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은 진리, 이치를 믿으라고 했지 부처님을 믿으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내가 설한 법은 이 세상의 원리다. 이 법으로 자기를 밝혀나가는 원리로 삼아라. 이 법을 닦을 자는 오직 본인밖에 없다"는 말씀을 유언으로 남겼습니다. 법을 등불로, 자기 자신을 등불로 삼으라고 하셨습니다.

진정한 믿음은 사물의 이치에 대한 확고부동한 깨우침에서 나오는 것이지 다른 사람들을 따라 몰려다니면서 얻어지는 게 아닙니다. 세상을 살면서 열심히 모은 것들이 죽을 때 무슨 의미가 있을지를 생각해보십시오. 바쁘다고 정신없이 살다가 어느덧 삶을 마무리해야 하는 게 인생살이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지혜로 마음의 밭갈이를 해야 된다. 나는 그렇게 해서 진리와 평안을 수확한다"라고 하셨습니다.
- P61

세속의 삶에서 가난과 궁핍은 고난의 상징입니다. 그러나 도는 몸이 가난할 때 열립니다. 정말 가난한 사람은 몸이 가난한 이가 아닙니다. 마음이 황무지 같고 기갈이 든 사람이 마실 물을 찾듯 항상무언가를 갈구하고 두리번거리며 만족을 모른다면, 그가 정말 가난한 이 입니다. - P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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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擧, 양무제가 달마대사에게 물었다.

무제 불교의 근본진리가 무엇입니까?

달마 확연해서, 근본진리 같은 것은 어디에도 없소.

무제 내 앞에 있는 그대는 누구요?

달마 알지 못하오.

무제는 알아듣지 못했다. 달마는 바로 강을 건너 위나라로 갔다. 무제가 나중에 이를 지공에게 물었다.

지공 폐하는 달마화상이 어떤 인물인지 아십니까?

무제 알지 못하오.

지공 그는 관음대사이오며, 부처님의 깨침을 전하러 오신 것입니다.

무제는 후회하고 바로 사신을 파견하여 달마를 모셔오도록 했다.

지공 폐하, 사신을 보내 모셔오라고 하지 마십시오. 나라 사람들 모두보내도 그는 돌아오지 않습니다.
- P12

‘향상종승向上宗乘‘은 최고의 불법을 뜻한다. 향상‘은 소위 향상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최고‘ 라는 의미이다. 즉 최고의 선, 불교의 근본이라는 말이다. 

과거 · 현재·미래의 모든 부처님도 다만 자신들만이 알고 있을 뿐(자내증自內證)이지 그것을 남에게 가르치지는 못한다. 선의역대 조사도 그 경지를 제시할 수 없었다. 

‘일대장교‘에도 궁극의 것은 나타나 있지 않다. ‘향상종승의 일‘이란 이같이 심오하고 깊은일이라는 뜻이다. 자, 여기에 이르러 어떻게 가르침을 청하면 좋을까.

‘불佛‘이라고 한마디 하면 이미 진흙탕에 빠져 있고, ‘선‘이라고 말하기만 해도 얼굴이 화끈해진다. 오랜 수행을 쌓은 자도, 어제오늘 선문에 들어온 초심자도, 곧바로 이것을 잡아 공부해야 한다.
- P21

조주의 가르침 중에는 "지도至道는 어렵지 않다. 다만 간택棟擇을 해서는 안 된다(지도무난 유혐간택至道無難 唯嫌棟擇)"라는 말이 있다. 

이 어구는 선종 제3조 승찬僧豫, ?-606의 《신심명信心銘》에 나오는 말이다.

‘지도‘는 궁극의 깨달음을 뜻하고, ‘간택‘은 취사분별取捨分別한다는 의미이다. 

즉 궁극의 깨달음은 다만 취사분별을 피하는 것일 뿐이라는의미이다.
- P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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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읽는 벽암록 한 권으로 읽는 시리즈
원오 극근 지음, 혜원 옮김 / 김영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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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오가 일관되게 주장하는 기본적인 입장은 세 가지로 간추릴 수 있다. 

첫째, 있는 그대로의 자기를 있는 그대로 긍정한다는 생각은 미망이다. 

둘째, 결정적인 대오철저의 체험을 얻지 않으면 안 된다.있는 그대로가 부처라고 말하는 것은 그다음의 일이다. 

셋째, 대오의체험을 얻기 위해서는 공안을 자의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는태도를 버리고, 의미와 논리를 끊은 한마디, 즉 활구로 궁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벽암록》은 문자선의 대표작이지만, 개오를 향한 강력한 실천적 의지가 나타나 있다. 더욱이 원오의 이 세 가지 핵심 사상은 〈벽암록〉의수시, 평창에서 일관되게 나타난다. 그러나 공안을 활구‘로 삼으면 어떻게 해서 ‘대오‘라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벽암록》에 설명되어 있지 않다.
- P587

공안을 온 힘을 다해 활구로 투관하여 실제로 깨닫게 하는 방법은이미 오조 법연?-1104에 의해 실행되기 시작하였다. 원오의제자 대혜 종고는 위의 세 가지 논점을 하나로 통합하여 간화선을 완성하였다. 대혜의 선법은 원오의 선사상 위에서 정립될 수 있었다. 운문종의 《설두송고》가 임제종 원오의 문자선을 탄생시키는 근원이 되었다면, 간화선은 《설두송고》와 《벽암록》의 결정체라고 볼 수 있다.
- P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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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돌과 나무, 흙, 물 등으로 결합된 것을 단지 ‘집‘이라는 이름으로 부르듯이, 수많은 인연이 화합된 이 몸을 나라고 부를 뿐, 따로 나라고 할 만한 실체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나의 힘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알고 있지만 그것은 착각입니다. 지금 당장 내쉰숨이 돌아오지 못하거나 들이쉰 숨을 내뱉지 못하면 곧 죽습니다.

잠시라도 인연을 떠나서는 존재할 수 없지요. 그러니 ‘나‘라고 하는것은 실체가 아니고 인연의 그림자임이 분명합니다.
- P43

땅에서 만물이 자라나듯이 마음에서 만법이 생기느니라.
따라서 마음이 항상 청정하면 일체지(一切智)가 분명하리라.

산천초목은 모두 땅에 의지해 자라납니다. 세상 어디를 둘러보아도 허공에 뿌리내린 나무는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세상만사가 복잡다단하고 번뇌망상이 온 천지를 뒤덮으며 짓누르더라도 결국은 마음으로 귀결됩니다. 나의 생각 하나를 벗어나서는 번뇌도 해탈도 무명도 보리도 없습니다. 모든 것이 ‘생각‘ 즉 마음에서 일어나는 일들입니다.
- P45

백 척의 기다란 장대 끝에 앉은 사람이여

비록 들어가기는 했으나 진실하지 못하도다

백 척의 기다란 장대 끝에서 한 걸음 내디뎌야만

시방의 모든 세계에 온몸을 놓아두리라.

장사경(長沙景)선사의 「백척간두송입니다. 
이 글은 수행자들에게 공부의 끝을 보여주는 본보기입니다. - P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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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은 발바닥부터 정수리까지, 그리고 다시 정수리에서 발바닥까지 몸을 살펴보라고 하셨습니다. 그냥 이몸을 지켜보십시오. 어떤 것이 보이나요? 본질적으로 깨끗한것이 있나요? 내재하는 실체가 있나요? 모든 몸은 점점 쇠퇴합니다. 

부처님은 몸이 우리에게 속하지 않는다고 가르치셨습니다. 모든 조건 지어진 현상들은 변하므로 몸이 이렇게쇠퇴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 P235

여러분을 방문하는 친척들을 보듯이 들숨과 날숨을 바라보십시오. 친척들이 떠날 때면 여러분은 그들을 배웅하기 위해 따라갑니다. 여러분은 그들이 차를 타고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바라본 뒤 다시 집안으로 돌아갑니다. 

이와 똑같이 호흡을 바라봅니다. 호흡이 거칠면 거칠다고 알고, 호흡이 미세하면 미세하다고 압니다. 호흡이 점점 섬세해져도 호흡을 따라갑니다. 그러면 마음이 깨어납니다. 결국은 호흡이모두 사라지고 알아차림만이 남습니다. 

이것이 부처님을 만나는 것입니다. 우리는 명확한 깨어 있음을 지닙니다. 이것이
‘아는 자‘, ‘깨어난 자‘, ‘빛나는 자‘인 부처입니다. 앞과 명확 - P237

앎을 제외하고는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내려놓으십시오, 명상을 하다 마음에 형상이나 소리가 나타나도 속지말고, 그것들을 모두 내려놓으십시오. 어떤 것도 잡지 말고,
그저 하나가 된 깨어 있음과 머무르십시오. 과거나 미래에대해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냥 가만히 있으면 나아감도 없고물러남도 없고 멈춤도 없는 곳에 이를 것입니다. 

여기에는집착하고 잡을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왜 그럴까요? ‘자아‘가없고, 내가 없고, 나의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부처님은 어떤 것도 지니지 말고, 이렇게 모든 것을 비우라고 가르치셨습니다. 알고는 놓아버리십시오.
- P238

부처님은 "이것은 나 자신이 아니며 나의 것이 아니다"라고 보는 것보다 더 뛰어난 명상은 없다고 가르치셨습니다.

나와 나의 것‘은 단지 인습일 뿐입니다. 이런 식으로 모든것을 이해하면 평화로워집니다. 현재 순간 속에서 무상의 진리를 깨닫고, 어떤 것이 나의 자아가 아니며 나의 것이 아님을 알면, 이것이 허물어질 때 평화로울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은 흙, 물, 바람, 불의 요소일 뿐입니다.

이렇게 보기는 힘들지만 우리 능력을 벗어난 것은 아닙니다. 이것을 보는 데 성공하면 만족을 얻습니다. 그리고 화와욕심, 어리석음이 줄어듭니다. 

마음속에는 언제나 법이 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그저 흙, 물, 바람, 불이기에 질투나 원한이 사라집니다. 이 이상의 무엇은 없습니다. 이 사실을 받아들이면 부처님 가르침의 진리를 봅니다.
- P259

저는 고통, 고통의 원인, 고통의 소멸, 고통의 소멸에 이르는 길을 이해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고통을 알면,고통을 던져버려야 합니다. 고통의 원인을 알면 그것을 던져버려야 합니다. 고통의 소멸을 보기 위해 명상하십시오. 무상, 고통, 무아를 보면 고통이 사라질 것입니다.

명상을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버리기 위해 명상합니다.얻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 P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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