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 손가락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61
김경해 지음 / 자음과모음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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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전작인 <하프라인>, <태양의 인사>를 읽었기에 이번 작품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청소년기의 아이들이 있다보니 관련 도서들을 함께 읽는다. 단순히 아이들을 이해하겠다는 마음은 아니다. 어른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가지만 내가 어른이 맞을까라는 의문이 든다. 청소년 소설이라 구분되어 있지만 읽으면서 청소년에서 나아가 어른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내용들이 많다.

 

 

자음과모음의 청소년문학을 책장에 한권한권 채워가는 욕심을 가지고 있다. 어느덧 61번째 이야기를 만났다. 이 시리즈는 몇권을 빼고 소장하고 있기에 애착이 가는 책들이 많다. <분홍 손가락>은 꿈이나 진로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한다. 고등학생이 되면 대학이라는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 누구나 다 노력한다. 대학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로 통과해야만 하는 문이 되어버렸다. 어쩌면 고등학교 이전에 학교라는 곳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 대학이라는 문을 향해 모두 향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 문을 통과하지 않은면 실패나 패배로 생각하는 일이 많아졌다. 외모나 생김새가 다른 것처럼 꿈도 다르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하지만 어느순간 똑같은 꿈을 꾸도록 유도하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무엇을 하든 대학이 먼저가 되어버린 것이다. 대학이 아닌 다른 꿈을 가지는 것이 힘들어진 현실이다. 

 

나래는 아직 자신의 명확한 진로를 찾지 못한 평범한 여고생이다. 법학을 전공한 아빠와 교육학을 전공한 엄마는 직장을 잃었다. 집안형편까지 어려운 상황이지만 대학을 나와야한다고 나래를 학원에 보낸다. 그나마 관심이 있는 것은 글을 쓰는 것이지만 비싼 학원비를 내고 다니는것이 마음이 편치않다. 부모님들도 자신들이 해오던 일이 아니라 서툴고 몸과 마음에 상처가 생긴다. 아직 어린 나래이지만 이런 부모님의 모습을 보면서 책임감을 갖는다. 가난한 것은 창피한 것이 아니라 불편한 것이라 말한다. 누구나 풍족한 삶을 살아갈수는 없을 것이다. 부족함이 상처가 아니라 앞으로 자신이 채워나갈수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면 현실을 부정적으로만 바라보지 않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말처럼 쉽지는 않겠지만...

 

열아홉 살.

고3이지만, 대학을 가지 않지만, 가장이 되었지만 나는 행복했다. - 본문 179쪽 

 

나래는 대학이 아닌 자신이 행복한 일을 찾았다. 행복의 기준은 없을 것이다. 대학이 행복의 기준이 될수없다는 것을 나래와 같은 친구들을 보며 알수 있다. 하지만 부모의 입장에서 아이가 대학이 아닌 다른 길을 선택할때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는 일은 많지 않다. 그렇기에 이 책을 보면서 아이들보다 내가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지도 모른다. 아이들의 행복을 바라면서 오히려 그 행복을 빼앗아가고 있는건 아닐런지. 나래를 보며 부모가 원하는 일이 아니라 아이가 행복해하는 일이 무엇인지 들여다보게 된다. 남들과 다른 길을 갔다고 해서 불행한 일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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