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늘 변한다는 사실이었다.

혼자여도 괜찮아, 라는 말이 간절히 듣고 싶었던 때그래도 둘이 살아야지. 라고 많은 사람들이 말했었다.
그런데 말이야, 살다 보니 혼자도 꽤 괜찮더라고.

"둘이 먹는 척하려고 컵라면 두 개 샀어."
그러자 A의 답톡.
"나는 쟁반자장 혼자 시켜먹고빈 그릇에 젓가락 네 개 꽂아서 내놨어.
마치 둘이 먹은 것처럼."

누군가 말했다.
"자취생들은 냉장실보다 냉동실이 더 큰 냉장고를 사야 해."
200% 동감이다.
이제 1인 가구 시대가 도래했으니,
냉장고 관련 업체에서는 참고해주기 바란다.

그래, 소화제만 잘 준비해두면까짓것 혼자 있을 때 체해도 두렵지 않다.
진료는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
체하면 소화제에게

언제부터였을까. 대충 읽는 버릇이 생겼다.
신문에서부터 사용설명서까지도 말이다.
그리고 사람은 또 얼마나 대충 보고 살았을까.
소개팅에서 한 번 보고 별로라고 단정지어버린 많은 남자들.
어쩌면 그들을 대충 읽은 대가로지금 혼자인 건지도 모르겠다.

혼자 살고 있는 후배 역시 비슷한 걱정을 하고 있었다.
원룸 베란다를 옷장 삼아 행거로 도배를 했는데도 옷을 둘 데가 없어상자에 겹겹이 쌓아두었다는 것이다.
상자에 넣어두니 찾을 수가 없어, 비슷한 옷을 사고 또 사고언제 한번, 옷장 터지는 싱글 여성들끼리 모여바자회라도 열어야겠다.

사람이 경험을 활용하는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는 것 같다.
‘나도 당해봤으니, 너도 당해봐라‘와
‘내가 당해봐서 아니까, 너한테는 그러고 싶지 않다.‘

기우(杞憂 앞일에 대해 쓸데없는 걱정을 함. 또는 그 걱정..

옛말에, 소금처럼 귀한 존재가 되라 했거늘그 귀하다는 소금이 나의 부엌엔 없다.

‘대체인력‘이란 말은 어쩐지 슬프다.
아무리 훌륭하고 능력 있는 사람도수틀리면 ‘대체인력으로 바뀔 테니까.
직장은 사회는 그런 곳이니까.
이런 생각을 하고 나니.
소금 대신 조미김에 싸먹는 달걀 맛이어쩐지 좀 쓰다.

현재 핑크 바이크는옷걸이가 되었다.

일명 망치고데기.
차라리 진짜 ‘망치‘면 좋겠다. 못이라도 박게.

쇼핑백과 비닐도 버리지 않아 베란다에 가득 쌓여 있고이미 기능을 상실한 휴대폰들도 서랍 속에 고스란히 누워 있다.

언젠가 한 번은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서쌓아두고 쌓아두고 쌓아두고,

고민이 있으면 있는 대로 하루하루 넘기는 것,
그게 긍정적으로 세상을 살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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