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무라야마 유카 지음, 김난주 옮김 / 예문사 / 2016년 4월
평점 :
절판


다른 사람을 탓하는 것이 옳지 않은 일이지만 모든 것을 내 탓이라 생각하는 것도 문제가 있을 것이다. 그 문제를 직시하지 못하고 모두 내 잘못이라 생각하는 사람. 이 책을 보면서 다른 무엇보다 어릴때의 상처는 정말 오래 남는다는 것을 느낀다. 어린이날이 이틀전에 지나서일까. 주인공 머피와 랠리의 아들 팀을 보면서 어린시절의 경험들이 성인의 삶까지 흔들리게 하는 일을 보니 어른으로서의 책임감을 다시한번 느낀다.

 

 

'너에게 다가오는 사람은 모두 불행해진다.'라는 말을 들으면 어떻게 될까. 주문처럼 매일 이런 말을 들으면 정말 그런 일이 생길것 같아 누군가 나에게 다가오는 것이 두려울 것이다. 나 때문에 상대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어떨까하는 걱정.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지 않을까. 그렇기에 누군가 다가오려하면 밀어내려는 것이다.

 

아버지의 마지막을 지켜본 머피. 자연사가 아니라 권총자살을 한 아버지의 마지막을 본다. 어린 머피가 할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럼에도 엄마는 머피의 탓이라 말하며 학대를 한다. 엄마의 곁을 떠나고 싶지만 그럴수 없다. 아빠의 죽음을 목격한 아이를 보듬어 주는 것이 아니라 그것마저 아이탓으로 돌리는 엄마. 어린시절의 아픈 상처로 인해 어른이 되어서도 누군가에게 마음을 쉽게 열지못한다. 사랑한다고 말하는 랠리의 마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다. 하지만 누구보다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을 알기에 결혼을 선택한다. 아들까지 있는 이혼남이지만 그것이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엄마의 말이 맞는 것일까. 결혼을 하자마자 사랑하는 랠리는 총격으로 세상을 떠난다. 마지막까지 머피를 생각하는 랠리. 이 사건으로 자신을 몰아부치지 말라고 말한다. 누구도 어쩔수 없는 일이라며 죽는순간까지 머피를 다독인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평범한 삶을 꿈꾸었던 머피. 자신도 엄마의 피를 받아 아이들을 학대하지 않을까하는 걱정을 안고 있다. 사랑하는 랠리의 아들 팀과 자신만 남겨졌다. 엄마의 말처럼 머피의 곁에 있는 사람들은 불행해질수밖에 없는 것일까. 

 

머피라는 인물은 일본이지만 미국에 살고 있다. 다양한 국적을 가지고 모든 이들에게 기회를 줄거라 생각되는 이곳에도 편견과 차별이 있다. 태어난 나라가 아니라 이곳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 싶었던 머피. 이제는 어디로 가야하는 것일까. 엄마의 저주같은 말을 마음속에 안고 어둠속에서 움츠리고 살아야하는 것일까. 그 저주같은 말에서 벗어나고 싶다. 사랑하는 랠리가 곁에 없지만 이제는 진짜 자신을 찾고 싶다.

 

날개를 활짝 펴는 일은 쉽지않다. 우리들도 수없이 날개짓을 하다가 결국 날기를 포기하는 일이 많다. 어쩌면 날개를 펴는 일조차 두랴워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날수 있다는 사실도, 날개가 있다는 사실도 모르고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자신의 모습을 찾기위해 떠나는 여행, 그 여행에서는 머피는 진짜 자신의 모습을 찾을수 있을까. 누구의 탓이 아니라 어쩔수 없는 일들이였다는 것을 알게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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