청한 여러 요구들을 읽어내고 유추하는 즐거움과 유가 특유의 해결책이 어떻게 탄생했는가를 지켜보는 즐거움을 주지만, 그보다는 동양사유라는 틀에서, 그 탄생을 가능케한, 도가 전통과 유가에 공통된 뿌리가 무엇일까가 더 궁금하다. 


장자 곽상주 김학목 번역도 조금 아쉬웠는데, 확실한 의미를 잡으려다 보니, 노자와 장자의 해석을 좀 좁게 잡은 듯 느껴졌다. 
















동양 고전 읽기는 기하학적인 구조를 전제하고 추구하는 일반적인 독서법과 독서비평(리뷰) 쓰기와는 다를 수 밖에 없다. 특히 선진과 양한 시대 서적을 읽어낼 때는 더 그럴거 같다. 

















정우진의 <감응의 철학>에서 동양사유를 잡아내기 위해, 여러 고전에서 해당부분을 모아놓고 그 사유체계를 구성해놓는 모습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고대사유를 재구성하려는 시도들은 무척 흥미로워 보인다. 관심이 있어서 몇몇 책들을 즐겁게 보았지만, 흥미로운 가설과 그 사유의 편린을 결과물로 제시한 책들도 이미 훌륭했지만, <감응의 철학> 정도까지(그 사유로 응용이 가능한 정도까지) 나아간 책은 거의 보지 못한거 같다. 

그런 연유로 아직 접하지 못한 신작 <양생>도 엄청나게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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