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의 멍청이들 - 일이 힘든가? 사람이 힘들지! 꼴통들 때문에 회사 가기 싫은 당신에게!
켄 로이드 지음, 임지은 옮김 / 길벗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직장 생활을 단 한번이라도 경험해본이라면, ‘가장 힘든 것은 인간관계라는 말에 대체로 공감할 것이다. 어린 학생들은 인간관계라는 단어에 대하여 드라마에서나 나오는 거창한 직장내 정치나 권모술수 같은 것을 떠올리겠지만, 실제 직장에서 접하게 될 어려움이란 그런 대단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本能寺に あり!’같은 격언을 생각나게 하는 씁쓸함이며, 기억할때마다 어금니가 조금씩 갈려나가는 듯한 고통이다. 그런 점에서 사무실의 멍청이들은 오늘 저녁 기울여야 할 한잔의 술을 덜어주는 훌륭한 직장인의 동반자가 될 수 있을 한권의 친구이다. 저자는 서두에서부터 현실의 직장에서 살아 숨쉬는 멍청이들이 벌이는 실제 사건을 다루고 있으며 책의 멍청이 대책 행동요령은 추측이 아닌 실제 해결책임을 강조한다. 추천사에서 한 회사의 CEO는 기업의 생산성과 고객중심 사고를 위협하는 가장 중대한 불안요소는 다른 직원들과 마찰을 일으키는 이들이라고 한다. 실제로, 직장에서 내일을 꾸려나가는데 방해되는 모든 이들에게 ‘Idiots!’ 이상의 수식어는 아주 적절하게 들린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주제어 선택부터 성공적이다.

 

저자는 이런 멍청이들을 상사, 동료, 부하 그리고 면접자의 4영역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직장에서 나에게 강제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직책은 상사이기 때문에, 책에서도 미친 상사에 대한 내용을 가장 많이 다루고 있다. 다뤄지는 소재는 참으로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날것 그대로이다. p.34를 보면 이 리뷰를 쓰는 본인도 수차례 겪었던 프락치를 양성하려 드는 상사에 대한 언급이 나온다. 저자는 단번에 당신의 상사가 치명적인 멍청이라는 확고한 단서가 필요하다면 이것이 바로 그 증거다.”라고 정의하여 읽는이의 판단을 명확하게 도와준다. 그러나, 실제 상황에서 상사가 은근하게 당근을 들이대며 이런 부탁을 해온다면 이성과 논리로 거부할 수 있는 부하가 몇이나 될 것인가? 이러한 어려움에 대해 저자는 단체 식사 약속을 제안하라는 해결책을 제시한다. 이런 해결책이 실제로 모든 상사에게 먹힐 것인지에 대한 확신이 들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참으로 기발한 해결책이기 때문에 내가 이런 상황에 앞으로 접하게 된다면 시도해볼만한 무기로서 기억해둘 수 있다.

 

문제 상사 문제 동료에 대한 해결책은 인상깊은 점이 많은 반면, 문제 부하에 대한 해결책들은 그리 인상깊지 못하다. 저자 자신이 부하직원은 상사와 동료에 비해 처리 난이도가 낮은 편이다.”라고 언급한다. 실제로 이 글을 쓰는 나 자신의 경험에 의해서도 부하의 문제는 인사상의 불이익 가능성을 논하는 것으로 쉽게 해결되거나, 아니면 그냥 해결이 되지 않아 더 이상 직장내에서 볼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저자 또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상사로써의 통제권에 의존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실무 현장에서 부하 직원을 능수능란하게 관리하는 것은 중간관리자 입장에서는 성과 형성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어떤 면에서 경력 직장인들에게는 이러한 부분이 아쉽게 느껴질 수 있을법하다.

 

대부분의 독자들이 이 책의 네 번째 부분에는 별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것이다. 직장 내에서 면접관의 위치에 오를만한 직장인은 요즘같은 세상에는 정말 흔한 일이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부분을 가장 눈여겨 볼 것을 권하고 싶다. 업무상 만남에서 상대를 어느 정도라도 파악하는 능력이 매우 중요함은 재론할 필요가 없다. 이 책의 면접 관련항목은 꼭 면접관과 지원자의 상황이 아니더라도 실제 업무상 첫만남에서 어떤 사람들을 걸러내야 하는지를 잘 알려준다. 내가 잘 모르는 업무상의 상대방이지만, 누구나 탐낼만한 출중한 경력이 있다면 그의 경력에 약간의 허위 사실이 있음을 알게 된다고 하더라도 후광효과에 눈이 가려지게 마련이다. 바로 그런 순간에 어떤 분명한 판단을 내려야 하는지를 이 책이 말해줄 수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앞으로 직장생활을 앞둔 이, 현재 직장인으로 생활하는 이 모두에게 한번쯤 읽어볼 것을 권할 수 있다. 괴로운 업무 중 잠시 시간을 내어 읽어보면서 한번 시원하게 웃고 공감하는 용도로도 좋고, 실제로 이 책의 내용을 몇 번이고 읽은 후 체화하여 실전에서 능숙하게 직장내의 싸이코들을 걸러내는 프로가 되기 위한 교재로 활용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직장에서 은퇴한 후에도 제 2의 직장으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이들이 많은 요즘의 상황에서, 이 책을 읽어볼 필요가 없는 사람들이란 넉넉한 연금이나 자산이 보장된 극소수 복받은 이들 뿐 아닐까? 적어도 나는 그런 혜택과 거리가 먼 99%의 평범한 직장인이기에 이 책을 몇 번이고 다시 집어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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