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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의 마법사 ㅣ 동화 보물창고 53
라이먼 프랭크 바움 지음, 윌리엄 월리스 덴슬로우 그림, 최지현 옮김 / 보물창고 / 2012년 9월
평점 :
시간이 흐르고 나이가 들어도 어릴 적 나의 모습이 보일때가 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을 스스로 느끼고 조금은 현실적인 내가 되어가지만 가끔은 어릴적 순순한 나로 돌아갈때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순간은 언제일까? 어럴 적 친구들과 만나거나 어린 시절 즐겨보았던 동화나 영화를 만나면 그 시간의 나로 돌아가지 않을까?
친구들과의 시간보다는 혼자만의 시간을 즐겼던 내가 다락방에서 뒹굴고 있을때 옆에 있던 몇권의 동화책들. 책을 좋아해서가 아니라 특별히 할일이 없어 그 책을 읽게 되었다. 그 중에 하나가 <오즈의 마법사>이다. 헨리 삼촌, 엠 숙모와 캔자스에서 살고 있는 도로시. 그 시절의 나는 도로시가 외로워 보였다. 부모님이 아닌 삼촌, 숙모와 살면서 친구도 없이 강아지 토토와 보내는 모습이 나와 많이 닮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빨간머리 앤과 함께 나의 소중한 친구 도로시가 되었다. 그 이후로도 이 책은 여러 번 읽었고 영화나 공연으로도 접했다. 너무도 유명한 'Over the rainbow' 는 내가 외우고 있는 몇 안되는 노래 중 하나이다. 이렇듯 많은 추억이 담긴 이 책을 지금 다시 만나게 되었다.
폭풍우가 몰려와 토토와 함께 오즈의 나라로 가게 된 도로시.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회오리 바람에 의해 날라온 집에 동쪽 마녀가 밑에 깔리게 된다. 캔자스로 돌아가려면 오즈의 마법사를 찾아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어딘지도 모르고 아무것도 모른체 찾으러 떠난다. 가는 길에 뇌를 갖고 싶어하는 허수아비, 심장을 갖고 싶어하는 양철 나무꾼, 용기를 갖고 싶어하는 사자를 만나 함께 떠나는 도로시.
어릴적에는 신비한 모험을 떠나는 이들의 이야기가 마냥 신기하고 그런 모험과 그런 세계를 꿈꾸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 다른 눈으로 바라보는건 아닐런지. 우리는 살아가면서 늘 부족한 자신의 모습을 생각하며 그것이 채워지길 바란다. 하지만 자신이 만들어 놓은 함정이 아닐런지.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끼는 그 순간부터 자신감도 없어지고 채워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마법사의 이야기처럼 허수아비에게 뇌는 없지만 매일 뭔가를 배우며 경험하고 있고 사자에게는 용기가 없었던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진 것을 보지 못하고 자신감이 없었던 것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모습을 보지 못했지만 우리들은 알 수 있다. 어떤한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일을 대처하는 허수아비의 지혜와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작은벌레의 생명까지 소중히 생각하는 양철 나무꾼의 따스한 마음, 다른 친구들이 위험에 처해 있을때 누구보다 용감한 사자.
어릴적 환상의 세계를 꿈꾸게 한 도로시와 친구들이 어른이 된 나에게는 세상과 나를 바라보는 눈을 가지게 하였다. 아직도 오즈의 나라에서는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보지 못하고 그 모습을 갖게 해달라고 에메랄드 도시를 찾아가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어쩌면 나도 그 도시를 찾아가고픈 마음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무지개 너머의 꿈은 멀리 있지만 지금 나를 돌아보면 내 꿈은 바로 여기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