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표류]어떤 방향으로든 펼쳐질 수 있는 길

직업표류
이나이즈미 렌 지음, 이수미 옮김 / 샘터사 / 2016년 7월

취업이라는 단어가 나오면 누구나 마음이 무겁다. 취업대란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이다. 직업을 가지는 일도 힘들지만 그 일을 끝까지 하는 일도 힘들어졌다. 단지 먹고 살기 위해 우리는 일하는 것일까. 보람, 꿈 등 허울좋은 이유들이 많지만 궁극적으로는 살기 위해 일을 해야하는 것이 아닐까. 물려받은 것이 많지 않은 평범한 사람들은 자신의 일을 하며 삶을 꾸려나간다. 하지만 일하고 싶어도 일자리가 없어서 취업을 못하는 사람들도 많다.

<직업표류>는 8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장의 직업들으니 선망의 직업이 아닐까. 은행, 과자 제조업체, 중견 IT기업, 대형 종합상사, 외국게 컨설팅 회사 등 누구나 가지고 싶은 직업이다. 누구가에게는 평생직장이 될수도 있지만 이직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이 이런 선택을 하는 이유는 무엇을까. 이직이라는 것도 쉽지 않은 결정이다. 취업하기 힘든 상황에서 다른 일을 한다는 것은 위험한 모헙처럼 보인다. 예전에는 한 우물만 파라고 말했지만 현재는 그런 상황들이 더 큰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느낄수 있다. 아직 젊은 청춘들이 자신의 직업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지 궁금해진다.

저자는 이 책의 주인공들을 만나 취재한 내용을 우리들에게 전하고 있다.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중 눈에 띄는 것은 7장의 주인공 하라구치 히로미쓰이다. 안정적으로 생각하는 공무원인 그에게는 어떤 고민이 있는 것일까. 취공생이라는 말이 있다. 많은 취준생 중 공무원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다. 전공과 상관없이 대학생들도 벌써부터 공무원을 준지하고 있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안정적이고 평생 직장이라 생각하는 곳에서 근무하는 그는 어떤 위기를 느끼는 것일까.

우리들은 좋은 직업을 갖기 위해 열심히 공부한다. 좋은 성적이 취업의 넓은 길을 안내할거라 생각한다. 하라구치는 공부를 잘 할수록 선택지가 좁아진다고 말한다. 방향성을 제시하는 공부가 아니라 좋은 대학에 진학을 하고 그에 맞는 취업을 하는 것을 바라는 현실이다.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좋은 성적이 편하고 넓은 길을 안내할거라는 생각과 달리 오히려 선택의 폭이 좁아진다라고 말한다. 그런 고민이 있었기에 평생 직장이라 생각했던 공무원의 자리를 내놓은 것이다.

하라구치는 부모가 상상하는 '사회'가 아니라 자신이 상상하는 '사회'안에서 살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결심하니 여태까지 하나의 길로 수렴된다고 느꼈던 미래가 스스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어떤 방향으로든 펼쳐질 수 있는 것으로 확장되었다. - 본문 323쪽 

취업을 했다고해서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닐 것이다. 8명의 청춘들을 만나면서 그들의 선택을 주의깊게 본다. 전쟁같은 취업의 현실에서 쉽게 선택한 길을 아니기에 취업의 문제에 대한 무게감을 느낀다. 단순히 삶을 유지하는 수단만이 아니기에 더더욱 무게감이 큰 것이다. 모두가 같은 방향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길을 만들어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