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과 서른살은 열정의 온도가 다르다
박은몽 지음 / 다산북스 / 2006년 7월
평점 :
절판


요즘들어 왠지모를 불안감이 생기거나, 가벼운 우울이 나를 급습할 때면, 주로 이런 류의 책을 집어들게 되는 것 같다. 책을 읽는 동안 내가 가지고 있던 생각들이 옳았다는 걸, 한 번 더 확인할 수 있고, 또 똑똑한 언니의 값진 인생 충고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언제부턴가 나는 타인의 충고에 목말라하고 있다. 내가 무척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이 인생이라는 숲 속에서 방향을 잃지 않도록, 내게 말걸어주는 누군가를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게 충고할 수 있는 타인은, 절대 아무나가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충고란 결국 허울좋은 자기변명일 뿐인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작가는 어린 아이들 두 명을 기르는 돌아온 싱글맘이다. 그리고 꿋꿋하게 직장생활도 해내는 커리어 우먼이기도 하고. 어찌보면, 참 피곤한 상황일 수도 있을텐데. 삶을 향한 그녀의 애정은 구구절절 진정성이 넘치고 있다. 그야말로 '생의 한가운데'에 선 삼십대 여성으로서 삶을 껴안고자 하는 그녀의 열정은 참 힘차고도 단호하다. 단순히 삼십대 여성들을 위한 처세술을 보여준다기 보다는, 뭐랄까, 좀 더 실존적인 측면에서 접근을 했다는 느낌이 드는 책이다. 물론 작가의 생생한 경험담이 많이 포진해 있어서 생동감이 느껴지기도 했고.

작가의 개인적인 경험 탓일까, 군데군데 조금은 과격하다 싶은 논리가 보이기도 한다. (예: 남편은 악세사리에 불과하다, 남자들의 바람끼쯤은 적당히 눈감아주자) 하지만 되는 일 없고 혼미하기만 했던 이십대를 벗어나 무언가 여유가 있고 또다른 열정으로 삼십대를 살아가기 위해서 그녀가 주는 많은 충고들은 참 유용하고 가슴에 와 닿는다.


-마지막 장의 작가의 말 인용

" 이제까지 우리가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시행착오를 반복해온 것은 정말로 자신을 태워 살아보지 않았음이다.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는 30대. 생의 한가운데에 서 있는 우리들의 미션은 한 줌의 재도 남기지 않고 스스로를 태우는 일이다. 평범한 주부로 살든, 남자에게 목숨을 걸든, 자신의 꿈에 목숨을 걸든, 스스로가 선택한 인생을 위해 아무것도 남기지 말고 스스로를 걸어라. 삶에 있어 아껴둘 것은 아무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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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tarian universalism.... 이름도 생소한, 이 종교.하지만 알고 보면, 종교라기 보다는 지구상의 주요 종교들을 집대성한 종교학과 같은 이것.

어제 이 유니테리안 유니버셜리즘이라는 교회에 다녀왔다. 몇 주 전에 인터넷 사이트에서 나와 가장 잘 맞는 종교를 찾아주는 설문조사에 응한 적이 있었는데,이 종교가 100% 의 매치율을 보이면서 내겐 최적의 종교로 뽑힌 것..2위는 리버럴 퀘이커, 3위는 네오 쥬다이즘.. 흐...!!!내 공식적인 종교인 천주교는 거의 최하위권의 매치율을 보여서 깜짝 놀랐었다.

 

내 영어 선생님인 Barbara 가 마침 이 교회에 다니고 있다길래, 이래저래 해서 그녀와 함께 처음 방문한 UU(Unitarian Universalism) 교회. 솔직히 말하자면, 이 교회가 지향하는 바에 대한 개념을 확실히 잡기가 힘든 것이 사실이었다.  신은 믿되, 신을 향하는 방식은 다양하고, 가장 중요한 방식은 바로 내 안에 있다는 것. 이 세상에서 종교의 이름으로 벌어지고 있는 온갖 분쟁과 폭력을 거부하고, 신을 향한 다양한 방식을 차별없이 받아들인다. 휴머니즘을 옹호하고 인간의 자유와 융합을 강조한다. 대략 이 정도가 내가 파악한 이 종교의 개념이다.

 

예배를 보았는데, 전체 틀은 기독교의 방식을 빌렸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예배 중에 절대로 Jesusu의 이름은 등장하지 않는다. 왜냐면 예배당 정 중앙에는 기독교 뿐아니라 유대교, 힌두교, 이슬람, 불교, 그외 내가 파악하지 못한 주요 종교들의 문양이 동등한 크기로 걸려있기 때문이다. 영어가 완벽하지 못해서  전부 알아듣진 못했지만, Minister의 강론은 주로 휴머니즘 입장에서 기존 종교의 해석을 비판하고 심리학적으로 인간 존재를 파악하는 내용이었다. 중간에 애들을 위해서 호손의 <큰 바위 얼굴> 이야기도 해주시고...^^

 교회는 작았고 사람들은 서로 잘 아는 사이인 듯 했다. Barbara가 엄청 많은 사람들을 소개시켜 주는 바람에 악수는 많이 했는데 누가 누구인지 전혀-- 정리가 되지 않는다.--;; 예배가 끝나고 간단한 다과회가 열렸는데 유대인들이 먹는 전통 수프를 먹었다.  대부분 백인들만 있고 인터네셔널들이 없어서 아주 쪼금... 소외감을 느끼긴 했지만, 이 종교의 모토가 인종과 종교와 국가를 차별하지 않는 것이기에.

 Barbara와 차를 타고 오면서 이야기를 나누어는데, 처음에 나와 인사를 한 Judy라는 여자는 무신론자라고 했다. 정말 이 종교는 매우매우 자유로운 스타일인 듯 싶다. 기존의 종교들에게 회의감을 느낀 사람들이 온 것 같기도 하고, 부부가 결혼을 하면서 각 자 다른 종교를 가진 경우, 그 중간의 종교를 택하는 과정에서 선택하기도 한 것 같고. 딱히 종교에 관심은 없지만 아이들을 기르면서 아이들이 종교적인 분위기에서 자라길 바라는 마음에서 다니는 것 같기도 하고.

 아직은 실체가 파악되지 않은 종교다. 하지만 분명한 건, 내게 매우 매력있는 종교라는 것이다. 왠일인지 내게 죄책감을 뒤집어 씌우면서 무조건 맹목적으로 자신만을 찬양하라 강요하고, 타 종교에 대해서는 거품을 물고 배타적인 스타일의 종교성향은 나와 전혀-- 맞질 않기에,  어쩌면 이 종교가 내게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 내가 가장 바라는 건, 내 마음의 평화와 삶의 의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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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참, 간만에 발음해 보는 '부활절 달걀...'

아주아주 어릴때 다니던 성당 아줌마들이 하얀 달걀 위에다

사인펜으로 쓱쓱 그릴때 따라 그려본 거 외엔,,

근 몇 십년(!)만에 만들어본 것인지 모르겠다.

 

미국은 꼭 종교적이라기 보다는, 거의 명절처럼 이 Easter day를 치루는 분위기.

Art craft 에 매우 출중하신 Marie  아줌마네 집에서 지난 주와 이번 주에 걸쳐,

2회 강습을 받고 드디어 완성했다.

나는 평소에 손으로 뭐 만들고 그리고 하는 거랑은 전혀전혀 상관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왔는데, 막상 알록달록하고 예쁜 색깔로 염색되고 꾸며진 달걀들을 보니,

솟아오르는 뿌듯함은 뭔지 모르겠다.

 

아줌마네서 같이 강습받은 Anna 가 심히 버벅대면서 자신감 없이 굴길래,

'심지어' 나까지 완성했는데, 네가 못할 건 또 뭐야!! 하고 위로+ 으쓱

생각보다 손으로 뭔가를 작업한다는 건 즐거운 일인듯 싶다.

평온한 마음을 유지하는 데도 도움이 많이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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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더 이상 삶은 그닥, 슬프지 않다.

불과 몇 년 전의 나는,

여리고 얇은 슬픔의 막이 늘 나 자신을 감싸고 있다고 생각했더랬는데.....

 

대신, 주기적이긴 하지만, 그 순간만은 예상치 못하는,

고요한 우울에 좀 더 사로잡히게 되었다.

세상에, 우울과 조금이라도 안면을 트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만은,

우울이 나를 방문할 때면,

늘 당혹스럽다.

 

도대체 왜, 우울한걸까.....

가끔, 내 유전자에 우울이 각인되어있는거란 생각을 하게 된다.

그걸 극복하기 위해, 이 모든 '짓거리'를 하는 걸지도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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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을 하는 남자 눈물을 흘리는 여자 - 개정판
앨런 피즈 외 지음, 이종인 옮김 / 가야넷 / 200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같은 사람이면서도 남자와 여자의 성향은 참 다르다, 이 책은 이런 남자와 여자의 성향차이를 유쾌하게 풀어낸 책이다. 나로서는 이런 류의 책은 거의 처음인듯 싶다.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남자, 여자의 성향이란 게 이렇게 다르구나, 느낄 때도 많았지만 , 그다지 크게 관심을 기울이는 편은 아니었다.

 가벼운 에세이를 쓴 듯한 필치로 다양한 예를 보여주고 있어서 책장은 술술 잘 넘어가는 편이다. 그런데 결정적으로, 내가 드는 의문은 정말 그런걸까? 라는 것이다.과학적 근거가 존재한다기 보다는 통계자료에 의존하는 심리학의 딜레마일 수도 있겠다. 예를 들면,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여러 챕터 중에서 '잔소리를 하는 여자'에 대한 부분을 재미나게 읽었는데, 그 잔소리라는 게 비단 여자에게만 국한된 영역은 아니니까 말이다. 잔소리를 하는 남자들 역시 얼마나 많은가!  하지만, 이들이 내린 결론에는 극구 동의한다. 잔소리란 건 결국 자기 자신을 알아달라는 의미이고, 자기 자신에 대해서 만족감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대체로 잔소리를 하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이 책에서 시종일관 이야기하는 것이 하나 있는데, 여자들은 말이 너무 많다,라는 것이다. 그래서 남자들을 피곤하게 한다는 것. 바로 이 '말하기'라는 걸 대하는 방식이 남자와 여자는 참 다른데, 여자는 말하는 것 자체로 쾌감을 얻는 데, 남자들은 그런 여자들의 말하기를 듣고 무언가 문제를 해결해야만 한다고 느끼는 것이다. 바로 이 둘 사이의 오해 때문에 여자들의 말하기는 그치질 않고, 우리의 이 '단순한' 남자들은 계속해서 당혹스러워하는 악순환이 벌어진다. 이는 여자들은  주로 둘 사이의 '관계'에 초점을 주로 맞추는 반면, 남자들은 '문제해결'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드는 의문이란 게, 왜 꼭 여자는 말 많은 잔소리꾼에  정서적으로 남자를 협박하는 뭐랄까, 잔머리를 잘 굴리는 야비한 사람처럼 그려지고, 남자는 단순하고 아둔해서 그런 여자에게 당할 수 밖에 없는 사람처럼 그려진걸까? 읽을때야 많은 공감과 수긍을 하면서 읽었지만, 다 읽고 나니 남는 인상이 왠지 그렇다....

 하지만, 참 유쾌하게 읽은 책이다. 혼자서, 맞아,맞아, 하면서 쿡쿡 웃기도 하고, 내가 알지 못했단 남자들의 '단순한' 세상에 대해서도 잘 알게 되었고. 더불어 남자들이 말 많은 여자들 때문에 얼마나 피곤한지도 알게 되었고......때론 남자들을 아무말없이 그저 내버려두는 게 그들에겐 가장 큰 선물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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