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린의 날개]누구나 실수를 저지르지만

기린의 날개 ㅣ 재인 가가 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7년 2월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독자층은 두껍다. 신간이 나올때마다 많은 사람들이 만나고 있는걸보면 알 수 있다. 매번 실망 시키지 않는 작품들이다. 이번에 나온 신간은 <기린의 날개>라는 조금은 독특한 느낌을 주는 제목을 가졌다. 표지를 보면서 무엇을 상상할수 있을까. 다리 위에 어떤 사람이 걸아가고 있는 뒷모습을 볼 수 있다. 걸어가는 모습의 표정을 우리들은 볼수 없지만 무슨 일이 벌어진 것임을 추측할 수 있다. 걸어가는 모습이 단지 술취한 사람 같아보이지는 않는다. 그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이고 다리 옆에서는 종이로 접은 학들이 날아가고 있는 것인지 끝없이 의문을 가진다. 책읽기는 표지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한다. 표지에서 우리들에게 무엇을 말하고싶은 것인지 생각해보게 된다.

다리 위에서 누군가 발견되었다. 단순한 취객이라 생각했지만 그는 칼에 찔린체 한 자리에 머물지 않고 어디론가가 향했다. 죽음의 순간에 그는 도움을 요청하지 않고 어디로 가는 것일까. 한 남자의 살인사건으로 이야기는 시작한다. 당연히 우리들은 그를 죽인 범인은 누구이며 이유가 무엇일까라는 의문을 가진다. 초반에 범인이라 추정되는 인물이 나타난다. 우리들은 그가 범인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범인이 이렇게 쉽게 드러자니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기에 더 궁금해하며 이야기를 읽게 된다.

어디서든 진실을 끝까지 밝히려는 사람이 있는반면 진실이 무엇인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건을 빨리 마무리 지으려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사건과 마주하며 현장에서 발로 뛰는 형사들과 달리 위에 있는 사람들은 어떻게해서든 사건을 마무리 지으라고 말한다. 누가 범인인지 밝혀내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사건을 마무리 지으려는 것이다. 끝까지 진실을 밝히려는 사람들이 없었다면 범인인 누구이며 진실이 무엇인지 알수 없었을 것이다.

범인이 밝혀지면서우리들은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을까. 더 큰 문제들로 마음을 무겁게 만든다.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살인사건의 범인이 누구이며 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 알게 되지만 그 이유로 인해 범인이 누구인지 알았다고 쾌재를 부를수 없는 것이다. 자식을 가진 부모의 입장에서 이 책을 보면 이야기는 다르게 느껴진다. 범인을 찾아내는 추리소설이 아니라 부모의 사랑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내 아이가 잘못을 하며 꾸짖지만 품어주게 된다. 자식들이 세상의 돌을 맞을때 온 몸으로 막아줄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 아이의 잘못이 내 잘못이라 생각하며 모든 아픔을 대신 짊어지려 하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저지르지. 중요한 건 그 실수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야. 도망치거나 외면한다면 똑같은 실수를 다시 저지르게 되는 법이란다. - 본문 397쪽

실수로 시작된 일이 그 실수를 받아들이지 않아 큰 슬픔을 초래했다. 심지어 누군가는 목숨을 잃은 것이다. 아이들이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 도망쳤기에 혹독한 대가를 치른 것이다. 아버지가 죽음으로 남기고 싶었던 것이 무엇인지 유토는 알게 되었으니 이제 도망치지 않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