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사람의 집 - 조선 최고 지식인.권력자 11인의 집과 사람 이야기 사람을 향한 인문학
박광희 지음 / 가치창조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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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에게 있어 집은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단순히 쉬는 공간은 아닐 것이다. 우리들은 누군가의 흔적을 찾고 싶을때 그들이 살았던 공간을 찾는다. 그가 살았던 공간이 그를 말해주는 것이다. 집이 그 사람의 모든 것을 말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집이라는 공간에서 삶을 살았던 누군가를 조금이나마 느낄수 있는 것이다.

 

 

<옛사람의 집>에서는 11인의 인물이 살았던 집을 통해 그들의 삶을 들여다볼수 있다. 누구나 좋은 집에 살고싶은 마음이 있다. 예전과 달리 우리들은 집에 집착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누구보다 좋은 집에 살고 있었지만 행복하지만은 않았던 이들도 있다. 집이라는 공간을 통해 만나는 인물들의 이야기는 색다르게 다가온다. 그들의 처절한 삶을 잠시 쉬어가는 공간일수도 있도 어쩌면 그곳이 바깥 세상보다 더 치열한 공간이였는지도 모르겠다. 평범한 사람들이 아니기에 더 그렇게 느껴지는 것은 아닐까.

 

처음으로 만나는 공간은 창덕궁의 낙선재이다. 가까운 곳임에도 자주 가보지 못하고 있다. 어느 역사나 아프지 않을때가 없었지만 조선말기는 더 그렇지 않을까. 혼란스러운 시대에 살았던 인물들의 이야기는 더 아프게 다가온다. 아름다운 공간이지만 덕혜옹주의 삶은 그와 반대이다. 예쁜 집에 살고 있는 사람의 삶은 정반대였던 것이다. 강제로 일본에 보내진 덕혜옹주는 아픈 몸으로 돌아왔다. 지난 시간들을 잊고 싶었던 것일까. 어릴적 소중한 추억만을 간직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에 마음이 아파온다. 행복하 않았던 삶과 대조적인 공간이 더 슬프게 한다. 

 

다산 정약용의 여유당은 다녀온 곳이라 반가운 마음으로 보게 된다. 지금의 여유당은 1925년 대홍수때 흔적도 없이 사라져 1986년에 복원한 것이라고 한다. 여유당은 그의 성품이 느껴진다. 집과 사람이 닮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정약용이라는 인물이 거주하는 곳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들은 단순히 역사속 인물을 다가오지 않는다. 지식적인 내용이 아니라 집을 통해 사람을 만난다. 그들의 삶을 통해 시대적인 이야기와 더불어 향기나는 인물들을 만나는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인물들을 집이라는 공간을 통해 새롭게 만난다. 단순한 주거의 형태가 아니라 그들의 삶이 담겨있는 공간이다. 같은 이야기라도 어떻게 만나느냐에 따라 다를 것이다. 역사속 인물로 만났다면 알아야할 내용이라며 학습적으로 보게 되지 않을까. 하지만 이 책속에서 만나는 인물들은 가깝게 다가온다. 우리들과 같이 평범한 삶을 꿈꾸지만 평범할수 없었던 현실로 인해 가끔 고통을 받기도 한다. 그렇기에 혼란스러운 시간속에서 잠시 쉬어갈수 있는 공간이였기를 바란다. 우리들에게 오래도록 기억될 그들의 평탄치 않았던 삶의 흔적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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