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근래 읽은 책 중 <떠오른 국가와 버려진 국민>,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상하이에서 고대 중국을 거닐다>, <마음이 아플 때 불교심리학>들이 어떤 점에서는 뛰어난 기획을 했지만, 뒷받침할 점들이 모자라서 중간 정도 넘어가면 엉성함이 느껴진다. 















한국어판 서문에는 위 책을 쓰게된 계기가 훌륭하게 설명되어 있다. 간략하게 줄이면, 한국은 '강한 국가'를 견제할 수 있는 '강한 사회'를 갖는데 성공했지만, 일본은 그렇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본문에서는 이런 지적을 뒷받침할 얘기가 체계적으로 설명되어야 할텐데, 그렇지 않았다. 인터넷 뉴스처럼 자극적이고 눈길을 끌지만, 서문에서 밝힌 의도와 직접적으로 부합하기보다는, 어떻게든 관련이 되면 끌어오는 식으로 각장의 소재와 제목을 잡고, 해당 글도 가벼운 기행문이나 기사 같은 느낌의 글이 많아서, '강한 사회'가 없게 된 과정과 그 결과들이 자연스럽게 연결되지 않는다.















이 책은 우리가 갖고 있는 감정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허술한가를 잘 포착하고 있다. 하지만 그에 비하면 대안으로 제시한 방식은 만족스럽지 않다. 문제의식이 좋아서 감정에 대한 허술한 점을 잘 연구해서 그 허술한 점을 잘 설명해주지만, 감정이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에대한 답은 많은 부분을, 우리가 불교에서 접할 수 있는 지식을 큰 체계나 진전없이 나열하고 만다.















이 책을 쓴 심재훈 교수님에 대해서는 일종의 팬심을 갖고 있어서, 이 책을 보게 된 것이다. 원래 교수님은 고대 중국 서진시대와 춘추전국시대 에 대한 전문적인 글을 쓰시는 분인데, 다음카페 '동아시아출토문헌연구회'에서 그 분의 글이나 강연 같은 것을 접하고 팬심이 생겼다. 원래 이 책도 다음카페에 일기식으로 올린 글을 먼저 읽었다가 책으로 보면 좀더 입체적으로 기행문을 감상할 수 있을 거 같아서 읽었지만, 일기에 텍스트로만 올린 글과 그렇게 다르지 않아서 쪼금 실망스러웠다. 일단 지도가 없다. 지도가 없으니 교통편 정보를 올린 것도 감이 오질 않고, 저자가 방문한 장소에 대한 감각이 별로 생기지 않는다. 이런 것을 포함한 부가정보를 조금만 더 넣고 책을 만들었으면 훨씬 좋았을 뻔 했다(예를 들어 책에서 언급하지 않은 좀 가볼만한 도시나 장소같은).















이 책은 정말 제목 그대로다. '불교'+ '심리학' 이다. 심리학을 다루는 다른 외국인 저자들보다는 '불교'에 능통하지만, 저자가 대상으로 삼는 독자는 아무래도 불교에 배경지식이 없는 서양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 같다. 그래서 '심리학'에서 다루는 문제들도 이들 독자가 관심을 가질만한 것들이 많은 거 같다. 내가 원하는 바가 있어서, '구사론'이나 '아비담마불교'같은 것들에 대한 해설서보다는 조금만 대중적인 방향이기를 바랐는데, 많이 서양대중적인 방향이어서, 많이는 아니고 약간 다소 아쉬웠다. 얼마전 읽었던 테오도르 준 박 의 <참선 1,2>와는 비슷하면서 결이 달랐다. 테오도르의 책은 자신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많았음에도 한국선전통의 소개를 깊이있게 전달했지만, 잭 콘필드의 책은 괜찮은 부분부분들이 많았음에도 전체적으로 충분한 깊이를 만들지는 못한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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