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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코틀러의 다른 자본주의 - 우리 삶이 직면한 위기를 해결하는 14가지 길
필립 코틀러 지음, 박준형 옮김 / 더난출판사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1989년 정치학자 프란시스 후쿠야마는 역사의 종말(The End of History)라는 표현을 사용한 논문에서, 공산주의가 패배함으로써 세계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유일의 정치체제가 자유민주주의에 이르러 역사는 종말의 단계에 이르렀다고 선언한 바 있다. 그는 덧붙여, 안정된 근대민주주의 국가에서 일어나는 사회문제는 자유와 평등의 2대 원칙을 불완전하게 적용하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하였다. 그러나 과연 20여년이 흐른 지금의 세상은 그러한 예언대로 되었을까? 1990년대 이후 일어난 가장 큰 변화는 유일의 초강대국이 된 미국 주도하에 세계 체제가 자유민주주의 및 자본주의의 우산 하에 통합된 점이라 할 것이다. 실제 이루어내지는 못하였지만, 평등을 주된 가치로 삼아왔던 공산 이데올로기 국가들이 모두 경쟁을 모토로 하는 자본주의 체제에 복속되었다는 사실은 부와 권력의 불평등에 대하여 합리적 비판을 가할 수 있는 세력의 설자리가 더욱 좁아졌음을 암시하기도 하는 것이다. 이런 세계적 체제에서 파생된 문제가 더욱 심화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근 몇 년 동안 조지프 스티글리츠나 필립 피케티 등의 학자가 쓴 자본주의 비판 서적들은 일반 독자에게까지 매우 널리 읽히고 있다. 이는 자본주의의 모순 및 반성에 대한 인식이 점차 확장일로에 있음을 보여주는 하나의 신호로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이러한 비판적 목소리가 많은 호응을 받는 것과 별개로 실제 우리의 현실과 정부의 정책에 변화가 올 조짐은 별로 없어보인다.

 

이런 시점에 기존의 진보적 학자들과는 달리 주류 자본주의 체제의 한가운데 서있던 학자가 자본주의에 대한 반성을 주제로 담은 책을 냈다는 점은 어떤 면에서 인상적이다. 사실, 경제경영 분야 서적을 자주 접하는 독자들에게 필립 코틀러는 자본주의의 방향성을 반성하는 조지프 스티글리츠나 로버트 하일브로너 등 학자와는 거리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의 스승 중에는 그 유명한 시카고 대학의 밀턴 프리드먼이 포함되어 있으며, 그의 대표적 업적은 상품의 판매를 증대시키기 위한 전략인 마케팅 이론의 과학화이다. 이런 인물이 내놓는 자본주의 비판서의 내용이 과연 어떤 내용일 것인지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해당 분야에 관심이 있어왔던 독자라면 궁금증을 가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자본주의라는 단어를 사용한 제목이 보여주는 바와 같이, 이 책의 목차 구성은 마치 경제학 비판 개론서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포괄적이다. 당장 눈에 들어오는 주제만 골라봐도 빈곤, 불평등, 환경, 경기순환, 금융, 일자리 등 흔히 현재의 경제체제를 비판할 때 언급되는 주제들이다. 해서 기존에 현실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유사한 주제의 책들을 탐독해오던 독자라면 목차만으로도 식상함을 느낄 영지가 있다. 그러나 저자가 책머리에서 말한 것처럼 자본주의라는 단어의 개념정의조차 어려움을 겪는 독자들, 또는 저자의 말처럼 이런 문제에 대한 비판의식은 있지만 필립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의 두께에 놀라는 독자들에게는 충분히 하나의 마중물로써 기능할만한 구성으로 볼 수 있겠다.

 

저자의 학문적 발자취에서 예상이 가능하지만, 저자는 자본주의에 대한 절대적 신뢰를 유지하는 선에서 서술을 전개한다. 이런 인식은 책 프롤로그의 개인이나 집단의 의지가 확실하다면, 문제가 있는 곳에서 반드시 해결책을 찾을 수 있기 마련이다.’라는 문장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그러나, 어디 세상의 문제가 그렇게 의지만으로 해결되던가. 본문 첫 부분의 빈곤관련 파트를 보자. 저자는 먼저 빈곤의 원인에 대한 기존 전문가들의 분석을 첫 번째 스스로의 잘못, 두 번째 다산, 세 번째 빈곤층이 가진 대체 가능한 자산의 부족, 네 번째 지배층의 탐욕으로 정리한다. 그런데, 주로 무엇이 빈곤의 주된 원인으로 기능하는가에 대한 저자 자신의 분석은 여러가지 이유의 복합이다. 해결책에 대해서도 기존의 논쟁을 간략히 정리하여 제시한 후 그것과의 별다른 논리적 도출점은 제시하지 않고 민간분야의 참여, 다양한(!) 방법의 활용, 소셜 마케팅의 활용, 정부 프로그램의 무용등을 말하고 있다. 여기까지의 전개 과정에서 관련 주제에 대한 치밀한 학문적 분석이나, 저자 나름의 혜안이 담긴 체계적 원인 분석이 특별히 눈에 띄지 않는다. 제시된 해결책 또한 꽤나 원론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어서, 예컨대 정책 관련 연구자나 실무자가 이 책을 집어들었다면, 위와 같은 저자의 의견을 통해 대체 어떤 지견을 얻을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이 든다.

 

국내 현실과 관련한 다른 중요한 주제로 일자리와 관련된 내용을 살펴보자. 필립 코틀러 교수의 일자리 부족에 대한 원인 분석은 전반적으로 기술의 발전에 따른 인력 수요 감소에 초점을 두고 있다. 저자가 일부 인용하기도 하였지만, 이러한 인식은 사실 러다이트 운동 시절의 노동자들의 기술에 대한 인식과 거의 달라진 점이 없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이 책에서 제시하는 해결책은 요약하자면 새로운 기술 개발 및 기업가의 자발성에 의존한 일자리 창출정도 이상은 아니다. 굳이 더하자면 무급휴가정부 사업의 확장등이다. 이러한 주장은 오래전부터 논의되어 온 원인분석 및 해결책으로 신선한 면이 별로 없으며, 최근에는 그 실효성조차 의심받는 내용으로 굳이 필립 코틀러같은 대가의 입을 빌려 다시 들어야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임금 경직성 이론 등 기존의 노동경제학과 관련된 이론적 틀을 빌려 보다 체계적인 원인 분석을 하고, 그에 따른 해결책을 추가적으로 도출하는 서술이었으면 더 읽는 재미가 배가되지 않았을까?

 

아쉬운 점만을 언급해나가다 보니 책에 대한 비판적 언급이 많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경제경영 서적을 매달 5권 이상 읽지 않거나, 신문의 경제면만 읽으면 머리가 아픈 이들이라면 한번 집어들어 읽어볼 것을 추천하고 싶다. 이 책은, 적어도 그동안 어떤 우리가 몸담은 자본주의 체제의 어떤 지점에 문제가 있는지 그간의 논의를 명료하게 정리하여 좌표를 설정해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일반인을 상대로 하는 교양서임에도 꼼꼼하게 참고문헌의 정리가 되어 있는 편으로, 독자들의 추가적 목마름은 이 참고문헌 목록을 통하여 어느 정도 해결이 가능할 것이다. 더불어 약 2시간 정도면 다 읽어볼 수 있을 정도의 지극히 평이한 서술은 개론서를 지향한 것으로 짐작되는 이 책의 편집의도에 잘 부합한다. 못내 안타까운 점은 필립 코틀러라는 대가가 갖는 네임 밸류에 이 책의 무게감이 적절한가일 뿐이다. 오늘은 어제보다 힘들고, 내일은 오늘보다 힘들 것 같은 삶의 이유를 어디서부터 찾아야할지 모르는 이라면 부담없이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내용부터 한번 짚어볼 것을 권해본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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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은 어떻게 내 삶을 움직이는가 - 세상의 이면을 파헤치는 실전경제학 입문서
모셰 애들러 지음, 이주만 옮김 / 카시오페아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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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교과서를 통해 배우는 경제학은 모두 불변의 진리인지에 대해 의심을 품어본 사람은 많을 것이다. 경제학의 논리와 개념이 완전한 것이라면, 이 학문의 원리에 따라 움직이는 우리의 삶이 이렇게 고달플 리가 없기 때문이다. 최근의 경제위기에 대해서 주류경제학자 및 신자유주의자들은 주기적으로 오는 경기순환일 뿐이며, 이는 더 철저한 자본주의를 통해 극복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다른 관점을 가진 경제학자들은 이러한 주장은 허구이며 1930년 대공황을 극복한 것은 케인스식 수정자본주의의 채택이었다고 말하기도 한다. 이런 관점의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가? 더 나아가 자본주의적 생산은 일정한 시기가 되면 공황에 직면할 수 밖에 없다는 마르크스적 공황이론모든 공황은 시장의 효율성을 강화함으로써 극복할 수 있다는 주류경제학적 공황이론중 어떤 것이 우리의 삶을 더 잘 반영하는가에 대해서는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 이러한 의심의 한 꼭지에 대해 잘 설명해주는 책 한권이 우리 곁으로 왔다.

 

경제학은 어떻게 세상을 움직이는가라는 한국판 서적의 제목은 원제인 ‘Economics for the rest of us’의 뉘앙스를 거의 살리지 못한 부적절한 번역이라는 지적과 함께 책에 대한 소개를 시작하고자 한다. 이 책은 과거 마르크스도 관심을 가졌던 재분배노동시장 분석이라는 민감한 두 개의 주제를 다루고 있다. 그러나 이미 설득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이데올로기적 접근방법을 답습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저자는 경제학의 본령을 이루는 과거 학자들의 직관적인 분석에 기반하여 현대 신고전주의 경제학자 주장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방식을 택하겠다고 머리말에서 선언하고 있다.

 

책의 첫 챕터에서부터 인상적인 내용이 등장한다. 모든 미시경제학 교과서에서 금과옥조로 여기는 파레토 효율성(pareto efficiency)에 의문을 제기하는 점이 그것이다. 한 교과서에서 파레토 효율성의 정의를 그대로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하나의 자원배분 상태가 있다고 할 때, 어느 누구에게도 손해가 가지 않으면서 어떤 사람에게는 이득이 되도록 이를 변화시키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하자. 그렇다면 이와 같은 자원배분상태는 파레토효율적인 성격을 갖는다.”

이는 다시 말해서 파레토 효율적인 배분은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변화를 만들어낼 수 없으므로 더 이상의 개선이 불가능한 상태를 뜻한다는 것이다. 이는 언뜻 보면 너무나 절묘한 표현으로 구성된 이론으로, 비판의 여지가 없는 경제이론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에 대하여 저자는 이렇게 비판한다.

“..파레토는 재분배로 가난한 사람이 얻을 이득보다 부자가 더 크게 손실을 볼 확률이 얼마나 되는지 전혀 개의치 않았다.. 경제학계는 이 이론상의 가능성만을 토대로 자원의 재분배를 통한 경제 효율성을 버리고 파레토 이론을 경제 효율성의 척도로 삼았다.”

즉 파레토 이론은 현재의 분배 상황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재분배를 요구하는 주장에 대한 억제책으로, 결국 재분배에 반대하는 이들의 논리적 근거로 사용되어 왔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저자는 주류경제학에서 현재 별로 중요하게 다루지 않는 공리주의 관점을 적극 차용한다. 요컨대 공리주의적 관점에서는 사회가 얻는 효용 총합을 극대화화는 정책이 효율성을 달성하는데, 이에 따르면 부자가 소유한 1달러를 빈민에게 넘겨줄 경우 부자가 잃는것보다 빈민이 얻는 만족이 클 수 있으므로 공리주의적 경제 효율성이 달성된다는 것이다. 반면 파레토의 이론에 따르면 부자가 가난한 사람의 빈곤한 처지에서 실제로 기쁨을 얻는다면 재분배를 통해 빈곤을 줄일 경우, 가난한 사람이 얻는 이득보다 부자의 손실이 더 커질수도 있다고 본다. 이러한 논리는 상식의 입장에서 보면 얼토당토 않은 것임을 단숨에 알 수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 이런 방향성의 정책을 가능하게 하는 논리가 경제학 교과서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을 저자는 분명히 보여준다.

 

파레토 이론에서는 허울좋게 정부에서 모두가 이득을 보는 정책을 채택해야 한다고 규정하지만, 이득을 보는 사람이 생기는 한편 손해를 보는 사람이 생기는 정책에 대해서는 침묵한다고 저자는 계속 날선 비판을 이어나간다. 그의 시각은 다음의 문장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현실에서는 때에 따라 정부 정책으로 이득을 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손해를 보는 사람도 생긴다. 그러므로 파레토 효율성은 정책을 채택할 때 지침으로 삼기에는 무용지물이다.” 그런데 어떻게 파레토 효율성 개념이 이토록 중요한 정책 개념으로 자리잡게 되었을까?

 

파레토 못지 않게 현대 미시경제학 교과서에서 중요한 인물로 니콜라스 칼도(Nicholas Kaldor)와 존 힉스(John Hicks)를 들 수 있다. 두 학자는 파레토 효율성 개념을 정책에 적용할 수 있게 한 공헌이 있는 학자들이다. 이와 관련하여 칼도는 피해를 본 사람이 자기 손실에대해 보상을 받든 말든 누적된 전체 이득이 누적된 전체 손실을 초과한다면 그 정책은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하였으며, 힉스는 어떤 정책으로 피해를 본 이들이 해당 정책을 중단할 경우 수혜자가 입을 손실을 보상할 수 있고, 보상하고 나서도 이득을 볼 수 있다면 이런 정책은 시행되어서는 안된다.’ 라고 주장하였다. 이 두 주장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결국 자유시장에서 일어나는 자원 분배와 동일한 결과를 낳는 정책을 선택하게 된다는 것이다. 저자의 평가에 따르면 두 사람의 평가 기준이란 사실상 자유시장의 분배와 같은 결과를 낳는지를 확인하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실상 칼도의 보상 원칙(compensation priciple)이라는 것은 주류경제학자들 사이에서도 가상일 뿐 실제가 아니며, 객관적인 평가의 도구로 사용될 수 없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저자는 고전주의 선배 경제학자들의 논리를 바탕으로 신고전경제 이론의 이같은 비합리성을 보다 적극적으로 철저히 해부하여 논란의 여지를 남겨놓지 않는다. 또한 저자는 교육의 문제에 대해서도 우리의 현실과 밀접하게 살펴볼 수 있는 민감한 주제를 다루었다.

 

저자는 정부가 교육서비스를 제공하는 주된 이유가 무상 공교육이 재분배 정책의 일종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배제불가능성과 비경합성이 있는 일반적인 공공재와는 달리 교육은 배제 가능하고 경합 가능한 재화이기 때문에 사용재에 해당한다고 한다. 그러므로 투입되는 비용에 따라 격차가 발생할 수 밖에 없으며, 이 격차의 교정이 일종의 재분배 정책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공교육 축소를 외치는 기만적인 경제학자들의 논리에 효과가 없으니 교육에 돈을 낭비해서는 안된다라고 말할 것이 아니라, 중퇴율 감소와 빈곤율 증가에 따라 나타날 수 있는 학업성취도 하락을 예방했다고 말하는 것이 옳다.” 는 표현을 통하여 찬물을 끼얹는다.

 

역시 논란의 한가운데 서있는 주제인 임금 문제에 대해서도 저자의 비판은 거침이 없다. 저자가 들고나온 논리의 중심은 경제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아담 스미스의 생산물을 분배하는 문제는 구성원 간의 협상력에 따라 결정된다는 설명이다. 현대 미시경제학에서 가르치는 임금에 관한 경제 이론은 한계생산성이론(marginal productivity theory)으로 설명된다. 이는 각 생산요소는 생산에 기여한 가치만큼의 보수를 받게 된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으며, 신고전파경제학 분배이론의 골격을 이루게 되는 것이다. 다만 주류경제학자들 내에서도 이러한 이론은 자본의 성격, 내적 정합성(internal consistency)의 결여, 현실 설명력의 부족등 문제로 여러 가지 비판의 소지가 있음이 지적되고 있다. 저자는 이에 대하여 고전 경제학의 성서와도 같은 국부론을 꼼꼼하게 인용하여 이론적 결함을 지적하며 동시에 각종 현실 사례에서의 부정합성을 언급하여 현실적 결함 또한 자세하게 언급하여 노동의 한계생산체감 이론의 문제점을 다각도로 해부해낸다.

 

몇몇 중요한 현실 사례에 대한 체계적 분석이 이 책 내용의 중심이지만, 이 책의 내용만으로도 현대 주류경제학에서 항상 주장하는 자원의 재분배는 과학적 근거가 없을뿐더러 비효율성을 유발한다.’는 명제에 대한 반례 제시로써는 매우 충분하다고 하겠다. 경제학 교과서나 기본적인 경제이론에 익숙하면서, 이론과 현실의 부정합성에 조금의 의심이라도 품어왔던 독자라면 건조한 사실과 논증의 나열만으로도 이토록 박진감있는 독서가 가능하다는 것에 놀라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늘의 현실을 견디는데 어려움을 느끼는 모든 독자들에게 이 책을 한번쯤 읽어볼 것을 권하고 싶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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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을 입다 먹다 짓다
박정호 지음 / 한빛비즈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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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저성장 국면으로 접어든 우리사회에서 보다 효율적으로 경제활동을 하여야 할 이유는 날로 증가하고 있다. 성장 시기에는 몇 번의 실수가 용납되었지만, 지금은 직면한 경제적 문제 앞에서 물러서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 때문에 보다 자세한 경제지식을 갖추는 것은 오늘의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일반인들에게도 필수 불가결한 문제가 되었다. 다만, 쉽고 가독성 높은 것으로 정평난 교과서라고 하더라도 경제학이라는 학문의 특성상 각종 그래프와 수식은 비전공자에게는 상당한 진입장벽이다. 이런 이유로 경제학을 전공하지 않았으면서도 경제지식을 얻고자 하는 독자들을 겨냥한 다양한 경제 교양서가 다양하게 출간되고 있다. 그 중의 대표적인 사례로 이미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로 알려진 New ideas from dead economists’‘freakonomics’ 등을 들 수 있는데, 이 치열한 경쟁시장에 경제학을 입다/먹다/짓다라는 새로운 경제 입문서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 책의 저자인 박정호는 이미 경제학자의 인문학 서재라는 새로운 컨셉의 경제 교양서로 유명한 작가이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역사속의 현장이나 세계적인 명화나 음악등을 통한 경제원리 설명을 전작에서 하였기 때문에 이번에는 우리의 실제 삶에 들어있는 경제원리를 설명해보고자 한다고 한다. 전작은 인문학적 지식과 경제학의 만남이라는 신선한 구성을 통하여 독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요소가 있었으나, 실생활과 경제학의 접목이라는 아이디어는 이미 너무나 일반화된 경제 교양서의 컨셉이기 때문에 특별한 차별성을 갖지 않으면 유사 출판목록 사이에서 눈에 띄기도 어렵다.

 

이 책만의 장점이 무엇인지 살펴본다면 일단 평이하고 가독성 높은 문장을 들 수 있다.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경제학적 개념을 잘 읽히지 않는 문장으로 꾸역꾸역 접해야 한다면 그런 책이 입문서라고 볼 수 없을 것이다. 또한 각종 경제 이론 및 관련 지식을 장황하게 설명하는 등의 현학성을 보이지 않는 점도 보다 많은 독자가 이 책을 집어들 이유가 되는 장점이라고 생각된다. 두 번째 장점으로는 전작에서처럼 저자의 독서량을 짐작할 수 있게 해주는 방대한 사례의 제시를 들 수 있다. 다양한 측면에서 제시되는 실생활의 사례들은 핵심 개념의 직관적 이해를 도울뿐더러 그 자체로 독서의 재미를 더해주는 요소이다. 더군다나, 이러한 사례를 제시한 저자는 국내 저자이다. 사실 해외의 유명 경제교양서의 내용에서는 사례는 물론이거니와 저자가 기지를 발휘하여 섞어놓은 유머코드조차도 국내 독자에게 잘 와닿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 이 책은 그러한 해외 서적에 비교할 때 국내 독자에게 보다 시의성이 있는 책의 사례들은 큰 장점이 될 수 있다. 세 번째로 전체적으로 경제 개념의 설명에 매우 단순 명료하게 제시되고 있다. 이 특징은 얼핏 보기에 학문적인 깊이와는 거리가 있어보이는 이 책 전반의 균형을 잡아주는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이를테면 경제학 교과서의 서술에서 몇발자국 더 나가는 기발함같은 것은 없으되, 어떤 개념을 말하고 있는지가 매우 정확하게 전달된다. 이것이야말로 입문서가 갖추어야 할 장점이라 생각된다.

 

다만 약간의 단점들도 눈에 띄는데, 첫 번째 참고문헌 목록의 정리 미비는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대중 교양서로써의 판매를 목적으로 한 책이므로 일정 부분 scholarship의 희생은 어쩔 수 없다. 그러나 인용된 다양한 자료들의 원출처에 대한 접근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은, 독자를 이 책의 다음 수준으로 이끌 준비가 미흡하다는 것으로도 비출 수 있다. 또한, 전반적으로 재미있는 경제 이야기책 이상의 방향성 내지는 일종의 혜안 제시가 부족하다는 점도 조금은 아쉬운 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를테면 서적의 부제는 우리를 둘러싼 의식주 문제는 모두 경제라고 되어있으나 이에 따라 책을 모두 읽은 독자의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는 방향성의 설정이나, 의식의 개선을 유발할만한 내용이 뚜렷하게 드러나있지 않다. 이는 책 전체의 인상을 평이하게 만들어버리는 단점이 아닐 수 없다.

 

개인적으로 국내 경제교양서의 고전은 상당히 오래전에 출간된 새 열린 경제학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사실 본서에 비하여 학문적 깊이에 있어서는 훨씬 우수하다고 볼만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다양한 사례나 실생활과의 연결에 대한 신선함에서 바라본다면 본서가 더 낫다. 이렇게 볼 때, 본 서적은 기존의 유명 교양서와 함께 볼 수 있는 양질의 보완재라고 볼 수 있다. 인문학을 주제로 하였던 동일 저자의 전작과 비교해서는 저작의 무게감이 전반적으로 가벼워졌다고 평가할 수도 있겠다. 이런 변화가 장점인가 단점인가 판단하는 것은 책을 집어든 독자가 어떤 지점에 서있는지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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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리고, 세우고, 지키기
이지훈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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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의 목적은 효율적으로 인적, 물적, 지적 자원을 관리하여 최대한의 이윤을 얻는 것이라고 한다. ‘최소 투입, 최대 산출이라는 거의 구호에 가까워진 이 원리는 현대인의 의식을 지배하고 있다. 하지만, 업무의 실제 현장에서 이런 효율성을 어떻게 달성해야 할까? 적어도 교과서는 원칙과 사례를 언급하지만 정작 내 문제를 해결해주지는 않는다. 테일러주의와 욕구단계론, 맥그리거의 X-Y이론, 허즈버그의 2요인 이론을 완벽하게 설명할 수 있으면 과연 업무 효율성이 높을까 하는 의문은 누구나 품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미 우리나라 경영서 역사에서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한 ,,을 저술했던 작가 이지훈의 새 책 은 이런 실무자들의 목마름에 부응해줄 것으로 기대되는 책이다. 저자는 단순함과 관련하여 버려라, 세워라, 지켜라라는 3가지 덕목을 강조하면서 책의 서두를 시작한다. 말하자면, 교과서에서 항상 접하는 효율성 향상의 실무 방법론인 셈이다.

 

방대한 자료 수집과 이들의 자연스러운 인용, 배치는 저자의 주장에 편안하게 동의하도록 만들어주는 구성이다. 책을 읽어나가다 보면, 저자가 상당한 경력을 가진 기자라는 것을 다시금 떠올리게 한다. 또한 책이나 논문의 신뢰도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덕목은 참고문헌의 성실한 정리인데, 이 책은 대중서임에도 그러한 점을 소홀히 하지 않음으로써 내용의 신뢰성을 유지한다. 참고문헌 목록을 꼼꼼히 살펴보면, 출판된지 오래되어 구하기 힘들거나 기타 서적의 재인용을 한 흔적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대부분의 서적이 2010년 이후 출판된 것이며 또한 독자가 접근하여 읽을 때 큰 도움이 될만한 명저들이다.

 

책의 기반을 다지는 기본적인 자료 수집과 정리가 탄탄하다 보니 전체적인 내용 구성상의 밀도 또한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예컨대 P.250에서 저자는 복잡성 문제가 생긴 조직을 판별하는 소견으로 과도한 접점, 복잡한 계층구조, 불분명한 권한 및 책임소재, 경쟁사에 비해 느린 의사결정등을 들면서 이를 풀기 위해 명확한 역할과 책임 부여가 필요함을 역설한다. 이 사이에 뒷받침하는 논거들은 제프 베조스의 두판의 피자 법칙, 인류학자 로빈 던바의 뇌에 대한 설명, 스티브 잡스의 업무 경험들로 채워진다. 소위 돌직구식의 자기 주장을 일삼는 평범한 경영 대중서들에 비해 얼마나 설득력이 높은가?

 

좋은 경영서일수록 풍성한 사례의 제시 및 정리는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 책의 장점은 국외의 유명 사례를 언급하는 것 뿐 아니라 책의 독자인 한국인에게 어필할 수 있는 국내 사례를 균형있게 배치한다. P.2942014년의 프로야구팀 넥센의 성공사례에 대한 분석은은 저자의 사례 선택에 대한 감각을 엿볼 수 있는 내용이다. 저자는 SWOT분석에 따른 경영이 구단의 성공에 어떻게 기여하였는지도 설명하면서 자연스럽게 저자의 중심 논지인 선택과 포기로 연결짓는다. 이 과정에서 논리의 비약은 거의 찾아볼 수 없으며, 사례를 검토하는 것만으로도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의 전달이 이루어짐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저자 자신이 강조한 기자가 쓰는 글이 갖추어야 할 덕목에 스스로 부합하는 장점이며, 이 장점은 책 전반에 걸쳐 유지되며 가독성을 높여주는 요소로 작용한다.

 

읽는이에 따라서는 이 책이 과도한 인용 중심의 구성을 띄고 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모든 분야에서 보다 신뢰도 높은 근거를 요구하는 요즘 더 이상 내 말을 믿고 따르라, 불신자들이여.’ 라고 외치는 방식의 기술은 이제는 누구에게도 신뢰를 얻을 수 없다. 또한, 저자의 압축적인 요약 기술은 신속한 독서 이런 류의 서적에 대한 예상 독자가 흔히 원하는 를 원하는 바쁜 실무자들의 수고를 줄여주기에 충분하다고 생각되지만, 단순 요약집 성격의 실무 지침을 원하는 독자였다면 예컨대 chapter 4에서의 갑작스러운 거시적 시각 확장이 뜬금없어 보일지도 모르겠다. 또한, 국내 독자를 대상으로 한 실무지침서라지만 P.196부터 이어지는 대한민국 청년의 창업에 대한 불안감을 용기의 문제로 치환해버리는 내용같은 경우 사례의 현실 적합성과 관련된 문제제기가 충분할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간혹 보이는 자잘한 의문점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Guru가 없고, 어른이 사라진 지금 홀로 업무와 삶의 방향성 결정에 고민하는 대다수 직장인들에게 훌륭한 교양 강의로 기능할 수 있다. 또한, 참고문헌의 수량 및 우수성을 바탕으로 드러나는 저자의 풍부한 식견에 주목해본다면, 근래 출판시장의 화두가 되었던 메타-으로써의 역할도 기대할 수 있는 책이다. 여러 측면에서, 이 책은 다이어트가 대세인 이 시대에 우리의 인생도 다이어트가 가능할 것이라는 확신을 던져주며, 피터 드러커가 말했던 지식근로자(Knowledge worker)의 역량 향상이라는 화두에도 부합할만한 책이다. 다만, 그 향상되는 역량이 어떤 방향의 것인지는 읽는이가 누구인지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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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의 신 - 토크계의 전설 래리 킹에게 배우는 말하기의 모든 것
래리 킹 지음, 강서일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1월
평점 :
품절


말을 잘한다는 덕목은 인간의 의사전달수단이 울부짖음을 탈피한 이래로 언제나 사회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해왔다. ‘말을 잘하는 사람이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성공한 사람은 모두 말을 잘한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니, 대화의 중요함이란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아닐 것이다. 이 중요한 말하기 방법에 대하여 마치 개인지도를 받는 것과 같은 형식으로 잘 정리된 책이 출간되었다. ‘대화의 신이 제목인 이 책의 저자는 모르는 사람이 없는 토크쇼의 황제 래리 킹이다. 그는 서두에서부터 당시이 지금 말을 잘하든, 못하든 이 책의을 통해 말을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화술을 발휘하여 독자를 이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일단 재미있다는 것이다. 책의 구성은 전체적으로 일화를 중심으로 짜여있어, 매우 직관적으로 내용이 전달된다. P.45페이지에서는 래리 킹이 직접 겪었던 대화 중 유머의 사례를 그대로 묘사한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나는 하루에 시가를 열대 피우고, 매일 점심 먹을 때보다 마티니 더블 두 잔, 저녁에 또 두 잔을 마시죠. 그리고 젊었을 때보다 더 여자들과 어울립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의사가 그 점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봅니다.” “그런데, 내 주치의는 10년 전에 죽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읽으면서 작은 웃음이나마 짓지 않을 독자가 얼마나 될까. 이 부분에서 래리 킹이 전달하려는 것은 실상 대화에서 유머가 매우 중요하며, 특히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사실, 다 아는 이야기 아닌가? 중요한 것은 어떻게 독자에게 네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게 아는게 아니야.”라는 깨달음을 주는 것이다. 이 점에서 래리 킹은 본인의 말솜씨만큼이나 훌륭한 글솜씨로써 독자를 설득한다.

 

다만, 이런 식의 전개가 자칫 난잡한 내용의 만담집이 되버릴 수 있다는 위험성 또한 저자는 잘 알고 있는 듯 하다. 저자는 부분부분 요약정리 형태의 방점이 될만한 기술을 잊지 않으며, chapter 말미에 따로 Review를 첨부하는 편집의 묘를 발휘한다. 이런 지점에서 독자는 내가 분명 소설책이 아닌 실용서를 읽고 있음을 상기하게 된다. 중간의 내용에서 주제가 전환되는 흐름도 매우 부드러운데, P.135를 보면 유명한 협상 전문가인 허브 코헨의 일화와 관련하여 사례 코헨 서적의 인용 저자의 의견의 순서로 내용이 구성하여 가독성을 철저히 높이는데, 이와 같은 방식으로 래리 킹은 독서-몰입-이해의 공식으로 독자를 잘 이끌어나간다.

 

실무자의 관록 또한 책 곳곳에서 빛난다. 저자는 대화와 관련한 난제들을 정말 빠짐없이 짚어내어 chapter를 구성하였다. 사실, 누구나 안다고 여기는 부분이나, 누구나 중요한 것으로여기는 문제는 어느 책에나 있다. 그러나 P.98에서 처럼 남녀 간의 대화에 관한 나의 충고는, 가능하면 대화 초기에 상대에 대해서 많은 것을 파악하라는 것이다.” 같은 돌직구같은 기술은 실전에서 단련된 전문가의 날카로운 한마디인 것이다. 이런 영양가 넘치는 정보가 이 책에는 곳곳에 등장하니, 어찌 집중하지 않을 수 있으리오. 미국인의 책이기 때문에 사람과 사람간의 격의없는 대화가 훨씬 어려운 한국의 문화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는 점만 제외하면 이 책이 주는 대화에 관한 정보들은 대체로 그 가치가 매우 높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대화 고수의 무공 비급서에 가까운 느낌을 준다. 이 책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대화, 경청, 연습, 성공적이라는 간단한 진리이며, 그 진리에 쉽게 다가서는 길을 알려준다는 점이 이 책의 위대한 점이기도 하다. 과묵한 사람이 우대받는 풍조이며, 침묵이 금과옥조처럼 받아들여져 온 우리나라의 문화에서 보다 많은 이들이 대화와 말의 기법에 대해 관심을 가질 필요는 충분하다. 사이토 다카시 교수는 잡담에 당신의 인간성이나 인격같은 사회성이 모두 응축되어 있고, 30초의 대화 속에서 그것이 속속 간파된다.’ 라고 하지 않았던가? 나는 이러한 점에서 래리 킹의 이 책을 인생을 묵언수행으로 보낼 생각이 없는 모든 이들이 한번쯤 읽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내용이 쉽고 구성이 단순하니, 1시간 30분만 투자한다면, 읽는 이의 Human Relationship에 분명한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 한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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