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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문제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7년 6월
평점 :
가끔 나에게만 이런 일이 생긴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모두 행복한 모습으로
살아가는데 나만 슬프고 불행하다는 생각도 한다. 욕심이 많아서가 아니라 가끔은 다른 사람들의 삶을 부러워하기도 한다. 특히 가정에서의 크고 작은
문제들이 생기면 행복과 점점 멀어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찾아온다. 하지만 그것이 참 부질없다는 생각을 뒤늦게한다. 눈앞에 있는
문제들이 크고 어렵게 다가오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견뎌냈을 있을만큼의 아픔이라며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이처럼 나에게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고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의 삶 속에서 만나는 이야기라 그 문제를 객관적으로 받아들인다.

오쿠다 히데오만이 가지는 톡톡 튀는 이야기로 만나는 여러 가정의 문제(?)들은 웃으며
읽게 된다. 어쩌면 나에게 일어날 일이고 일어났던 일인지 모르지만 아픔으로 다가오기보다는 누구나 한 번쯤 겪는 일이라면 편안한 마음으로 읽게
된다.
<우리 집 문제>에서는 평범한 사람들의 가정사를 만난다. 각 이야기들의 화자는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다. 한 가정의 구성원으로 살아가면서 자신의 집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우리들에게 들려준다. 나와 무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곁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평범한 이야기라 우리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읽게 된다. 한창 신혼의 단꿈에 빠져있을 것 같았던 준이치는 집에 들어가는
것이 편안하지 않다. 자신의 남편이 회사에서 인정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 슬픈 메구미, 부모님이 이혼할 거라 생각하는 고3 에리, UFO를 봤다고
말하는 남편을 바라보는 미나코 등 남의 집 이야기를 만나는 것이 흥미롭다. 그들이 생각하는 문제(?)가 우리가 마주하는 것이라면 심각할 수
있는데 다른 사람들의 삶 속에서 만나니 큰 문제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나와 무관한다는 무관심이 아니라 한발 떨어져서 객관적으로 바라보니 심각한
문제라 생각되지 않는다.
웃픈...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그들에게는 분명 슬픈 일일 수 있는데 우리들에게는
유쾌하게 다가온다. 어떤 연령이고 결혼 몇 년차 이냐에 따라 각 이야기들을 느끼는 감정은 조금씩 다르지 않을까. 오랜 시간을 하께 살아온
누군가를 보면서 신혼의 감정의 감정들이 가물가물하지만 결혼을 하고 나서 편안함 만큼이나 책임감이나 자유를 박탈당한 느낌이 있었기에 여자이지만
준이치의 마음이 이해가 된다. 또한 누군가의 아내로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메구미의 마음이 어떨지 이해가 된다. 직장에서 인정을 받지 못하는 남편을
위해 아내 할 수 있는 일이란 무엇일까. 메구미는 도시락을 선택한 것이다.
"부부 싸움을 해서 서로의 감정을 다 토해 내고 털어버리래. 어차피 싸우지
않을 수는 없다면서 말이지. 부딪히는 점이 반드시 있을 텐데. 그렇다면 하루빨리 부부 싸움에도 익숙해지라는 거야." - 본문
61쪽~62쪽
나와 다르지 않은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공감하게 된다. 그들은 문제라고
말하지만 읽는 우리들은 문제라 생각하지 않는 이야기. 어른이 되어가기 위한 성장통을 겪듯이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가기 위한 성장통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