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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쾌한 반격의 기술, 오자서병법 ㅣ Wisdom Classic 11
공원국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3월
평점 :
기본적으로 병법서는 군사를 지휘하여 전쟁하는 방법에 관해 알려주는 책을 말한다. 다시 말해, 전쟁에 나아가 승리하기 위한 전략서이다. 그런데 현대에 이르러서는 병법서가 경제‧경영 전략서 혹은 삶의 전략서로 활용되기에 이르렀다. 병법서 중 동‧서양을 막론하고 가장 많이 읽히는 「손자병법」의 영향을 받았다고 말하는 대표적인 인물로 일본에서 성공한 기업가 손정의와 창조 경영자로 유명한 기업가 스티브 잡스와 빌 게이츠를 꼽을 수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 정치인과 경제인 중에서도 손자병법을 인용하는 인물이 적지 않다. 이는 병법서가 단순히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전략만을 알려주는 데서 그치지 않고 적을 파악하는 법, 나를 다스리는 법, 문제에 대처하는 법 등 복잡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능력을 계발하는데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그 효용의 폭이 넓어졌다는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
다수의 성공한 사람들이 읽었다고 말하는 병법서인 「손자병법」 대신 내가 읽은 최초의 병법서는 《오자서병법(2014.3.14. 위즈덤하우스)》이다. ‘약자가 강자를 이길 수 있는 반격의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다는 책 소개 글에 마음이 움직였고 너무나도 유명해서 어떤 책을 선택해야 할지 헷갈리는 손자의 병법서와 반대로 잘 알려지지 않은 《오자서병법》으로 병법서 분야에 입문하고 싶었다. 이 책은 제1부에서는 《오자서병법》에서 얻을 수 있는 ‘반격의 조건’을 하나씩 살펴보았고 제2부에서는 《오자서병법》의 핵심, 즉 ‘반격의 실천’으로 역사의 주인공이 된 네 명의 창업자를 사례로 다루었다.(p.9-10)
《오자서병법》 제1부에서 말하는 반격의 조건은 다섯 가지다.
첫째, 싸움에서 이기려면 자부심을 내세워라.
둘째, 싸우기 전에 내부를 먼저 다스려라.
셋째, 마음은 필사에, 몸은 필생에 두어라.
넷째, 강자를 상대할 수 있는 핵심을 파악하라.
다섯째, 최후의 승부수로 적에게 타격을 입혀라.
제2부에서는 네 명의 실존 인물이 《오자서병법》을 어떻게 실행하였는지 보여준다. 《오자서병법》을 실행하였지만 관우의 죽음 후 이성을 잃고 스스로 무너진 유비를 하수로 칭하였고, 《오자서병법》을 활용하여 중원의 주인이 되었지만 최고의 자리에 올랐을 때는 공포정치를 하여 덕은 잃은 주원장을 중수라 칭하였다. 그리고 상수 유방과 고수 모택동이 등장한다. 네 명의 인물을 통해서 알 수 있듯이 《오자서병법》은 기본적으로 상대는 강하지만 덕을 잃어 허점을 가진 이를 말한다. 그러므로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 우선 나의 내부를 다스려야 하며 나의 군대를 가장 안전한 곳에 배치하라고 이른다. 그리고 전투에 나셨을 때는 전진할 때와 후퇴할 때, 즉 타이밍을 잘 알아야 하며, 마지막으로 강한 적을 만나 전투를 끝내기 위해서는 결정적인 순간이 올 때까지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일반적으로 고전은 어려울 것이라는 짐작으로 쉽게 읽기를 시도하지 못한다. 나는《오자서병법》을 읽기 전 이 책이 고전이라는 점과 병법서라는 점 때문에 적지 않은 시간을 투자해서 읽어야 할 책으로 생각하였다. 그런데 예상 외로 수월하게 읽혀 놀랐다. 그러나 책에서 제기하는 조건은 과거 실제 전투 상황에서 승리를 거두는 것을 전제하였기 때문에 과학문명이 발달한 현대사회에서 일상생활을 누리며 살아가는 현대인이 무엇을 취하고 무엇을 버려야할지는 책을 읽은 독자가 결정해야 할 일이다. 우리 앞에 놓여 진 현대의 삶이 《오자서병법》에서 제시하는 전투 상황과 다를 바 없다고 말하면 너무 씁쓸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