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대왕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9
윌리엄 골딩 지음, 이덕형 옮김 / 문예출판사 / 199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들에는 감추고 싶은 부분들이 있다. 간혹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신이 잘못한 일들을 기억나지 않는다고 일관되게 말하는 사람들을 만날수 있다. 어쩌면 우리들에게도 있는 모습이기에 그 모습이 더 싫은지도 모르겠다. 아닌척하지만 결국 우리들도 감추고 싶은 부분들이 있고 인정하고 싶지않은 악한 면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해서 모든 사람들이 악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불시에 나도 모르는 모습이 나타나지 않을까. 조금 동떨어진 이야기일수있지만 며칠전 읽은 <라쇼몬>이 생각난다. 노인과 하인의 행동을 보면서 비난할수 없었던 것은 그 상황이라면 나도 그들과 별반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였을 것이라는 생각때문이다. 이 책에서 만나는 인물들 중에 자신의 모습이 조금씩 보일 것이다. 그 인물이 누구일지는 모르겠지만 각자 자신이 감추고 싶은 모습이 이 책의 인물들을 통해 보이니 조금은 불편할수도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15소년 표류기>가 가장 먼저 떠오를 것이다. <파리대왕>은 <천로역정>, <산호섬>과 함께 이 세 작품에 대한 일종의 패러디라고 한다. 파리대왕을 읽으면서 이 세 작품들을 다시 만나고 싶어진다. 원작들의 내용을 알고 있다면 이 작품에서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전혀 모른다고해도 이 책을 만나는 것이 흥미롭다. 우리가 꿈꾸는 유토피아가 아니라 현실세계를 비판하는 디스토피아를 그려내고 있으니 오히려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된다. 

 

25명의 소년들이 산호섬에 불시착했다. 아직 어린 소년들이 이 섬에서 어떻게 살아날수 있을까. 부모의 보호를 받으며 살아가던 아이들이 스스로 무언가를 해나간다. 그 아이들에게는 어린 아이들에게 볼수 있는 순수함을 찾아수 없다. 살아남기 위해 피를 보며 사냥을 한다. 생존을 위한 싸움을 벌이는 것이다.

 

민주주의를 강조하는 랠프, 그의 곁에서 조언을 하는 새끼 돼지, 랠프와는 상반된 생각을 가진 잭, 성가대 아이들, 사이먼, 로저 등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 인물들은 우리의 현실속에서 만날수 있는 인물들이다. 그렇기에 집중하며 보는지 모르겠다. 어른들이 등장하며 보여주는 이야기라면 당연히 우리들의 모습이라 생각하며 큰 충격을 받지 않지만 아이들을 통해 우리들의 모습을 보니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살인도 서슴치않게 하는 아이를 보면서 잔혹한 현실을 만나게 된다. 우리들이 살아가는 현실이다. 부정적이고 어두운면만 보려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이 어둠속으로 숨겨버리고 싶은 현실의 모습이지 않을까.

 

권력의 중심에 선 랠프와 잭의 모습을 보면서 누가 더 옳은지에 대한 생각보다는 누구나 그 위치에 서면 그럴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다. 한발 떨어져서 바라본 모습이기에 우리들은 그들의 행동에 대하 비판적으로 이야기할수 있다. 하지만 그 입장에 서면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일 것이라는 생각이다. 인간의 숨겨진 모습,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모습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이야기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