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벌
기시 유스케 지음, 이선희 옮김 / 창해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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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치가 크다고해서 위협적인 것은 아닐 것이다. 작은 벌레 하나에도 우리는 공포감을 느낀다. 말벌이 다가왔을때 아무렇지않게 있는 사람들이 있을까. 사람과 비교하여 작은 생명체이지만 공포감을 느끼며 몸까지 움츠려든다. 평범한 사람들도 무서운 말벌인데 벌 독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어떨까.

 

 

음울한 미스터리나 서스펜스를 쓰는 작가 안자이 도모야. 마을에서 동떨어진 야쓰카타케 남쪽 기슭에 있는 산장에 아내와 함께 신작 <어둠의 여인>의 성공을 축하하기 위해 와있다. 아침에 눈을 떠보니 옆에 누워 있어야할 할 아내 유메코가 보이지 않는다. 아내와 술을 마시던 어제 이후로 기억이 나질 않는다. 아내는 보이지 않고 신경을 자극하는 소리가 들린다. 벌 독 알레르기가 있는 안자이 도모야는 목숨을 잃을수도 있다. 추운 겨울, 마을과 떨어진 산장 안으로 이렇게 많은 벌들이 어떻게 들어온 것일까.

 

사람들과 떨어진 공간 안에서 벌과 사투를 벌이는 한 남자. 그 모습이 단순히 보이지만 긴장감을 늦출수 없게 만든다. 작은 생명체가 빠르게 움직이며 안자이의 목숨을 노린다. 안자이는 벌에 쏘이면 응급처치를 할 수 없으니 목숨을 잃을수도 있다. 죽을수도 있는 상황에 여유로운 사람은 없을 것이다. 어떻게해서든 그곳에서 벗어나려하지만 아내가 주도면밀하게 짠 계획에 남자는 그곳을 벗어날수 없다. 이대로 산장 안에서 벌의 공격을 받아야만 하는 것일까. 눈에 보이는 절이 아닌 보이지 않는 실체와도 싸우는 안자이 도모야. 어쩌면 보이지 않는 실체와의 싸움이 더 무서운 것이 아닐까. 하지만 그는 살아남아야만 하는 것이다. 

 

인생이란 싸움의 연속이다. 싸움을 포기한 자는 그저 죽음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 본문 102쪽~103쪽

 

우리들의 귀에도 벌의 소리가 들리는것 같다. 안자이가 벗어나려하면 할수록 그의 목숨을 노리는 벌들이 공격을 해온다. 부인은 무엇 때문에 안자이 도모야의 목숨을 노리는 것일까. 안자이도모야와의 아내와 부적절한 관계에 놓인 친구가 함께 벌이는 살인극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며 책을 읽게 된다. 단지 그들의 의도가 무엇인지 궁금해하며 말이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밝혀지는 진실들은 또 하나의 충격을 가한다.

 

누구의 도움을 요청할수 없는 공간에 남여진 사람. 그의 목숨을 놀리는 벌. 도대체 그의 목숨을 노리는 것은 무엇이며 그 실체가 무엇인지 알아가는 과정이 흥미롭다.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마지막 반전을 보면서 조금은 허탈한 느낌도 든다. 미스터리 작품안에서 인간의 욕망에 대한 지적을 하고 있다. 결국 욕망이 부른 화일까. 한번 잡으면 놓지 않게 만드는 이야기이지만 마지막으로 만나는 반전은 씁쓸한 기분을 남긴다. 그럼에도 기시 유스케의 작품들은 늘 기대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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