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돌과 나무, 흙, 물 등으로 결합된 것을 단지 ‘집‘이라는 이름으로 부르듯이, 수많은 인연이 화합된 이 몸을 나라고 부를 뿐, 따로 나라고 할 만한 실체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나의 힘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알고 있지만 그것은 착각입니다. 지금 당장 내쉰숨이 돌아오지 못하거나 들이쉰 숨을 내뱉지 못하면 곧 죽습니다.

잠시라도 인연을 떠나서는 존재할 수 없지요. 그러니 ‘나‘라고 하는것은 실체가 아니고 인연의 그림자임이 분명합니다.
- P43

땅에서 만물이 자라나듯이 마음에서 만법이 생기느니라.
따라서 마음이 항상 청정하면 일체지(一切智)가 분명하리라.

산천초목은 모두 땅에 의지해 자라납니다. 세상 어디를 둘러보아도 허공에 뿌리내린 나무는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세상만사가 복잡다단하고 번뇌망상이 온 천지를 뒤덮으며 짓누르더라도 결국은 마음으로 귀결됩니다. 나의 생각 하나를 벗어나서는 번뇌도 해탈도 무명도 보리도 없습니다. 모든 것이 ‘생각‘ 즉 마음에서 일어나는 일들입니다.
- P45

백 척의 기다란 장대 끝에 앉은 사람이여

비록 들어가기는 했으나 진실하지 못하도다

백 척의 기다란 장대 끝에서 한 걸음 내디뎌야만

시방의 모든 세계에 온몸을 놓아두리라.

장사경(長沙景)선사의 「백척간두송입니다. 
이 글은 수행자들에게 공부의 끝을 보여주는 본보기입니다. - P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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