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준열의 시대 - 박인환 全시집
박인환 지음, 민윤기 엮음, 이충재 해설 / 스타북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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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학창시절 만났던 박인환의 시는 시보다 노래로 더 친근하다. 그의 시를 외우는 것이 아니라 노래로 흥얼거렸던 것이다. 광화문에 있는 대형서점에 가면서도 그곳이 그가 태어난 곳이라는 것을 얼마전에 알았다. 박인환 선생의 생가 터라는 것이 적혀있음에도 미처 보지 못하고 지나치는 일이 많았던 것이다. 우리들의 마음속에 남아있는 시를 남긴 시인의 생가터가 우리 가까이에 있다는 것을 사람들은 알고 있을까. 작품은 남아있어도 그 작품을 남긴 이들을 잊고 있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올해가 박인환 시인이 작고한지 60주년이 되는 해라고 한다. 학창시절에 만났던 시집은 작가의 시 중 하나가 책제목이였는데 이번에는 <검은 준열의 시대>라는 제목으로 만났다. 생전에 작가가 하고 싶었던 제목이라고 한다. 작가가 떠난 후에 그 제목으로 시집이 출간된 것이다.

 

학창시절에 시를 통해서 만났던 시인보다는 얼마전 한 프로그램을 통해 만났던 박인환의 이야기가 오래 남는다. 작가나 작품도 인연이라는 이름으로 만나는 것은 아닐까한다. 그 방송을 보고난 후에 이 책을 만났으니 박인환이라는 시인은 내게 인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흔적을 찾고 싶어서일까. 종로3가 근처에서 운영했던 '마리서사'라는 서점이 지금도 남아있다면 가보고 싶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세월이 가면, 목마와 숙녀 이외의 많은 시들을 만날수 있다. 시를 읽기 전에 '박인환 시를 위한 여행'을 통해서는 박인환이라는 인물에 대해 조금더 알아가는 시간을 만들어 볼수 있다. 그 여행을 통해서는 한 인물의 대해 알아가는 것뿐만 아니라 남아있는 우리들이 반성할 부분들도 있다. 서두에 언급했듯이 그의 작품이나 그에 대해 우리들이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박인환의 시를 만나지만 단순한 시집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여러 편의 시를 보면서 친근한 시를 만나 반가운 마음이 들고 미처 알지 못했던 시들을 알아가는 것뿐만 아니라 그를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된다. 같은 시이지만 학창시절에 만났던 시와는 다른 느낌이다. 나이가 들어 경험이 많아져 그가 말하는 것을 이해해서일까. 아니면, 학습하듯 배웠던 시가 아니라 내가 느끼는대로 읽을수 있어 좋아서일까. 분면 같은 시임에도 얼니 시절 내가 읽었던 시보다 지금의 시가 더 좋아진다.

 

책에서도 언급하지만 우리가 박인환이라는 인물을 생각하면 자동적으로 떠오르는 시가 있다. 이 책을 통해서는 그 시들보다는 다른 시들이 더 많이 보게 된다. 미처 알지 못했던 그 시들의 진가를 알아가는 것이다. 이상을 좋아한 시인이 남긴 <죽은 아폴론>을 보면서 그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게 된다. 함축적인 의미를 담고 있어 읽기 어렵고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시라고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시가 주는 위안을 느끼지 않을까. 박인환이라는 모더니즘 시인이 전하는 따스한 봄날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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