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의사가 아빠를 보여주었다. 엄마가 관에 누운 아빠를 향해 소리쳤다. 이게 무슨 짓이야!
호스피스에서도 아침이면 밥 주고 점심이면 밥 주고저녁이면 밥 준다. 찻잔에는 얼룩이 남고, 수건에는 물기가 남는다. 다른 것이 있다면 모두 지나치게 친절하달까.
아빠가 죽자 엄마는 새한다. 엄마는 오늘 높다. 아침부터 나를 뿌리치는 새. 아침부터 나무 꼭대기에서 울었다. 새는 눈이 짓무르고, 여위어서 내 옆구리에 깃들었다. 나는 베갯잇을 뒤집어쓰고 울었다.
엄마가 세 가지를 못 견디겠다고 한다. 한 년이 미운 것. 두 년이 미운 것. 세 년이 미운 것,
아들이 보는 엄마와 딸이 보는 엄마는 다르다고 한다. 아들이 오면 우아하고 편안하다고 한다. 너그럽고 단정하다고 한다. 딸이 오면 표독스러워진다고 한다. 신경질난다고도 한다. 위선을 버리고 본능적으로 행동한다고한다. 이 본능과저본능을 내놓고 다툰다고 한다. 실망하고 싸우고, 할퀴고 들춘다고 한다. 엄마는 관 속에 누워서도 모르는 게 없다고 한다.
이미 우는 것은 새가 아니고 아직 노래하는 것은 목구멍이 아니고 영원히 사라지는 것은 영혼이 아니고
모래사막은 하늘에 떠 있고 그것을 쳐다보고 첨성대는 전염병이 창궐하리라 별점을 치고
두껍아 두껍아 헌집 줄게 새집다오 하면서 모래여 모래여 시신 줄게 무덤 다오 하면서
사실 나는 몸이었던 적이 없어요 사실 나는 섬이었던 적도 없어요
닭이나 돼지가 부활하면 또 죽인다. 또 먹는다. 엄마가 부활하면 다시 나를 잉태시킨다. 몸에 담긴 물이 아직까지 찬 모래 속에 앉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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