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도 합시다
이철희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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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대에는 학생의 의무를 이행하느라 정치에 무지했고 이십대에는 위정자들의 지도력과 도덕성이 실망스러워 정치를 외면했다. 삼십대에 이르러서야 정치를 외면하는 것이 나의 권리를 스스로 포기하는 것과 같다는 의미를 이해했다. 정치에 대한 관심의 시작은 그때부터였다. 그러나 관심이 이해를 전제로 하는 것은 아니기에 여전히 나의 가치관으로는 정치인들의 행태는 상식 밖이고 미지수다. 과연 우리나라 정치 문화의 발전 가능성은 열려있는지 의문스럽기만 하다.

 

최근 남동생의 추천으로 즐겨보는 프로그램이 있다. 김구라, 이철희, 강용석이 출연하는 ‘썰전’이 그것이다. 불특정 다수인을 상대로 하는 방송에서 눈치 보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세 사람의 용기 있는 입담은 흥미롭다. 게다가 정치, 시사, 문화 등 분야를 가리지 않기에 소위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일률적인 시각이 아닌 다양한 측면에서 들을 수 있다. 바로 이것이 ‘썰전’을 기다리게 만드는 힘이다.

 

‘썰전’에서 활약 중인 이철희 소장의 책이 출간되었다. ‘알아서 기지 맙시다. 담벼락에 욕이라도 합시다.’라는 부제가 붙은 《뭐라도 합시다(2014.02.27. 알에이치코리아)》는 평소에 이철희 소장의 정치적 견해에 마음이 움직였기에 읽게 되었다.

 

《뭐라도 합시다》는 보수와 진보의 태생적인 차이를 설명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진보를 시끄러운 깡통’이라고 ‘보수를 답답한 꼴통’이라고 지칭하며 우리나라의 현재가 있기까지 진보와 보수가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설명한다. 그리고 정치가 현실에서 정직하게 뿌리내리기 위해서, 다시 말해 국민이 정치의 효용을 제대로 느끼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우리가 알아야 할 ‘정치에 관한 기본상식’을 알려준다. 이야기 중에서 제일 지겨운 것은 단연 정치 이야기라고들 하지만 《뭐라도 합시다》를 통해 읽는 정치 이야기는 지겨운 줄 모른다.

 

개인적으로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과 안철수의 단일화 노력을 안타깝게 지켜보았던 한 사람으로서 민주당의 패배 원인을 객관적인 시각에서 다시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어서 의미 있었다. 그리고 대한민국 18대 대통령인 박근혜의 현재는, 박근혜 대통령이 어떤 과정을 거치며 그 위치에 올랐는지 과정을 알려고 하지 않은 채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선입견이 지배적이었던 내 생각을 재정립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정치의 속성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현 정부에서 실패하지 않으려면 ‘소통’이 필요하다는 이철희 소장의 견해에 찬성표를 던지고 싶다.

 

나는 그동안 ‘정치적’이라는 의미를 부정적으로 생각해왔다. 그러나 이제 살아볼 만한 세상,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보통의 시민도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해야 한다는 진리를 알게 되었다. 정치의 기본상식, 정치 방정식을 알고 싶은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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