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성공사례 상식사전 - 삼성.기아, 스타벅스.나이키 고객의 마음을 훔친 56가지 마케팅 이야기! 길벗 상식 사전
케빈 리.정재학 지음 / 길벗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현대사회의 모든 것은 경영되어야 한다는 화두는 이제 진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때문에 과거 하나의 업무 방법론이었던 경영은 이제 학문의 경지로 격상되어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제 실무 경영에 임하는 사람은 정보, 조직문화, 네트워크, 지식관리 및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의 역할을 실수 없이 관리해내야 한다. 특히 일선의 의사결정을 담당하는 이들은 경영과 관련된 의사결정 가운데 마케팅과 관련된 내용을 더욱 신중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마케팅 의사결정에 있어서는 계량적 요소보다 태도, 자세 등 계량할 수 없는 속성들이 상당한 영향을 미치므로 결과의 예측이 힘들기 때문이다. 마케팅학의 대부인 필립 코틀러는 단기적으로 기존에 존재하는 제품에 고객의 요구를 반영하는 것이고 장기적으로는 고객의 요구에 새로운 제품을 맞추는 활동이라고 설명하였다. 이런 점들을 볼 때 일선 경영인이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위해 마케팅 방법론을 체계적으로 학습하는 것은 이제 필수 불가결한 상황이다.

 

시중에는 많은 경영분야의 입문서와 교양서가 나와있다. 마케팅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양서를 살펴볼 수 있다. 그러나 당장 급하게 실무 아이디어를 뽑아올릴만한 간결한 책을 찾기는 쉽지 않다. 일단 무슨 말인지 알아먹기도 어려운 각종 마케팅 이론들을 꼼꼼하게 분석하면서 독서할 수 있는 직장인이 몇이나 되겠는가? 길벗의 마케팅 성공사례 상식사전은 바로 이 지점에서 어필할 수 있는 책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기존의 서적이 복잡한 이론을 먼저 설명하는 체계가 독자의 이해도를 낮추기 때문에, 이미 검증된 마케팅 사례를 소개하여 이를 해석하는 편제를 채택하였다고 설명하고 있다.

 

저자의 의도에 따라 책은 사례 제시 요약 개념 설명의 구성으로 각각의 내용을 구성해나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일반적인 마케팅 교양서에서 볼 수 있는 체계적 구성은 희생하였지만 다양한 성공 사례를 가독성 높은 문체 및 눈에 잘 띄는 시각 자료와 함께 배치하였기 때문에 실무자들이 신속하게 참고하기에 매우 좋은 조건을 갖추었다. 더불어, 단순 사례집에 그치지 않도록 매 꼭지의 말미에는 기본적인 마케팅 이론의 개념들을 마케팅 한걸음 더!’라는 항목을 통해 소개하고 있다. 이를 통하여 직전에 읽었던 성공 사례가 자연스럽게 어떠한 마케팅 개념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것인지에 대해서도 직관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전체적인 목차 배치 또한 업종별 사례, 역발상 마케팅, 온라인 마케팅, 글로벌 기업 등 실무에 밀접한 대주제를 바탕으로 유기적으로 이루어져 있어, 실무자가 필요에 따라 성공 사례를 검토할 수 있도록 배려한 면모가 엿보인다.

 

본 서적은 분명 깊이가 있는 마케팅 학술서적은 아니다. 그러나, 단순한 마케팅 성공 사례집으로만 보기에는 구성과 배치가 매우 훌륭하여 배울 것이 많은 책이다. 실무자가 마치 학자와 같은 시각에서 체계적 마케팅 전략을 구성해나가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이 책은 바쁜 업무의 순간순간에 가장 신속하게 참고할 수 있는 아이디어 뱅크로써의 역할을 충실히 해줄 수 있을 것이다. 마케팅 기획과 조금의 관련성이라도 있는 모든 직장인들에게 이 책을 항상 소지하고 다닐 것을 추천한다. 책을 열때마다 얻는 것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세계 역사에서 비즈니스를 배웠다
임흥준 지음 / 더퀘스트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흔히 비즈니스는 총성없는 전쟁이라고 말한다. 피가 튀고 살이 춤추지는 않지만 치밀한 전략과 멈추지 않는 역동성으로 순간 순간 승패가 결정되는 비즈니스 현장의 모습은 과거의 전쟁과 사실 그다지 다르지도 않다. 본래 첫 직장을 은행원으로 시작했던 저자는 역동적인 직장생활을 꿈꾸고 해외영업을 위주로 하는 회사로 자리를 옮겼음을 책의 서두에서 밝히고 있다. 이후 우여곡절을 거쳐 우수 기업의 중견 간부가 되었다. 이 책은 저자의 영업사원으로써의 성장 과정과 그 아이디어의 원천이 되었던 역사적 사실들을 함께 접할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저자는 상황에 끌려다니는 것을 당황하게 생각하지 말고 상황을 이끌어가는 사람이 될 것을 강조하면서, 스스로는 그 길을 전쟁사에서 찾았기 때문에 그 내용을 함께 소개한다고 말하고 있다. , 세상에 일어나는 사건의 9할이 개인이 통제할 수 없는 이유로 발생하지만 그 결과는 어떤 행동을 취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고 역설하면서, 역사 또한 현재에 만족하는 사람이 아닌 자신의 능력을 끊임없이 시험하고 한계에 도전한 사람들에 의해 진보해왔다고 한다.

 

책의 꼭지는 21개로 이루어져 있는데, 모든 챕터에서 인상적인 전쟁사 장면을 읽을 수 있다. 누구나 아는 스위스 용병, 카이사르의 갈리아 전쟁 및 노르망디 상륙작전 등의 내용도 보이지만 칭기즈칸이나 둘리틀 대령, 에티오피아 아두와 전투 등의 일화는 매우 신선하다. 그리고 각각의 전쟁사와 유사한 저자의 비즈니스 경험을 해당 내용에 연결한다. 해서 동일한 주제에 역사와 저자의 경험을 한데 버무리고 말미에는 현장의 선배로써 초보 사회인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교훈을 간단히 언급하는 것이 이 책의 전반적인 구성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선택과 집중이 만병통치약이 아님을 보여주는 책의 20 chapter 였다. 선택과 집중은 일반적으로 모든 직장에서 금과옥조처럼 여겨지는 전략이다. 저자 스스로가 회사에 입사하여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라고 한다. 저자는 이어서 디엔비엔푸 전투라는 특정 전략 지점을 요새화한 프랑스군의 전략은 이미 그 의도를 읽어냈던 호치민에 의해 철저히 간파당했고, 보다 우세한 화력을 지녔던 프랑스군이 대패하여 결국 베트남을 포기해야했던 일화를 소개한다. 잘못 선택된 과제에 과도한 자원이 투입되어 실패할 경우 조직 전체의 운명이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상기 내용에 이어 저자는 본인의 실패 사례를 솔직한 어조로 소개한다. 중국의 국가 계획상 대규모 영수증 프린터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었으며, 저자는 이에 대비하여 관련성이 있는 10개 회사에 대해서만 집중적으로 영업을 진행하고 기존의 거래선에 대해서는 관계를 단절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프린터 수요를 유발하는 중국 정부의 법령 시행이 한없이 연기되는 바람에 중국 영업에 대한 전략 전체를 처음부터 다시 짜야 했다는 고통스러운 이야기이다. 보통 성공 사례 위주로 채워지는 비즈니스 관련 서적에서, 특히 자신의 이야기를 소개하면서 실패한 경험담을 진솔하게 설명하는 부분은 독자에게 책 전체의 신뢰도를 높여주기에 충분하다.

 

소위 사회인으로 살아가며 기억해야 할 비즈니스와 경영 원칙에 대하여 우리는 수많은 매체를 통하여 접하고 또 배우며 살아간다. 그렇지만 중요한 순간에 떠오르는 내용은 선배와 술을 한잔 나누며 듣는 진심어린 충고이다. 이 책은 전문적 지식과 딱딱한 논리로 무장한 학술서가 아닌, 부드러운 선배의 한마디 가르침으로써 우리에게 다가온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경제학은 어떻게 내 삶을 움직이는가]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경제학은 어떻게 내 삶을 움직이는가 - 세상의 이면을 파헤치는 실전경제학 입문서
모셰 애들러 지음, 이주만 옮김 / 카시오페아 / 201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가 교과서를 통해 배우는 경제학은 모두 불변의 진리인지에 대해 의심을 품어본 사람은 많을 것이다. 경제학의 논리와 개념이 완전한 것이라면, 이 학문의 원리에 따라 움직이는 우리의 삶이 이렇게 고달플 리가 없기 때문이다. 최근의 경제위기에 대해서 주류경제학자 및 신자유주의자들은 주기적으로 오는 경기순환일 뿐이며, 이는 더 철저한 자본주의를 통해 극복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다른 관점을 가진 경제학자들은 이러한 주장은 허구이며 1930년 대공황을 극복한 것은 케인스식 수정자본주의의 채택이었다고 말하기도 한다. 이런 관점의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가? 더 나아가 자본주의적 생산은 일정한 시기가 되면 공황에 직면할 수 밖에 없다는 마르크스적 공황이론모든 공황은 시장의 효율성을 강화함으로써 극복할 수 있다는 주류경제학적 공황이론중 어떤 것이 우리의 삶을 더 잘 반영하는가에 대해서는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 이러한 의심의 한 꼭지에 대해 잘 설명해주는 책 한권이 우리 곁으로 왔다.

 

경제학은 어떻게 세상을 움직이는가라는 한국판 서적의 제목은 원제인 ‘Economics for the rest of us’의 뉘앙스를 거의 살리지 못한 부적절한 번역이라는 지적과 함께 책에 대한 소개를 시작하고자 한다. 이 책은 과거 마르크스도 관심을 가졌던 재분배노동시장 분석이라는 민감한 두 개의 주제를 다루고 있다. 그러나 이미 설득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이데올로기적 접근방법을 답습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저자는 경제학의 본령을 이루는 과거 학자들의 직관적인 분석에 기반하여 현대 신고전주의 경제학자 주장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방식을 택하겠다고 머리말에서 선언하고 있다.

 

책의 첫 챕터에서부터 인상적인 내용이 등장한다. 모든 미시경제학 교과서에서 금과옥조로 여기는 파레토 효율성(pareto efficiency)에 의문을 제기하는 점이 그것이다. 한 교과서에서 파레토 효율성의 정의를 그대로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하나의 자원배분 상태가 있다고 할 때, 어느 누구에게도 손해가 가지 않으면서 어떤 사람에게는 이득이 되도록 이를 변화시키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하자. 그렇다면 이와 같은 자원배분상태는 파레토효율적인 성격을 갖는다.”

이는 다시 말해서 파레토 효율적인 배분은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변화를 만들어낼 수 없으므로 더 이상의 개선이 불가능한 상태를 뜻한다는 것이다. 이는 언뜻 보면 너무나 절묘한 표현으로 구성된 이론으로, 비판의 여지가 없는 경제이론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에 대하여 저자는 이렇게 비판한다.

“..파레토는 재분배로 가난한 사람이 얻을 이득보다 부자가 더 크게 손실을 볼 확률이 얼마나 되는지 전혀 개의치 않았다.. 경제학계는 이 이론상의 가능성만을 토대로 자원의 재분배를 통한 경제 효율성을 버리고 파레토 이론을 경제 효율성의 척도로 삼았다.”

즉 파레토 이론은 현재의 분배 상황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재분배를 요구하는 주장에 대한 억제책으로, 결국 재분배에 반대하는 이들의 논리적 근거로 사용되어 왔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저자는 주류경제학에서 현재 별로 중요하게 다루지 않는 공리주의 관점을 적극 차용한다. 요컨대 공리주의적 관점에서는 사회가 얻는 효용 총합을 극대화화는 정책이 효율성을 달성하는데, 이에 따르면 부자가 소유한 1달러를 빈민에게 넘겨줄 경우 부자가 잃는것보다 빈민이 얻는 만족이 클 수 있으므로 공리주의적 경제 효율성이 달성된다는 것이다. 반면 파레토의 이론에 따르면 부자가 가난한 사람의 빈곤한 처지에서 실제로 기쁨을 얻는다면 재분배를 통해 빈곤을 줄일 경우, 가난한 사람이 얻는 이득보다 부자의 손실이 더 커질수도 있다고 본다. 이러한 논리는 상식의 입장에서 보면 얼토당토 않은 것임을 단숨에 알 수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 이런 방향성의 정책을 가능하게 하는 논리가 경제학 교과서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을 저자는 분명히 보여준다.

 

파레토 이론에서는 허울좋게 정부에서 모두가 이득을 보는 정책을 채택해야 한다고 규정하지만, 이득을 보는 사람이 생기는 한편 손해를 보는 사람이 생기는 정책에 대해서는 침묵한다고 저자는 계속 날선 비판을 이어나간다. 그의 시각은 다음의 문장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현실에서는 때에 따라 정부 정책으로 이득을 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손해를 보는 사람도 생긴다. 그러므로 파레토 효율성은 정책을 채택할 때 지침으로 삼기에는 무용지물이다.” 그런데 어떻게 파레토 효율성 개념이 이토록 중요한 정책 개념으로 자리잡게 되었을까?

 

파레토 못지 않게 현대 미시경제학 교과서에서 중요한 인물로 니콜라스 칼도(Nicholas Kaldor)와 존 힉스(John Hicks)를 들 수 있다. 두 학자는 파레토 효율성 개념을 정책에 적용할 수 있게 한 공헌이 있는 학자들이다. 이와 관련하여 칼도는 피해를 본 사람이 자기 손실에대해 보상을 받든 말든 누적된 전체 이득이 누적된 전체 손실을 초과한다면 그 정책은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하였으며, 힉스는 어떤 정책으로 피해를 본 이들이 해당 정책을 중단할 경우 수혜자가 입을 손실을 보상할 수 있고, 보상하고 나서도 이득을 볼 수 있다면 이런 정책은 시행되어서는 안된다.’ 라고 주장하였다. 이 두 주장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결국 자유시장에서 일어나는 자원 분배와 동일한 결과를 낳는 정책을 선택하게 된다는 것이다. 저자의 평가에 따르면 두 사람의 평가 기준이란 사실상 자유시장의 분배와 같은 결과를 낳는지를 확인하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실상 칼도의 보상 원칙(compensation priciple)이라는 것은 주류경제학자들 사이에서도 가상일 뿐 실제가 아니며, 객관적인 평가의 도구로 사용될 수 없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저자는 고전주의 선배 경제학자들의 논리를 바탕으로 신고전경제 이론의 이같은 비합리성을 보다 적극적으로 철저히 해부하여 논란의 여지를 남겨놓지 않는다. 또한 저자는 교육의 문제에 대해서도 우리의 현실과 밀접하게 살펴볼 수 있는 민감한 주제를 다루었다.

 

저자는 정부가 교육서비스를 제공하는 주된 이유가 무상 공교육이 재분배 정책의 일종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배제불가능성과 비경합성이 있는 일반적인 공공재와는 달리 교육은 배제 가능하고 경합 가능한 재화이기 때문에 사용재에 해당한다고 한다. 그러므로 투입되는 비용에 따라 격차가 발생할 수 밖에 없으며, 이 격차의 교정이 일종의 재분배 정책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공교육 축소를 외치는 기만적인 경제학자들의 논리에 효과가 없으니 교육에 돈을 낭비해서는 안된다라고 말할 것이 아니라, 중퇴율 감소와 빈곤율 증가에 따라 나타날 수 있는 학업성취도 하락을 예방했다고 말하는 것이 옳다.” 는 표현을 통하여 찬물을 끼얹는다.

 

역시 논란의 한가운데 서있는 주제인 임금 문제에 대해서도 저자의 비판은 거침이 없다. 저자가 들고나온 논리의 중심은 경제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아담 스미스의 생산물을 분배하는 문제는 구성원 간의 협상력에 따라 결정된다는 설명이다. 현대 미시경제학에서 가르치는 임금에 관한 경제 이론은 한계생산성이론(marginal productivity theory)으로 설명된다. 이는 각 생산요소는 생산에 기여한 가치만큼의 보수를 받게 된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으며, 신고전파경제학 분배이론의 골격을 이루게 되는 것이다. 다만 주류경제학자들 내에서도 이러한 이론은 자본의 성격, 내적 정합성(internal consistency)의 결여, 현실 설명력의 부족등 문제로 여러 가지 비판의 소지가 있음이 지적되고 있다. 저자는 이에 대하여 고전 경제학의 성서와도 같은 국부론을 꼼꼼하게 인용하여 이론적 결함을 지적하며 동시에 각종 현실 사례에서의 부정합성을 언급하여 현실적 결함 또한 자세하게 언급하여 노동의 한계생산체감 이론의 문제점을 다각도로 해부해낸다.

 

몇몇 중요한 현실 사례에 대한 체계적 분석이 이 책 내용의 중심이지만, 이 책의 내용만으로도 현대 주류경제학에서 항상 주장하는 자원의 재분배는 과학적 근거가 없을뿐더러 비효율성을 유발한다.’는 명제에 대한 반례 제시로써는 매우 충분하다고 하겠다. 경제학 교과서나 기본적인 경제이론에 익숙하면서, 이론과 현실의 부정합성에 조금의 의심이라도 품어왔던 독자라면 건조한 사실과 논증의 나열만으로도 이토록 박진감있는 독서가 가능하다는 것에 놀라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늘의 현실을 견디는데 어려움을 느끼는 모든 독자들에게 이 책을 한번쯤 읽어볼 것을 권하고 싶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경제학을 입다 먹다 짓다]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경제학을 입다 먹다 짓다
박정호 지음 / 한빛비즈 / 2015년 2월
평점 :
절판


 

저성장 국면으로 접어든 우리사회에서 보다 효율적으로 경제활동을 하여야 할 이유는 날로 증가하고 있다. 성장 시기에는 몇 번의 실수가 용납되었지만, 지금은 직면한 경제적 문제 앞에서 물러서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 때문에 보다 자세한 경제지식을 갖추는 것은 오늘의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일반인들에게도 필수 불가결한 문제가 되었다. 다만, 쉽고 가독성 높은 것으로 정평난 교과서라고 하더라도 경제학이라는 학문의 특성상 각종 그래프와 수식은 비전공자에게는 상당한 진입장벽이다. 이런 이유로 경제학을 전공하지 않았으면서도 경제지식을 얻고자 하는 독자들을 겨냥한 다양한 경제 교양서가 다양하게 출간되고 있다. 그 중의 대표적인 사례로 이미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로 알려진 New ideas from dead economists’‘freakonomics’ 등을 들 수 있는데, 이 치열한 경쟁시장에 경제학을 입다/먹다/짓다라는 새로운 경제 입문서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 책의 저자인 박정호는 이미 경제학자의 인문학 서재라는 새로운 컨셉의 경제 교양서로 유명한 작가이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역사속의 현장이나 세계적인 명화나 음악등을 통한 경제원리 설명을 전작에서 하였기 때문에 이번에는 우리의 실제 삶에 들어있는 경제원리를 설명해보고자 한다고 한다. 전작은 인문학적 지식과 경제학의 만남이라는 신선한 구성을 통하여 독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요소가 있었으나, 실생활과 경제학의 접목이라는 아이디어는 이미 너무나 일반화된 경제 교양서의 컨셉이기 때문에 특별한 차별성을 갖지 않으면 유사 출판목록 사이에서 눈에 띄기도 어렵다.

 

이 책만의 장점이 무엇인지 살펴본다면 일단 평이하고 가독성 높은 문장을 들 수 있다.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경제학적 개념을 잘 읽히지 않는 문장으로 꾸역꾸역 접해야 한다면 그런 책이 입문서라고 볼 수 없을 것이다. 또한 각종 경제 이론 및 관련 지식을 장황하게 설명하는 등의 현학성을 보이지 않는 점도 보다 많은 독자가 이 책을 집어들 이유가 되는 장점이라고 생각된다. 두 번째 장점으로는 전작에서처럼 저자의 독서량을 짐작할 수 있게 해주는 방대한 사례의 제시를 들 수 있다. 다양한 측면에서 제시되는 실생활의 사례들은 핵심 개념의 직관적 이해를 도울뿐더러 그 자체로 독서의 재미를 더해주는 요소이다. 더군다나, 이러한 사례를 제시한 저자는 국내 저자이다. 사실 해외의 유명 경제교양서의 내용에서는 사례는 물론이거니와 저자가 기지를 발휘하여 섞어놓은 유머코드조차도 국내 독자에게 잘 와닿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 이 책은 그러한 해외 서적에 비교할 때 국내 독자에게 보다 시의성이 있는 책의 사례들은 큰 장점이 될 수 있다. 세 번째로 전체적으로 경제 개념의 설명에 매우 단순 명료하게 제시되고 있다. 이 특징은 얼핏 보기에 학문적인 깊이와는 거리가 있어보이는 이 책 전반의 균형을 잡아주는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이를테면 경제학 교과서의 서술에서 몇발자국 더 나가는 기발함같은 것은 없으되, 어떤 개념을 말하고 있는지가 매우 정확하게 전달된다. 이것이야말로 입문서가 갖추어야 할 장점이라 생각된다.

 

다만 약간의 단점들도 눈에 띄는데, 첫 번째 참고문헌 목록의 정리 미비는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대중 교양서로써의 판매를 목적으로 한 책이므로 일정 부분 scholarship의 희생은 어쩔 수 없다. 그러나 인용된 다양한 자료들의 원출처에 대한 접근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은, 독자를 이 책의 다음 수준으로 이끌 준비가 미흡하다는 것으로도 비출 수 있다. 또한, 전반적으로 재미있는 경제 이야기책 이상의 방향성 내지는 일종의 혜안 제시가 부족하다는 점도 조금은 아쉬운 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를테면 서적의 부제는 우리를 둘러싼 의식주 문제는 모두 경제라고 되어있으나 이에 따라 책을 모두 읽은 독자의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는 방향성의 설정이나, 의식의 개선을 유발할만한 내용이 뚜렷하게 드러나있지 않다. 이는 책 전체의 인상을 평이하게 만들어버리는 단점이 아닐 수 없다.

 

개인적으로 국내 경제교양서의 고전은 상당히 오래전에 출간된 새 열린 경제학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사실 본서에 비하여 학문적 깊이에 있어서는 훨씬 우수하다고 볼만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다양한 사례나 실생활과의 연결에 대한 신선함에서 바라본다면 본서가 더 낫다. 이렇게 볼 때, 본 서적은 기존의 유명 교양서와 함께 볼 수 있는 양질의 보완재라고 볼 수 있다. 인문학을 주제로 하였던 동일 저자의 전작과 비교해서는 저작의 무게감이 전반적으로 가벼워졌다고 평가할 수도 있겠다. 이런 변화가 장점인가 단점인가 판단하는 것은 책을 집어든 독자가 어떤 지점에 서있는지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무실의 멍청이들 - 일이 힘든가? 사람이 힘들지! 꼴통들 때문에 회사 가기 싫은 당신에게!
켄 로이드 지음, 임지은 옮김 / 길벗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직장 생활을 단 한번이라도 경험해본이라면, ‘가장 힘든 것은 인간관계라는 말에 대체로 공감할 것이다. 어린 학생들은 인간관계라는 단어에 대하여 드라마에서나 나오는 거창한 직장내 정치나 권모술수 같은 것을 떠올리겠지만, 실제 직장에서 접하게 될 어려움이란 그런 대단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本能寺に あり!’같은 격언을 생각나게 하는 씁쓸함이며, 기억할때마다 어금니가 조금씩 갈려나가는 듯한 고통이다. 그런 점에서 사무실의 멍청이들은 오늘 저녁 기울여야 할 한잔의 술을 덜어주는 훌륭한 직장인의 동반자가 될 수 있을 한권의 친구이다. 저자는 서두에서부터 현실의 직장에서 살아 숨쉬는 멍청이들이 벌이는 실제 사건을 다루고 있으며 책의 멍청이 대책 행동요령은 추측이 아닌 실제 해결책임을 강조한다. 추천사에서 한 회사의 CEO는 기업의 생산성과 고객중심 사고를 위협하는 가장 중대한 불안요소는 다른 직원들과 마찰을 일으키는 이들이라고 한다. 실제로, 직장에서 내일을 꾸려나가는데 방해되는 모든 이들에게 ‘Idiots!’ 이상의 수식어는 아주 적절하게 들린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주제어 선택부터 성공적이다.

 

저자는 이런 멍청이들을 상사, 동료, 부하 그리고 면접자의 4영역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직장에서 나에게 강제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직책은 상사이기 때문에, 책에서도 미친 상사에 대한 내용을 가장 많이 다루고 있다. 다뤄지는 소재는 참으로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날것 그대로이다. p.34를 보면 이 리뷰를 쓰는 본인도 수차례 겪었던 프락치를 양성하려 드는 상사에 대한 언급이 나온다. 저자는 단번에 당신의 상사가 치명적인 멍청이라는 확고한 단서가 필요하다면 이것이 바로 그 증거다.”라고 정의하여 읽는이의 판단을 명확하게 도와준다. 그러나, 실제 상황에서 상사가 은근하게 당근을 들이대며 이런 부탁을 해온다면 이성과 논리로 거부할 수 있는 부하가 몇이나 될 것인가? 이러한 어려움에 대해 저자는 단체 식사 약속을 제안하라는 해결책을 제시한다. 이런 해결책이 실제로 모든 상사에게 먹힐 것인지에 대한 확신이 들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참으로 기발한 해결책이기 때문에 내가 이런 상황에 앞으로 접하게 된다면 시도해볼만한 무기로서 기억해둘 수 있다.

 

문제 상사 문제 동료에 대한 해결책은 인상깊은 점이 많은 반면, 문제 부하에 대한 해결책들은 그리 인상깊지 못하다. 저자 자신이 부하직원은 상사와 동료에 비해 처리 난이도가 낮은 편이다.”라고 언급한다. 실제로 이 글을 쓰는 나 자신의 경험에 의해서도 부하의 문제는 인사상의 불이익 가능성을 논하는 것으로 쉽게 해결되거나, 아니면 그냥 해결이 되지 않아 더 이상 직장내에서 볼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저자 또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상사로써의 통제권에 의존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실무 현장에서 부하 직원을 능수능란하게 관리하는 것은 중간관리자 입장에서는 성과 형성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어떤 면에서 경력 직장인들에게는 이러한 부분이 아쉽게 느껴질 수 있을법하다.

 

대부분의 독자들이 이 책의 네 번째 부분에는 별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것이다. 직장 내에서 면접관의 위치에 오를만한 직장인은 요즘같은 세상에는 정말 흔한 일이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부분을 가장 눈여겨 볼 것을 권하고 싶다. 업무상 만남에서 상대를 어느 정도라도 파악하는 능력이 매우 중요함은 재론할 필요가 없다. 이 책의 면접 관련항목은 꼭 면접관과 지원자의 상황이 아니더라도 실제 업무상 첫만남에서 어떤 사람들을 걸러내야 하는지를 잘 알려준다. 내가 잘 모르는 업무상의 상대방이지만, 누구나 탐낼만한 출중한 경력이 있다면 그의 경력에 약간의 허위 사실이 있음을 알게 된다고 하더라도 후광효과에 눈이 가려지게 마련이다. 바로 그런 순간에 어떤 분명한 판단을 내려야 하는지를 이 책이 말해줄 수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앞으로 직장생활을 앞둔 이, 현재 직장인으로 생활하는 이 모두에게 한번쯤 읽어볼 것을 권할 수 있다. 괴로운 업무 중 잠시 시간을 내어 읽어보면서 한번 시원하게 웃고 공감하는 용도로도 좋고, 실제로 이 책의 내용을 몇 번이고 읽은 후 체화하여 실전에서 능숙하게 직장내의 싸이코들을 걸러내는 프로가 되기 위한 교재로 활용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직장에서 은퇴한 후에도 제 2의 직장으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이들이 많은 요즘의 상황에서, 이 책을 읽어볼 필요가 없는 사람들이란 넉넉한 연금이나 자산이 보장된 극소수 복받은 이들 뿐 아닐까? 적어도 나는 그런 혜택과 거리가 먼 99%의 평범한 직장인이기에 이 책을 몇 번이고 다시 집어들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