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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의 신 - 토크계의 전설 래리 킹에게 배우는 말하기의 모든 것
래리 킹 지음, 강서일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1월
평점 :
품절
‘말을 잘한다’는 덕목은 인간의 의사전달수단이 울부짖음을 탈피한 이래로 언제나 사회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해왔다. ‘말을 잘하는 사람이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성공한 사람은 모두 말을 잘한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니, 대화의 중요함이란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아닐 것이다. 이 중요한 말하기 방법에 대하여 마치 개인지도를 받는 것과 같은 형식으로 잘 정리된 책이 출간되었다. ‘대화의 신’이 제목인 이 책의 저자는 모르는 사람이 없는 토크쇼의 황제 래리 킹이다. 그는 서두에서부터 당시이 지금 말을 잘하든, 못하든 이 책의을 통해 말을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화술을 발휘하여 독자를 이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일단 재미있다는 것이다. 책의 구성은 전체적으로 일화를 중심으로 짜여있어, 매우 직관적으로 내용이 전달된다. P.45페이지에서는 래리 킹이 직접 겪었던 대화 중 유머의 사례를 그대로 묘사한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나는 하루에 시가를 열대 피우고, 매일 점심 먹을 때보다 마티니 더블 두 잔, 저녁에 또 두 잔을 마시죠. 그리고 젊었을 때보다 더 여자들과 어울립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의사가 그 점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봅니다.” “그런데, 내 주치의는 10년 전에 죽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읽으면서 작은 웃음이나마 짓지 않을 독자가 얼마나 될까. 이 부분에서 래리 킹이 전달하려는 것은 실상 대화에서 유머가 매우 중요하며, 특히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사실, 다 아는 이야기 아닌가? 중요한 것은 어떻게 독자에게 “네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게 아는게 아니야.”라는 깨달음을 주는 것이다. 이 점에서 래리 킹은 본인의 말솜씨만큼이나 훌륭한 글솜씨로써 독자를 설득한다.
다만, 이런 식의 전개가 자칫 난잡한 내용의 만담집이 되버릴 수 있다는 위험성 또한 저자는 잘 알고 있는 듯 하다. 저자는 부분부분 요약정리 형태의 방점이 될만한 기술을 잊지 않으며, 매 chapter 말미에 따로 Review를 첨부하는 편집의 묘를 발휘한다. 이런 지점에서 독자는 내가 분명 소설책이 아닌 실용서를 읽고 있음을 상기하게 된다. 중간의 내용에서 주제가 전환되는 흐름도 매우 부드러운데, P.135를 보면 유명한 협상 전문가인 허브 코헨의 일화와 관련하여 사례 – 코헨 서적의 인용 – 저자의 의견의 순서로 내용이 구성하여 가독성을 철저히 높이는데, 이와 같은 방식으로 래리 킹은 ‘독서-몰입-이해’의 공식으로 독자를 잘 이끌어나간다.
실무자의 관록 또한 책 곳곳에서 빛난다. 저자는 대화와 관련한 난제들을 정말 빠짐없이 짚어내어 chapter를 구성하였다. 사실, 누구나 안다고 여기는 부분이나, 누구나 중요한 것으로여기는 문제는 어느 책에나 있다. 그러나 P.98에서 처럼 “남녀 간의 대화에 관한 나의 충고는, 가능하면 대화 초기에 상대에 대해서 많은 것을 파악하라는 것이다.” 같은 돌직구같은 기술은 실전에서 단련된 전문가의 날카로운 한마디인 것이다. 이런 ‘영양가 넘치는 정보’가 이 책에는 곳곳에 등장하니, 어찌 집중하지 않을 수 있으리오. 미국인의 책이기 때문에 사람과 사람간의 격의없는 대화가 훨씬 어려운 한국의 문화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는 점만 제외하면 이 책이 주는 대화에 관한 정보들은 대체로 그 가치가 매우 높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대화 고수의 무공 비급서에 가까운 느낌을 준다. 이 책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대화, 경청, 연습, 성공적”이라는 간단한 진리이며, 그 진리에 쉽게 다가서는 길을 알려준다는 점이 이 책의 위대한 점이기도 하다. 과묵한 사람이 우대받는 풍조이며, 침묵이 금과옥조처럼 받아들여져 온 우리나라의 문화에서 보다 많은 이들이 대화와 말의 기법에 대해 관심을 가질 필요는 충분하다. 사이토 다카시 교수는 ‘잡담에 당신의 인간성이나 인격같은 사회성이 모두 응축되어 있고, 단 30초의 대화 속에서 그것이 속속 간파된다.’ 라고 하지 않았던가? 나는 이러한 점에서 래리 킹의 이 책을 인생을 묵언수행으로 보낼 생각이 없는 모든 이들이 한번쯤 읽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내용이 쉽고 구성이 단순하니, 단 1시간 30분만 투자한다면, 읽는 이의 Human Relationship에 분명한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 한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