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tarian universalism.... 이름도 생소한, 이 종교.하지만 알고 보면, 종교라기 보다는 지구상의 주요 종교들을 집대성한 종교학과 같은 이것.
어제 이 유니테리안 유니버셜리즘이라는 교회에 다녀왔다. 몇 주 전에 인터넷 사이트에서 나와 가장 잘 맞는 종교를 찾아주는 설문조사에 응한 적이 있었는데,이 종교가 100% 의 매치율을 보이면서 내겐 최적의 종교로 뽑힌 것..2위는 리버럴 퀘이커, 3위는 네오 쥬다이즘.. 흐...!!!내 공식적인 종교인 천주교는 거의 최하위권의 매치율을 보여서 깜짝 놀랐었다.
내 영어 선생님인 Barbara 가 마침 이 교회에 다니고 있다길래, 이래저래 해서 그녀와 함께 처음 방문한 UU(Unitarian Universalism) 교회. 솔직히 말하자면, 이 교회가 지향하는 바에 대한 개념을 확실히 잡기가 힘든 것이 사실이었다. 신은 믿되, 신을 향하는 방식은 다양하고, 가장 중요한 방식은 바로 내 안에 있다는 것. 이 세상에서 종교의 이름으로 벌어지고 있는 온갖 분쟁과 폭력을 거부하고, 신을 향한 다양한 방식을 차별없이 받아들인다. 휴머니즘을 옹호하고 인간의 자유와 융합을 강조한다. 대략 이 정도가 내가 파악한 이 종교의 개념이다.
예배를 보았는데, 전체 틀은 기독교의 방식을 빌렸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예배 중에 절대로 Jesusu의 이름은 등장하지 않는다. 왜냐면 예배당 정 중앙에는 기독교 뿐아니라 유대교, 힌두교, 이슬람, 불교, 그외 내가 파악하지 못한 주요 종교들의 문양이 동등한 크기로 걸려있기 때문이다. 영어가 완벽하지 못해서 전부 알아듣진 못했지만, Minister의 강론은 주로 휴머니즘 입장에서 기존 종교의 해석을 비판하고 심리학적으로 인간 존재를 파악하는 내용이었다. 중간에 애들을 위해서 호손의 <큰 바위 얼굴> 이야기도 해주시고...^^
교회는 작았고 사람들은 서로 잘 아는 사이인 듯 했다. Barbara가 엄청 많은 사람들을 소개시켜 주는 바람에 악수는 많이 했는데 누가 누구인지 전혀-- 정리가 되지 않는다.--;; 예배가 끝나고 간단한 다과회가 열렸는데 유대인들이 먹는 전통 수프를 먹었다. 대부분 백인들만 있고 인터네셔널들이 없어서 아주 쪼금... 소외감을 느끼긴 했지만, 이 종교의 모토가 인종과 종교와 국가를 차별하지 않는 것이기에.
Barbara와 차를 타고 오면서 이야기를 나누어는데, 처음에 나와 인사를 한 Judy라는 여자는 무신론자라고 했다. 정말 이 종교는 매우매우 자유로운 스타일인 듯 싶다. 기존의 종교들에게 회의감을 느낀 사람들이 온 것 같기도 하고, 부부가 결혼을 하면서 각 자 다른 종교를 가진 경우, 그 중간의 종교를 택하는 과정에서 선택하기도 한 것 같고. 딱히 종교에 관심은 없지만 아이들을 기르면서 아이들이 종교적인 분위기에서 자라길 바라는 마음에서 다니는 것 같기도 하고.
아직은 실체가 파악되지 않은 종교다. 하지만 분명한 건, 내게 매우 매력있는 종교라는 것이다. 왠일인지 내게 죄책감을 뒤집어 씌우면서 무조건 맹목적으로 자신만을 찬양하라 강요하고, 타 종교에 대해서는 거품을 물고 배타적인 스타일의 종교성향은 나와 전혀-- 맞질 않기에, 어쩌면 이 종교가 내게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 내가 가장 바라는 건, 내 마음의 평화와 삶의 의욕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