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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따뜻한 시선으로 자란다
이중재, 최연진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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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된 지 5년째... 세 살, 다섯 살 아들 둘을 키우는 나... 
처음 엄마가 되었을 때, 그 설레임과 감동... 행복하면서도 긴장과 불안이 엄습해 올 때가 있다. 한 해 한 해 아이 교육에 대해 이야기하다보면, 전쟁을 연상케하는 듯한 시스템... 저출산과 이기적인 사회풍조로 인한 자녀교육의 어려움은 날이 갈수록 더해가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절감하고 있을 것이다. 
  아이를 키우면서 부모로서 아이를 바라보는 데에 있어서 철학이 있어야 함을 느끼면서도 이런 저런 육아서 및 갖가지 입소문과 유행에 휩쓸려 팔랑귀처럼 주관이 흔들릴 때가 있곤 한다. 자식농사는 평생 한 번이고,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것이기에 부모들의 '극성'어린 열풍은 이해할 수 있지만, 진정으로 자식을 사랑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던 차에, '사람은 따뜻한 시선으로 자란다'는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 책의 저자인 두 분께서 어떤 분이셨는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자녀를 교육했었는지... 그리고 오늘날 아이를 키우고 있는 나에게 어떤 생각을 들게 했는지 정리하면서 내 것으로 만들어보고자 한다.   

1. 빛바랜 사진이 곁들여진 추억의 드라마 같은 성장일기
  지금은 인터넷이 발달되어 있어서 육아일기를 쓰는 부모들이 많고, 좋은 화질의 카메라로 아이들의 성장모습을 많이 담아놓는 것은 그리 특별한 것이 아니게 되었다. 하지만, 1950년대라는 시대적인 배경을 생각해 본다면, 성장일기를 남겼다는 것에 대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 
  흑백사진과 더불어 적혀있는 삼형제의 모습을 기록해 놓으신 두 분의 정성이 느껴져서 더 귀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일기 중간 중간에 그 당시 시대적 배경을 친절하게 부연해주셔서 이해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되었었다.

2. 진솔한 표현의 성장일기
  자식을 키워보니, 자식때문에 웃고, 우는 것이 부모라는 자리다. 이 두 분도 부모의 마음을 제대로 공감할 수 있는 분들이셨다. 여타의 육아서를 읽다보면, '난 저렇게 못 하는데... 저 사람은 나랑 좀 다른 사람인가부다, 저 사람을 따라가려면 난 참 힘들겠는걸...'하는 생각이 들었다면, 이 육아일기를 읽다보면, 저 분들도 나랑 똑같이 자식을 놓고 우주까지 날아올랐다가 저 땅끝까지 내려가는 감정의 여러 스펙트럼을 겪으셨구나~ 하는 생각에 아주 친근하게 느껴졌다. 
  세 아들을 키우면서 자식 한 명, 한 명에 대해서 그 때, 그 때마다 느낀 칭찬, 걱정, 근심, 희망... 등이 솔직한 언어로 표현되어 있어서 읽으면서 재미있었다.

3. 아이 한 명, 한 명에 대해 개별적인 정성
  아이 세 명을 키우셨다면, 자칫하면 그냥 큰 애한테 하던 대로 하셨을 법도 한데, 성장 일기를 기록하면서 아이마다의 개성, 성향을 진단하는 두 저자의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다. 그만큼 자식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다고 생각된다. 개별적으로 그 아이의 성향을 낱낱이 기록하고, 일화를 꼬박꼬박 남겨놓은 점으로 아이의 장래까지 생각해 보는 점이 참 기억에 남는다. 
  그 당시 시대적인 배경을 생각한다면, 그렇게 열의를 보인다는 것은 어찌보면, 참 극성이다 라는 생각이 들수도 있는데, 그만큼 정성이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이 둘을 키우는 나에게도 어찌보면, 이런 점에 대해서 본받고 싶다.

4. 언제나 사랑으로 아이에게 희망을 저버리지 않는 부모의 모습
  이 책을 읽으면서 초지일관으로 볼 수 있었던 것은, 항상 부모로서 아이에게 민감하게 반응하며 뒷받침해주고자 하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아이의 결과에 대해서 절망하지 않고, 다시 한 번 기회를 주며, 부모도 같이 노력하고자 하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주말부부의 생활, 정치인의 생활,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도 삼 형제 모두가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으로 부모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던 것은 아마도 부모님의 변함없는 정성이 있었기에 그런 것은 아니었을까 한다.

 지금은 사회에서 국회의원, 교수, 판사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세 아드님을 두신 두 분의 마음을 하늘에 계셔도 참 흐뭇하실 것 같다. 내게도 내 자식들에게 나중에 남겨줄 내 아이들의 육아일기를 성실하게 써보면서, 아이들에 대한 사랑을 올바르게 하는 사람이 될 꿈을 키워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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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고래
장세련 지음, 류정인 그림 / 연암서가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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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한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는 시간이 어른들에게 주어진다면... 이 세상은 어떻게 달라질까?
 
[아빠의 고래]라는 책을 받으면서 아이를 키우면서 세상을 아이의 눈으로 본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누군가와 항상 경쟁해야 하는 이 사회의 시스템 속에서 어른이고 아이이고 할 것 없이 참 바쁜 현실이다. 각박해져가는 우리 현실에서 이렇게 따스한 글들이 있다는 게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
 
3살, 5살 남자아이들과 같이 지내면서 나도 모르게 아이들에게 눈높이를 벗어나서 아이들에게 어른의 눈을 강요하지는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아이들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면... 이 세상의 물건의 눈으로 이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면... 참 이 세상이 여러 가지 색을 띄는 모자이크일 텐데...
 
’아빠의 고래’라는 책을 아이들과 같이 읽으면서 잊혀져 가기 쉬운 것들에 대해서 아이의 눈으로, 바람의 눈으로, 풍선의 눈으로, 동물의 눈으로... 여러 시야에서 할머니, 자연환경, 친구, 희망, 배려 등 다양한 가치들을 음미해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3살, 5살의 남자아이들과 하루에 빼놓을 수 없는 일과 중 하나는 ’책 읽기’이다. 아이들과 책 읽는 시간에 이 책을 나흘에 걸쳐서 나눠 읽어본 후, 독서일기에도 기록해 보고, 아이들의 반응 및 나의 생각을 기록해 본 것을 올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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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2.15. 화 

[아빠의 고래]
화가인 아빠가 무능력하게만 보이는 여자아이. 그런 아빠가 도시 미관을 아름답게 하는 것에 이름이 올려지게 되고, 도망갔던 엄마가 다시 돌아오게 된다. 
아빠를 원망하는 어린 아이의 심리를 묘사하는 부분에서 갑자기 민서가 이렇게 말한다. 
"아빠도 가끔씩 술 마시는데, 민서는 그거 싫어요." 허걱...잠들어서 모르는 줄 알았는데... 다 알고 있었다니... ㅠㅜ 

 [느티바위 이야기]
서로 자리다툼하는 큰 바위와 느티나무... 우왕좌왕 싸우면서 느티나무는 큰 바위를 뿌리로 감싸는 것으로 큰 바위를 골탕먹이려 하고, 큰 바위는 미약한 느티나무의 잔뿌리를 무시하면서 시간을 흐르고... 거대한 태풍 앞에서 주변의 모든 것들이 다 날아가버릴 때에, 서로 미워했던 큰 바위와 느티나무는 하나가 되어 있어 굳세게 태풍을 이겨낼 수 있었다. 그동안 상했던 감정을 씻어내고, 서로의 돕는 소중함에 대해서 일깨우는 장면이 참 돋보이는 이야기이다.

느티나무와 바위가 하나가 되어 느티바위가 된 이야기를 민서, 민준이와 같이 읽으면서, 서로 미워했던 두 사람이 서로 하나가 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고 물었더니... 아직 어린 민준이는 별 대답이 없고, 5살 민서는 "서로 도와서 살아남은 거예요" 하면서 웃는다. 녀석... 참... 의젓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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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16. 수  

순대는 사고뭉치
착하고 온순하고 힘이 센 순대...너무 힘이 세서 힘 조절이 잘 되지 않아 자꾸 실수를 하는 순대때문에 이런 저런 사고가 일어난다. 차츰 순대는 따돌림을 당하게 되고, 외로워한다. 그러던 어느 날, 교실에서 누군가가 사물함을 다 뒤진 사건이 일어났다. 범인을 잡자는 아이들의 말에 선생님은 양심선언을 하는 것을 기다려주지만, 아무도 나오질 않게 되자,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그냥 양심의 벌을 한 대씩 맞자고 한다. 그 순간... 순대가 나서서 하는 말이 참 가슴 아팠다.

"난 천사가 아니에요. 착해서 이러는 거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누가 맞아도 맞아야 하는데 우리 반에서는 내가 힘이 제일 세잖아요. 그러니까 나 밖에 맞을 사람이 없잖아요."
"... 순대야, 그게 아니야..."
"아니에요. 이러다가 집에 갈 시간에 늦어지면 술 먹은 아빠한테 더 많이 맞아요. 빨리 맞고 집에 갈래요!"
교실 안에 있던 아이들과 선생님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아이들과 어울리고 싶었는데, 외로웠을 순대는 얼마나 마음 아팠을까?
집에서도 제대로 사랑받지 못했던 순대...
맨 마지막 부분에 매를 맞는 이유를 읽을 때, 민서의 눈빛도 흔들렸다. 
5세이긴 하지만, 그 마음을 이해하는 것 같다. 

 털실이와 복실이
개를 싫어하는 아빠...
이모에게 선물받은 강아지 두 마리... 털실이와 복실이...
시간이 지나면서 아빠가 강아지에게 점점 호의적이 되고, 강아지를 좋아하게 되는 이야기.

산으로 간 버들붕어
작은 연못에서 살고 있는 버들 붕어는 바깥 세상으로 나가고 싶어한다. 그런 버들 붕어를 보고 연못 속 친구들과 연못 근처에 사는 친구들이 모두 버들 붕어에게 그 작은 연못이 살기 제일 좋은 곳이라면서 설득한다. 하지만, 버들 붕어는 그런 친구들의 말은 귀에 들리지 않고, 바깥 세상에 나가고 싶은 마음이 더욱더 간절해진다. 
그러던 어느 봄날... 불이 나서 119 헬리콥터가 던진 물자루에 들어간 버들붕어... 바깥 세상을 보긴 봤지만, 버들붕어가 본 바깥 세상은 불이 난 집이 마지막이었고, 친구들의 이야기를 생각했을 때는 이미 버들붕어에게 늦을 때였다는 것을 알고 후회한다.

자신이 살았던 곳에 대해서 만족하지 못하고, 자신에게 맞지 않는 다른 곳을 동경하던 버들붕어가 경솔했음을 알 수 있었던 이야기이긴 하지만, 아이들 시야에서는 이 이야기가 어떻게 비춰질지 모르겠다. 이것과 조금 비슷한 구조를 가진 책을 읽어?움을 받아서 다시 자신이 살던 곳으로 돌아가서 살게 되었는데... 마지막의 마무리가 좀 비극적이라서 살짝 아쉬움. 하긴 유아와 아동의 차이는 좀 다르긴 하겠다.

 지금까지 5편의 이야기를 읽었는데, 수식하는 표현이 참 많아서 민서 민준이가 소화하기에 좀 어렵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무난하게 잘 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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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2.17. 목

오늘이 이 책 읽은 지 3일째... 

 얼룩무늬 군복아저씨
산책 끝내고 오솔길에서 마주친 얼룩무늬 군복아저씨.. 조금 수상해보이기도 하고, 무섭기도 한 여러 가지 요소들... 아빠와 이웃아저씨의 테니스 게임 중에 다시 나타난 얼룩무늬 군복아저씨의 이상한 모습...
가방에서 피가 흐르는 것 같고... (산짐승도 살지 않는 곳인데...) 온갖 무서운 생각이 다 떠오르고, 아저씨와 아빠, 그리고 나는 경찰에 신고하고 군복아저씨를 쫒아간다.
나중에 알게 된 아저씨의 정체는 어릴 적 트라우마로 인해 조금 일상생활을 하기에 곤란한 상태였다. 피가 흐르는 것처럼 보이는 아저씨 가방에는 산 속에 버려진 쓰레기들이 가득 차 있었다. 
결국 아저씨는 정신은 온전하지 않았지만, 산을 사랑하는 순수한 마음에서 쓰레기를 치우다 그런 오해를 여러 번 겪었던 것이다. 그런 아저씨를 오해한 나와 아빠, 이웃아저씨의 마음은... 못내 미안함과 부끄러움이 지나쳤다. 
책을 읽으면서 민서도 이 아저씨가 나쁜 아저씨라고 생각했는데, 산을 청소하는 아저씨였다고 한다. 사람을 외적으로 판단해서 오해할 수 그런 상황을 잘 그려낸 듯...

 뻥이야!
교실 장식을 위해서 불어진 풍선들...아이들의 실수로 창 밖으로 날아간 풍선들은 하늘 위에서 이런 저런 풍경들을 보면서 여행을 시작한다. 신기한 바깥 세상을 구경한 다음... 자신을 불어준 아이들을 발견하고 한 아이의 집 위에 머무르게 된다. 그러다 그 집에 도둑들이 들어가게 된 것을 본 풍선들은 자신들의 몸을 터트려서 도둑이 들었다는 것을 알려준다. 
살짝 전래동화에서 나온 까치의 은혜를 생각나게 하는 요소도 있긴 했지만... 풍선이 자신을 희생해서 다른 사람의 어려움을 구제해줬다는 것에 대해 아이들과 읽으면서 참 훈훈함을 느낄 수 있었다. 

향기나는 편지
없어진 지우개를 옆 짝꿍이 가져갔다고 생각했던 나.  사물함에서 다시 나온 그 지우개...
짝꿍을 시기하는 마음에서 시작된 오해였지만, 짝꿍은 캐나다로 입양이 되어 가버리고 없는 지금... 미안한 마음을 담아 편지를 써서 보내려는데, 그 짝꿍에게서 편지가 온다. 
편지를 열어보기 전에, 먼저 오해해서 미안했다는 편지를 보내야 그 편지를 열어볼 용기가 생긴 나는 편지를 보낸 후에 짝꿍의 편지를 읽어보았다. 너무 가난했던 짝꿍은 진짜 내 지우개를 가져갔었던 것이었는데, 그때는 창피해서 아니라고 우겼다고 했다. 그리고 미안하다는 말을 덧붙였다. 그 편지를 읽기까지 아이는 자신이 잘못함을 깨달았고, 짝꿍의 사과편지를 받은 후에는, 짝꿍과 더욱더 편하게 지낼 수 있음을 느꼈다. 
울 민서 민준이에게는 아직 좀 그 이면을 세밀하게 느끼기에는 어렵지만, 읽으면서 엄마가 더 훈훈했다. 

누가 썼을까
자신들이 먹을 거라고 생각하고 숲에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고 가는 사람들...그리고 자신들이 먹을 도토리를 주워가는 사람들때문에 겨울을 나기 힘들어진 청설모들이 회의를 했다. 사람들에게 알리는 글을 사람들이 가지고 온 음식물 쓰레기를 가지고 사람들이 표지판에 쓴 말을 다시 만들어 놓았다. 
"쓰레기는 되가져 가세요"
"산짐승들을 위해 도토리를 줍지 맙시다"
환경문제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도록 사람이 아니라, 청설모의 눈으로 사람들을 이야기한 것도 참 신선했다. 
민서 민준이랑 읽으면서 음... 우리가 음식물 쓰레기를 비료가 된다고 밖에 버리면 될까? 하고 물었더니, 민서 민준이가 "안 돼요" 한다. 민서는 그래도 형이라고 덧붙이는 말..."도토리를 가져와버리면 다람쥐랑 청설모랑 먹을 게 없어서 굶어 죽을 수도 있어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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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2.18. 금 
 

 새가 된 할머니
시골에서 홀로 사시는 할머니는 멀미가 너무 심해 다미네 집에 올라오질 못하신다. 그런 할머니가 바라는 소원은 나중에 새가 되는 것... 그래서 이쁜 손녀 집에 날아서 가고 싶을 땐 언제든지 가고 싶다고 말씀하신다. 할머니께서 병환이 위중하셔서 시골로 내려간 다미 가족들... 할머니는 돌아가셨지만, 할머니의 손녀와 자식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새가 되고 싶다는 소원이 이루어졌을 거라고 믿는 다미의 모습이 참 인상적이다. 손녀와 자식을 생각하며 아픈 와중에도 한 마리 한 마리 소원을 빌었던 할머니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할머니는 돌아가셨지만, 자식과 손녀를 보살펴주고 싶은 그 마음은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첫눈이 올 때까지
가난한 청년이 군대에 가기 전에 일하던 주유소 화단에 봉숭아를 심어서 키우는 이야기. 처음에는 사람들로부터 질타를 받지만, 청년의 따스한 나눔이 나중에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훈훈한 이야기. 따스한 햇빛은 나그네의 옷을 벗길 수 있다는 이야기가 생각나게 하는 소재였다. 
거창한 것만 생각하고, 눈에 보이는 것만 최고로 여기는 잘못된 우리 사회의 시각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면서 세상에서 중요한 것은 사람을 감동시키는 것을 아이들에게 알려주는 이야기. 

시골집의 낡은 문짝
주인이 살 때는 정성껏 잘 보살핌을 받다가 주인집에 사정이 생겨 빈 집으로 살게 된 시골집... 문짝 또한 낡아져서 보잘 것 없이 변해버렸다. 하지만, 다시 주인집에 돌아온 주인집 딸과 마나님... 옛 생각에 다시 문짝을 고쳐주고, 정성껏 쓰다듬어 주면서 문짝도 자신의 존재에 대해 뿌듯함을 느끼게 된다. 낡은 문짝의 눈으로 자신의 존재감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이야기로 구성했다는 게 참 신??증내는 요즘 아이들에게 이런 이야기는 교훈을 주는 것 같다. 

 공중 전화와 겨울바람
휴대폰이 일반화되면서 사람들의 관심 밖의 물건이 되어버린 공중전화기... 추운 겨울... 외로이 사람들을 기다리는데, 간만에 엄마에게 전화를 걸기 위해 찾아온 지나를 만나게 된다. 아빠의 주사에 못 이겨 집 나간 엄마를 그리워하는 지나를 걱정하는 공중 전화의 따스한 마음씨...  곧 자신이 없어질 거라는 소식을 전해준 겨울바람과 같이 지나를 도와주는 공중전화...누군가 도와줬는지 모르지만, 엄마와 만나게 된 지나를 보면서 기뻐하는 공중전화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을 희생하면서 다른 이의 마음을 헤아려주는 속 깊은 배려에 요즘 사회의 각박한 마음씀씀이와 너무 대조적임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 마음 속에도 공중 전화의 마음이 자라고 있길...

두 천사 이야기
하늘 나라에 사는 천사들이 서로 싸워서 땅에 내려와서 살게 되면서 한 천사는 열심히 일하고 나눠주는 일을 하는 반면, 한 천사는 열심히 일하는 천사에게 기대어 빈둥빈둥 놀기만 하다가 결국 다시 하늘로 잡혀올라간 이야기... 
성실하고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에게는 결국 인정과 축복이 돌아가지만, 남탓을 하고, 남에게만 의지하고 자신의 노력을 하지 않는 사람은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해주는 이야기. 아이들이 커가는 데 있어서 꼭 필요한 가치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한 편, 한 편 읽을 때마다 아이들과 같이 한 것들, 내가 생각했던 것들을 낱낱이 기록하다보니 너무 글이 길어져버렸지만, 이 글들이 내 아이들과 나의 추억이 될 것 같아서 지울 수가 없었다. 좋은 책으로 아이들의 마음을 생각해 보고, 어른이 된 지금도 순수함이 무엇인지에 대해 다시 한 번 깊이 느낄 수 있고, 그 축복 속에 빠질 수 있게 해주신 작가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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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지게 나이 드는 법 46 멋지게 나이 드는 법
도티 빌링턴 지음, 윤경미 옮김 / 작은씨앗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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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 삼십대 중반...
중고등학교때는 어른이 된다는 것에 마냥 설레이고, 하고 싶은 걸 마음껏 할 수 있다는 막연한 자유를 생각했었다.
하지만, 어른이 된다는 것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많은 사람들을 만나서 상호작용을 하면서... 그리고 내게 주어진 상황에서 내가 어떤 위치에 있고, 어떤 마음으로 대처하느냐에 내 인생이 결정된다는 중요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되었고, 내 자신의 인생지침을 몇 가지 세워보았다.

이 책에서는 마흔 여섯가지의 지침을 적어놓으면서 멋지게 나이드는 법에 대해서 이야기해준다.
하지만, 마흔 여섯가지 다 외워서 익히면 좋겠지만, 내게 다가온 몇 가지 코드를 기억하고 싶다.
아마도 지금 내게 필요한 것이니 더 깊이 다가왔겠지만 말이다.
 
첫째, 열린 마음을 가져라.
변화를 두려워하고, 좀 더 안전하게, 좀 더 피해없는, 좀 더 덜 불편한 곳으로 가려고 애쓰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뭔가 새로운 것에 대한 모험보다는 그저 예전에 했던 것을 아무 생각없이 답습하기에 바쁜 삶을 꾸리지 않았나 하는 반성을 해 본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그것이 내 발전의 원동력이 됨을 기억해야 겠다.
세상이 날 그렇게 만들고, 상황이 날 그렇게 했다라는 합리화로 나 자신이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자르는 우를 범하지 않아야 겠다. 조금 어렵고, 불편하더라도,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것이라면, 나 자신을 던질 수 있는 용기를 가슴이 품자.
호기심이 많고, 이것 저것 해보고 싶은 의욕이 많았던 내가 이런 저런 변명으로 내 안의 변화가능성과 발전가능성을 잘라버리면서 현실을 불평하지는 않았는가 자문해 본다. 될 것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안 될 것에 내가 힘을 먼저 실어주어 내 상황을 세상에서 왠지 비참한 사람으로 만들지는 않았을까... 나는 나 자신을 희극과 비극 중 어느 곳에 놓아두었는지 진지하게 생각해 보았다.
결혼을 하면서, 내게 주어진 또 다른 상황들, 내가 짊어지고 가야 할 어떤 책임들 때문에 마음이 무거울 때도 있고, 뭔지 모를 감정의 미묘한 변화가 나를 힘들게 할 때가 있었다. 생각해보니, 그건 내가 그 상황 속에서 같이 휩쓸려 있었고, 내 자신에게 긍정의 힘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게 주어진 내 상황에서 내 주변의 사람들이 최선임을 잊지 말고, 항상 열린 마음으로 겸허하게 즐겁게 살아가야 겠다.
 
둘째, 목표를 찾아라.
꿈을 꾸는 것이 참 즐거웠던 학창시절... 그땐 뭐든지 다 빚어질 것 같고, 내가 뭔가를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있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나는 그냥 어느 정도만 해주면 사람들 눈에 인정받겠지... 하는 내 스스로의 한계를 정해놓고 살지 않았나 점검해 볼 수 있었다. 하는 일이 정해져있고, 아이도 낳아 키우면서 내 목표를 다시 한 번 점검해보고, 구체적인 청사진을 그려봐야 할 것 같다.
하루 하루 그저 무사히 넘어가라고 지내는 사람의 마음가짐과 멀리 몇 십년을 내다보고 그 꿈을 향해 달려가는 사람의 행보는 다를 수 밖에 없고, 그 차이는 1도를 달리 설정한 연주시차를 볼 수 있는 실험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에서 나를 확 사로 잡았던 "목표가 없다면 그저 사는 대로 살게 될 뿐이고, 목표를 세운다면 원하는 대로 살 것이다"... 라는 문장은 한동안 내가 책을 읽다가 머리를 뻥하고 맞은 듯한 멍한 상태였다. 잠시 육아와 가사에 휩쓸려 산다는 것을 방패삼아 내 인생의 목표를 생각하지 않고, 있던 목표조차 다 없애버리면서 살아가지는 않았나 싶었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가정에서, 직장에서, 내 인생의 전반적인 목표를 무엇으로 정할 것인가...
나는 얼마나 내 미래를 그리고 살았는지...
눈 앞의 상황에 급급해서 중요한 항로를 놓치고 나침반없이 표류하는 배는 아니었을지...
그래서 난 내 목표를 이제부터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계속 써보기로 했다. 내가 미래에 원하는 무엇이든 써보고 그려보고 상상하는 시간을 가져보기로 했다.
 
셋째, 자기주도적인 사람이 되어라.
내 스스로 마음을 열고, 솔직하게 나 자신이 원하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이 행복할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주는 내용들이 내게 힘이 되어주었다.
내가 그동안 사람들과 지내면서.. 내가 맺었던 인관 관계 속에서...주변 사람들을 의식한 '내 마음이 불편한' 배려를 하였는지, 내가 정말 좋아서 '행복하고 즐거운' 배려를 해주었는지... 지난 일들을 생각해 보게 되었다. 왠지 다른 사람에게 내 감정을, 내 의견을 솔직히 말해버리면 분위기가 안 좋을 것 같고, 내가 왠지 그 상황에서 뾰족한 사람이 될 것 같아서 내 모습을 억지로 꺾어야 한다는 것이 왠지 미덕인양 살아간 것은 아니었을까...(이기적이고 독선적인 것과는 좀 다른 상황이다.)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면서, 내가 펼쳐야 할 터전을 축소하면서 날 작은 사람으로 만들지는 않았나 싶다. 나 자신을 사랑해주고, 긍정해주는 내가 내 주변의 사람도 사랑으로 같이 보듬어 안을 수 있다는... 아주 당연한... 그동안 잘 알고 있었던 것을 가슴으로 다시 한 번 품을 수 있었다.
  나 자신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내 모습에 대해서 초연하게 흘려버릴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한다. 뱀도 허물을 벗고 성장할 수 있는 것처럼, 지금의 내 모습에 집착하지 말고, 그것을 초연하게 받아들이고, 발전하기 위해서 버릴 수 있는 용기만이 성장의 밑거름이 됨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주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것을 바탕으로 내가 아름다울 수 있는 최선으로 살아가려고 노력하면 되는 것이다.
 
넷째, 열정을 가지고 항상 노력하며 긍정하라.  
재능 있는 놈 보다 노력하는 놈, 노력하는 놈보다 즐기는 놈이 성공한다는 말을 다들 들어봤을 것이다. 내게 처해진 현실을 굴레로 받아들이고, 뭐든지 부정의 에너지로 대응하려 한다면 지하실 속에 갇혀있는 생쥐처럼 인생을 마감해야 한다. 반면, 내게 주어진 현실을 백분 활용하고, 하고자 하는 열정으로 파헤쳐나간다면,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도와주신다.
모든 것이 차려진 밥상처럼 착착 코스별로 나와준다면 세상사는 재미가 없다. 무엇인가 자신이 파헤치고 직접 피땀흘려 노력한 값진 소산물 앞에서 성장한 내 자신을 선물로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마음 속에 새겨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럴 듯한 변명과 자기 연민으로 감정에 빠져서 허우적거리는 유혹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항상 자기 자신 속에 머물러 있지 않고, 꾸준히 발전하기 위해 긍정적으로 상황을 바라보는 내면의 힘이 길러져야 한다.
가끔... 내 피해의식이 날 사로잡을 때가 있다. 반복되는 부정의 프로그램을 글로 적어보면서 내 자신이 어떤 것에 걸려서 넘어지고 있나 생각해 보았다. 누구보다도 젖먹던 힘까지 다 해서 살았는데, 난 왜 이렇게 살아가기 팍팍하고, 다른 사람보다 몇 배 더 힘들게 길을 걸어가는 느낌이 들었는지 모르겠다. 주변에 아무도 날 도와주지 않고, 광활한 사막 위에 나 홀로 외롭게 있는 듯한 그런 기분이 들 때... 내 자신이 애처럽게 보이는 자기 연민이 날 지하실 생쥐로 만드는 프로그램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난 내 가까운 사람들로부터 서운한 감정을 느꼈다. 그러면서 분노했고, 내 자신이 왠지 서글픈 주인공의 역할로 바뀌고, 내 자신이 바보스럽게 느껴져서 우울했던 시간이 있었다. 이런 내게 앞으로 길러야 할 것은 어느 순간에서도 웃을 수 있는 긍정의 힘이 아닐까... 무엇인가에 대해서 기대하지 않고, 내 자신의 성장을 바라보고 절대적인 나 만을 볼 수 있는 긍정의 힘 말이다. 무조건 좋다 좋다의 긍정의 힘도 있겠지만... 내 스스로 그저 즐기며 삶을 여유롭게 바라볼 수 있는 힘이 내게 더 길러져야 함을 일깨워주었던 것 같다.
 
다섯째, 베풀어라.
현대사회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요즘처럼 모두가 다 힘들다 하는 이 시점에서... 사람들은 서로 자기 것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 성난 하이애나처럼 정글 속에서 치열하게 싸운다. 심지어 어린 아이들마저도 어른들의 그런 분위기를 아는 듯, 너무 영악하게 세상을 배워나가고 있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입장에서 가끔 세상이 막막하게만 느껴질 때가 있다. 누군가에게 무엇인가를 베푼다는 것이 왠지 바보가 되어버리고, 선한 사람이 그저 이용가치가 있는 개념쯤으로 폄하되는 것 같은 요즘 사람들의 마음 속에 고갈되어가는 배려... 나만, 내 자식만, 내 식구만, 내 회사만... 하는 식의 이기적인 사고방식이 암세포처럼 자리잡아간다면, 우리 사회의 미래는 없을 것이다. 너도 좋고, 나도 좋을 수 있는 win=win의 방식으로 나부터 멋지게 살아가야 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져본다. 누군가에게 베푼다는 것은 남을 도와주기에 앞서 자기 자신의 성장을 자신이 적극적으로 돕는 것이다. 누군가와 더불어 살아가며 서로 베풀며 행복하게 살아가고 싶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내 이야기를 책 구석 구석에 적어보고, 다짐하고 싶은 것, 반성해야 할 것을 적어내려가면서 내 삶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는, 의미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내가 가지게 된 나만의 지침을 그저 세우는 것에 그치지 않고, 행동으로 실천하면서 멋지게 살아가도록 하자~ 아자 아자 화이팅!!!
 
나이라는 숫자에 얽매이지 않고, 열정을 가지고 내 인생의 목표를 항상 가슴 속에 새기면서 긍정의 힘을 발휘하며 살아가는 것이 멋지게 나이드는 법이라는 것을 알려준 이 책의 저자에게 감사함을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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