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마지막 그림]화가의 삶을 통해 바라보는 그림

내 생애 마지막 그림 - 화가들이 남긴 최후의 걸작으로 읽는 명화 인문학
나카노 교코 지음, 이지수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6년 6월

음악보다는 친근하지 않은 미술. 음악은 나이가 들어서도 늘 함께하지만 미술은 학창시절 이후에는 접하는 기회가 많지 않다. 특별히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미술을 가까이 하는 것이 쉽지 않다. 왜 그럴까라는 생각을 하면 음악은 부담없이 들을수 있지만 미술은 왠지 거리감이 있고 어렵게 느껴진다. 무엇이든 내가 느끼는 것이 중요하지만 미술은 뭔가 알고 보는 것이라는 생각에 어렵게 다가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마음을 잡시 접어두고 가까이하면 우리가 몰랐던 새로운 것들이 보이고 알게 된다. 우연히 듣게 된 미술사 강연을 통해 그림의 세계만큼 흥미로운 것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기에 이 책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화가들이 남긴 최후의 걸작으로 읽는 명화 인문학'이라는 이 책의 부제가 말해주듯 인문학적 관점으로 보는 명화들은 지루하고 어려운 것이 아니라 화가와 그림에 대해 흥미롭게 알아갈 수 있다. 무엇이든 어느날 갑자기 생기는 것은 없다. 우리에게 명화로 다가오는 작품들은 화가가 붓터치 몇번만으로 만들어진 작품이 아니다. 그림 안에는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뿐만 아니라 작가의 삶이 들어있는 것이다. 예전에는 이런 것들을 모르기에 그림을 보는 것이 어렵게 느껴졌는데 이제는 조금 다르지 않을까. 작가의 삶을 들여다보면 그의 작품들은 우리에게 새롭게 다가오는 것이다.

15세기에서 19세기의 보티첼리, 라파엘로, 고야, 다비드, 고흐 등 많은 작가의 삶과 그들의 작품을 만날수 있다. 이야기와 함께 사진으로 만나는 작품들은 실제 미술관에 가 있는듯한 느낌을 받는다. 많은 화가들이 있지만 나에게 강렬하게 다가오는 작가는 고흐이다. 그의 이야기들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볼때마다 슬픔이 느껴진다. 행복하지 않은 그의 삶 속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그림을 그려졌다. 행복하지 않은 마음을 작품속에 다 담아낸 것일까. 우리들도 그의 그림을 보면 행복하다라기보다는 쓸쓸함이 먼저 전해온다. 조금 동떨어진 이야기일수도 있지만 아버지가 조금만 너그럽게 대해 주었다면 지금의 고흐 작품을 만날수 없었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아들이 그림 그리는 것을 반대하고 인정하지 않았던 모습은 이해하기 힘들 정도이다. 가장 가까운 사람이 상처를 남기는 말을 했으니 어쩌면 평생 마음속에 안고 살아가지 않았을까. 어릴때부터 행복하지 않았던 그의 삶이 미술에 대한 열정이 키웠을지 모르지만 평생 행복과는 거리가 멀지 않았을거라는 조심스런 생각을 해본다.

이렇게 화가의 삶을 들여다보면 들의 작품이 어렵게 다가오지 않는다. 이해할수 있는 시간을 만들수 있는 것이다. 한 작가의 작품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알고 싶어지고 궁금해진다. 그림을 통해 그들의 행복했던 시간과 때로는 힘들고 슬펐던 시간들도 공유하게 된다. 공감하기에 이제는 더이상 멀게 느껴지지 않고 어렵다는 생각을 잊게 되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