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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일본의 섬 여행 - 비밀의 섬에서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장소 32곳 ㅣ 새로운 여행 시리즈
세소코 마사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꿈의지도 / 2015년 11월
평점 :
일본의 섬에 관한 정보와 감각적이고 느낌 좋은 사진들이 세련되게 편집된 여행을 위한 책이라고만 생각하며 가벼운 마음으로 책장을 펼쳤다.

참고 : 세소코 마사유키 / 인터넷검색
세소코 마사유키는 2014년 벌써 오키나와와 관련된 <새로운 오키나와 여행>이라는 책으로 한국을 방문했었던 적이 있는 작가이다. 일본의 남쪽 섬에서 아무런 제약 없이 그저 자신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며 살아가는 이들과 그들이 꾸려가는 가게를 소개하고 있다는 <새로운 일본의 섬 여행>이라는 책 속에서 사람들이 꿈꾸는 '미래의 모습'이 이 작은 섬들에 있다고 그는 말한다. 카페, 빵집, 공방, 숙소 등을 소개하는 가이드북이라는 소개의 말을 예사롭게 읽으며 그가 정리한 서른 두 곳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춰보기 전까진 정말 그냥 섬 여행 책이라고만 생각했었다. 세소코 마사유키의 관점을 통해, 또는 그가 만난 섬의 자유로운 영혼들을 통해서 마음의 이야기들을 전해들을 수 있었던 멋진 사람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섬에서 제약받지 않고, 순수하게 자신다움을 표현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은 섬을 이렇게 표현한다.
신의 선물, 자신이 추구하는 삶을 살 수 있는 곳, 자연의 은혜를 느낄 수 있고,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알 수 있는 곳, 생명력이 넘치는 섬의 아이들,이 사는곳, 5분이면 바다까지 갈 수 있고, 밤하늘에는 별이 깜박이며, 거리에는 늘 선명한 색의 꽃이 피어있는 곳, 가로막는 게 없어서 늘 기분 좋은 바람이 부는 곳, 살고 싶은 대로, 자신의 마음에 솔직하게 살고 있다는 것, 그래서 매력적인 사람들이 많은 곳...... 그들이 말하고 있는 '섬다운'분위기. 꾸밈없이 살 수 있어서 힘들지 않다는 그 섬의 분위기. 그들은 삶속에서 자신을 만나고 그 자신의 모습을 사랑하며 정말로 소중하게 하루하루 삶을 통해 성장해가고 있는 듯 느껴졌다.
도시 생활의 고단함에 지쳐서 짜증과 화를 끌어안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느긋한 삶이 가능하다고 온 몸으로 증명해내고 있는 그들이 무척이나 존경스럽게 다가온다. 그런 구석구석을 돌아 이토록 느낌 좋은 가이드북을 만들어준 세소코 마사유키가 아니었다면 정말 단지 그건 이상적인 삶이라고 착각하며 살아갈 뻔 했기에 이 책을 만나 굉장히 기쁘고 감사하다.
자연의 고마움을 알고, 사람과의 인연을 소중히 여기며 삶의 의미를 일상의 체험으로 분명하게 깨닫는 그들의 섬 이야기. 세소코 마사유키의 오키나와 서적을 읽은 고현정씨가 2014년 직접 오키나와를 여행하고 나서 쓴 <고현정의 여행,여행>에서 그녀는 그 섬사람들을 "심지가 굳고 선한사람들"이라고 표현 했다.
햇살이 비춘다. 따뜻하다. 흙이라는 것이 원래 따뜻해서 그걸 만지는 사람의 마음까지도 따뜻하게 하는 힘이 있는 건가? 산 중턱의 집에서 흙을 빚을 수 있음에 날마다 감사하며 산다는 게, 쉬울 것 같지만 정말 어려운 거라는 걸 나도, 당신도, 우리 모두 다 안다. 그럼에도 그럴 수 있는 건 이들이 정말 심지가 굳고 선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런 척, 대충 모양만 흉내내는 사람들은 느낌으로 가려낼 수 있다. 애매한 것 없이 분명한 사람들. 그렇게 빛나는 영혼들이 묵묵히 자기 일을 하고 있다. 우리가 다 만나보고 다닐 수 없다고 해서 없는 것이 아니다. ‘척하는’ 사람들뿐이라면 우리는 꿈을 꿀 수 없다. 그리고 나도 연기를 계속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곳에서 이 사람들이 실제로 이렇게 살아가고 있는 것을 보니 나도 조금씩이라도 나다운 방식으로 뭔가를 계속 해도 된다는 격려를 받는다. 다시 정신을 똑바로 차려봐야지.
-<고현정의 여행, 여행>‘판단하려 마세요 가늠하려 마세요 내 맘이에요’중에서-
풍요로운 삶의 구경만으로도 한장, 한장 느낌이 참 좋았던 책.
도시에 비하면 물질적으로는 불편하다고 해도, 그 작은 커뮤니티 안에서 생생하게 살아가는 사람들. 그들로 인해 앞으로의 '풍요로운 삶'을 볼 수 있었습니다.
세소코 마사유키의 짧지만 느낌 있는 후기를 끝으로 다음 여행을 계획한다는 그의 인사.
생생한 삶을 관조하며 진정한 가치를 읽어내는 세소코 마사유키 역시 멋진 삶의 주인이라는 생각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