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세계 역사에서 비즈니스를 배웠다
임흥준 지음 / 더퀘스트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흔히 비즈니스는 총성없는 전쟁이라고 말한다. 피가 튀고 살이 춤추지는 않지만 치밀한 전략과 멈추지 않는 역동성으로 순간 순간 승패가 결정되는 비즈니스 현장의 모습은 과거의 전쟁과 사실 그다지 다르지도 않다. 본래 첫 직장을 은행원으로 시작했던 저자는 역동적인 직장생활을 꿈꾸고 해외영업을 위주로 하는 회사로 자리를 옮겼음을 책의 서두에서 밝히고 있다. 이후 우여곡절을 거쳐 우수 기업의 중견 간부가 되었다. 이 책은 저자의 영업사원으로써의 성장 과정과 그 아이디어의 원천이 되었던 역사적 사실들을 함께 접할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저자는 상황에 끌려다니는 것을 당황하게 생각하지 말고 상황을 이끌어가는 사람이 될 것을 강조하면서, 스스로는 그 길을 전쟁사에서 찾았기 때문에 그 내용을 함께 소개한다고 말하고 있다. , 세상에 일어나는 사건의 9할이 개인이 통제할 수 없는 이유로 발생하지만 그 결과는 어떤 행동을 취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고 역설하면서, 역사 또한 현재에 만족하는 사람이 아닌 자신의 능력을 끊임없이 시험하고 한계에 도전한 사람들에 의해 진보해왔다고 한다.

 

책의 꼭지는 21개로 이루어져 있는데, 모든 챕터에서 인상적인 전쟁사 장면을 읽을 수 있다. 누구나 아는 스위스 용병, 카이사르의 갈리아 전쟁 및 노르망디 상륙작전 등의 내용도 보이지만 칭기즈칸이나 둘리틀 대령, 에티오피아 아두와 전투 등의 일화는 매우 신선하다. 그리고 각각의 전쟁사와 유사한 저자의 비즈니스 경험을 해당 내용에 연결한다. 해서 동일한 주제에 역사와 저자의 경험을 한데 버무리고 말미에는 현장의 선배로써 초보 사회인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교훈을 간단히 언급하는 것이 이 책의 전반적인 구성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선택과 집중이 만병통치약이 아님을 보여주는 책의 20 chapter 였다. 선택과 집중은 일반적으로 모든 직장에서 금과옥조처럼 여겨지는 전략이다. 저자 스스로가 회사에 입사하여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라고 한다. 저자는 이어서 디엔비엔푸 전투라는 특정 전략 지점을 요새화한 프랑스군의 전략은 이미 그 의도를 읽어냈던 호치민에 의해 철저히 간파당했고, 보다 우세한 화력을 지녔던 프랑스군이 대패하여 결국 베트남을 포기해야했던 일화를 소개한다. 잘못 선택된 과제에 과도한 자원이 투입되어 실패할 경우 조직 전체의 운명이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상기 내용에 이어 저자는 본인의 실패 사례를 솔직한 어조로 소개한다. 중국의 국가 계획상 대규모 영수증 프린터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었으며, 저자는 이에 대비하여 관련성이 있는 10개 회사에 대해서만 집중적으로 영업을 진행하고 기존의 거래선에 대해서는 관계를 단절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프린터 수요를 유발하는 중국 정부의 법령 시행이 한없이 연기되는 바람에 중국 영업에 대한 전략 전체를 처음부터 다시 짜야 했다는 고통스러운 이야기이다. 보통 성공 사례 위주로 채워지는 비즈니스 관련 서적에서, 특히 자신의 이야기를 소개하면서 실패한 경험담을 진솔하게 설명하는 부분은 독자에게 책 전체의 신뢰도를 높여주기에 충분하다.

 

소위 사회인으로 살아가며 기억해야 할 비즈니스와 경영 원칙에 대하여 우리는 수많은 매체를 통하여 접하고 또 배우며 살아간다. 그렇지만 중요한 순간에 떠오르는 내용은 선배와 술을 한잔 나누며 듣는 진심어린 충고이다. 이 책은 전문적 지식과 딱딱한 논리로 무장한 학술서가 아닌, 부드러운 선배의 한마디 가르침으로써 우리에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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