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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아라키의 괴짜 사진론 ㅣ 아라키 노부요시, 사진을 말하다 1
아라키 노부요시 지음, 백창흠 옮김 / 포토넷 / 2012년 6월
평점 :
절판
그 거리에 깊숙이 스며들어야 하기 때문에 ......
관계를 만들기 위한 것......
'어!사진가가 왔네'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복장. 외국인에 대한 허용 그리고 적대감
사진을 찍으러 나서는 사람들의 복장을 두고서 아라키 노부요시는 그렇게 표현했다. 장소에 따라 복장의 성격이 바뀌어야 한다는 논리. 어쨌거나 구체적인 그의 사진 잘 찍는 요령. 재미있으면서도 유용할 것 같다. 청담동 스타일과 재래시장에서의 사진찍기는 옷입는 일부터 적합해야 그 장소의 피사체 반응이 자연스럽다는 건...... 심리학인가? 사진학인가?
찍을 대상에 따라 필름의 종류가 정해진다. 대상과의 동화. 함께하는 공동작업.
병이 위중했던 부인이 집으로 와 식사를 함께 하던 그 순간. 아라키는 칼라사진으로 하기엔 너무 해서 흑백필름을 사용했다는 말을 한다. 섬세하다. 그런 생각을 한다는 건 시인의 마음같은 것. 희미하게 알 것도 같은 아라키의 생각. 마음.
사진으로 사건을 표현하기는 쉬워요. 사건이 벌어지게 되면 내면까지 도달할 수 없게 됩니다. 사건이란 것은 표층이 대단하니까요.
사진을 찍으며 내면을 언급하는 작가. 정말 호감가는 작가 아라키.
사진가는 쉰살의 여자를 보았을때 그 사람의 과거가 머릿속에 생생하게 떠올라야 하는 거.
사진가에 대한 아라키의 생각은 참 아름답다는 느낌. 어째서 피사체의 과거가 머릿속에 생생하게 떠올라야한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 아라키가 설명해주는 인간의 본성, 그리고 삶이라는 걸 사진 작업속에서 발견할 수 있다. 직설적이고 위트있지만 저속하지 않을 수 있는 진지함. 간절함으로 셔터를 누르고 발견하며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아이같은 순수한 예술적 기질로 참으로 강하게 똘똘뭉친 작가이다. 천재라기 보다는 괴짜라기 보다는 자유로운 아티스트. 절대적으로 완벽해지고 싶은 욕심많은 아라키.
인생을 바꾸고 싶으면 여자를 바꾸고, 남자를... 장소를... 라이카는 소리도 렌즈도 대상에 스며들어가는 느낌.
한 번 언뜻 본 게 아니에요. 한 번 번뜩인 사랑스러움. 한 번 번쩍거린 스트로보가 있었으니까요. 번쩍이는 스트로보가 없으면 안 되는 거지요. 한 낮의 스트로보 같은 느낌.
어쩌면 그들의 언어가 본질적인 것을 건드리고 있어서일지도 모르겠다. 공감할 수 있다는 건.
인생을 해석해내는 수준이 굉장히 솔직하고 순수하고 진지하다. 그래서 마음에 든다.
보고서 풀이 죽어버리는 것 같은 포트레이트는 안됩니다. 살아있는 기쁨이라든가, 살아있는 애정이라든가, 그런 걸 찍어야 하는 거지요. 초상은 자존감을 주지 않으면 안돼요.
포트레이트는 그 사람 나름의 현상을 찍어야해요. 순수만으로는 아무 도움이 안돼요. 이 사람 눈을 좀 봐. 멋있지? 미인이지? 그게 필요해요.
아라키는 선한 사람인 것 같다. 초상을 찍으며 모델의 자존감을 생각하는 사람이니까. 누드를 찍었어도 결국은 "좋은얼굴"에 가치를 소중하게 여기는 .......
바보같은 말이지만, 인생이란 게 생명이잖아요. 인생이라는 게 살아가는 거니까 살아갈 힘이 생긴다는 건, 내 경우엔 사랑을 한다든지 뭔가 하는 것이라서 복잡하고 어려운건 안돼요. 소중한 사람의 죽음이 나를 삶으로 향하게 해요. 삶이란 게 얼마나 멋진 것인가를 알려준다고 쓰려 했는데 부끄러워서 쓰질 못했어요.
사진가란 찍어서 보여주는 것을 포함해서 자기의 우스꽝스러움까지 속속들이 드러내어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는 기질을 가지고 있는 게 사실이죠.
방대한 양적인 작품집은 놀랍기만 하다.
그의 지치지 않고 새로운 가치를 발견해내고 즐거워하며 온 몸으로 뛰어들어 실현해 내는 예술적인 사진인생을 넘겨다 본 감상은 참으로 "멋지다"라는 말 한마디로 함축되어진다.
아라키가 아니면 하지 않을 일. 아라키가 아니면 어울리지 않을 작업. 아라키가 하는 말이 아니면 의미가 없을 것만 같은 카메라 너머의 세상이 <천재 아라키의 괴짜 사진론>에 생생하게 잘 드러나 있다.
사진과 관계에 올인.
아라키 노부요시는 괜찮은 사진예술가. 근본적으로는 인간성을 담고 있는......
책 속의 아라키작 하이쿠가 실려있다.
그 걸 읽다가 엄청 웃었다. 못말리는 아라키!!!
아라키식의 관점. 아라키식의 설명. 아라키식의 느낌.
아라키 Mode 가 존재한다. 살아 있다는...... 그 모든 것을 감지해내고 아라키 방식으로 승화시켜내는 사진. 묘한 마력이 스며들어있는 아라키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