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매력적인 고양이의 미술특강

고양이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 뭣 좀 아는 뚱냥이의 발칙한 미술 특강
스베틀라나 페트로바.고양이 자라투스트라 지음, 공경희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6년 8월

책표지를 보면서 미술이 어렵다는 생각을 잊게 된다. 웃음이 먼저 나온다. 그건 가벼운 웃음이 아니라 친근함으로 다가가는 웃음이다. 아는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지만 모르는 재미있고 알면 어렵다는 말도 있다. 미술은 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부분도 있지만 알아갈수록 어렵게 다가오는 부분들도 있다. 미술을 전공하는 사람이 아니기에 누구나 알만한 내용들만 있고 있다. 간혹 더 알고 싶은 호기심도 생기지만 이내 포기하는 일이 많아진다. 알면 알수록 어려워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서이다.

이 책이 특색있는 것은 모든 그림에 고양이가 등장하는 것뿐만 아니라 공동저자라는 것이다. 처음에는 필명이라 생각했는데 책에 미친 영향이 크기에 공동저자가 되었다고 한다. 10킬로그램의 미식가 고양이를 통해 다양한 작품들을 만날수 있다. 매작품마다 만나는 자라투스트라는 기존에 미술작품에 대한 생각이나 편견들을 사라지게 한다. 무겁고 어렵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재미있게 작품을 바라볼수 있다. 그렇다고해서 단순히 흥미만을 주는 것은 아니다.

며칠전에 인상주의 화가들 작품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클로데 모네의 많은 연작 시리즈중에서 <수련 연못>은 포근한 느낌을 주어 좋아하는 작품이다. 우리나라의 한 수목원도 수련 연못의 분위기를 자아내 좋아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는 수련 연못에서 시원하게 멱 감기를 하는 고양이를 만난다. 감히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 한산하고 조용한 느낌에서 좀더 생동감있게 느껴진다. 고양이 한 마리의 등장으로 다른 느낌을 받는다. 우리들은 멀리서 바라볼뿐 그 안에 내가 들어가는 일은 쉽게 생각하지 못했다. 이렇게 고양이는 다양한 작품속으로 들어간다. 당연히 자신이 있어야할 자리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당당한 모습이다. 그 모습을 보면서 우리들은 미소를 짓게 된다.

명화들 속에서 예상치 못한 모습으로 등장하는 고양이.  원래부터 그림속에 있었던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마저 들게 만든다. 누구나 알만한 작품이라면 한 번에 알수 있지만 처음 보는 작품이라면 원래부터 있는 고양이라는 생각을 할지도 모른다.

고대에서부터 20세기의 명화들은 새로운 기법으로 만나게 된다. '레디(이미 만들어진 기성품)-밈(모방을 통해 습득하는 문화요소)' 이라는 용어를 보면 고양이가 등장하는 명화들을 쉽게 이해할수 있다. 저자가 말한 것처럼 고양이가 등장하는 그림들을 보면서 원화와 비교해보기 위해 직접 찾아보게 된다. 흥미를 주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알고 싶은 마음이 들게 만든다. 단순한 재미만을 주는 명화는 아니다.

누구나 예술가가 될 권리를 가져야 한다. 고양이까지도! - 1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