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중국 상나라 세계관과 주나라 세계관의 차이는 무척 흥미로운 주제다. 아무래도 후대에 주류문화가 된 주나라 세계관은 그이후 r그대로 수용되어 고대중국사상의 토대가 되었지만, 실제로 '그게 뭐냐?'고 묻는다면 말로 설명하기 쉽지 않다. 이런 의문을 처음으로 뚜렷이 본 책은 사라 알란의 <거북의 비밀>이다. 이 책에서 주류가 된 주나라 세계관에 가려지고 감춰진 상나라 세계관 내용을 캐내어 책내내 탐색결과를 우리에게 내어준다. 

<거북의 비밀>의 주인공이 '상나라'라면, 주나라 세계관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책이 '주역'이다. 주역은 유가와 도가같은 사상 혹은 철학화된 측면이 있고, 그리고 책이 작성된 서주초기의 정신세계를 담은 것이라는 측면이 있다. 그래서 주역을 고증학적으로 연구한 책들이 흥미를 끈다. 김상섭님의 주역연구가 그렇다. 주역 속 역경글을 가지고 해석한 역전 내용보다는, 역경글 자체를 다루고, 잊혀졌던 원래 점법을 복원한 연구가 인상적이었다.

















계사부분에 나오는 점치는 방법을 남아있는 좌전, 국어 등에 점례의 모든 말들이 통하도록 연구한 것이다. 그렇지만 고증학적인 연구와 고대중국인의 정신세계를 탐구하는 것은, 다루는 소재는 비슷하지만, 연구방향은 차이가 있는 거 같다. 내가 관심가는 것은 점법에 나온 1부터 10까지 숫자에 대응하는 것들이다. 6,7,8,9 가 음효와 양효를 표현하는 네 단계(소음, 노양, 노음, 소양)를 표현하는 것에서 다른 숫자들의 역할이 무척 궁금하다.

프랑스아 줄리앙 <전략>에서 주장한 서양의 전통인 개념적 모델과 대비되는, 고대중국사상의 특징인 실재의 변화를 어떻게 잘 담아내는지 음미하는 것이 흥미진진해 보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