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을 다시 생각한다 - 한국사회를 움직인 대법원 10대 논쟁 김영란 판결 시리즈
김영란 지음 / 창비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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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을 통해 만나는 기사들을 보면서 나와는 무관한 일이라며 그냥 지나치는 일도 있다. 무관심까지는 아니더라도 직접적으로 와닿지 않는 문제들이 있다. 간혹 모르는척 하고 싶은 일이 있을지도 모른다. 이 책에서 만나는 10가지 논쟁들은 나와는 무관한 일이라며 그냥 지나칠수없다. 책을 읽는내내 나라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떨쳐버릴수 없었다. 결론을 내릴수 없는 문제들이고 이분법적 사고로 말할수 없었기에 무거운 마음으로 만나게 된다.

 

 

한때 방송을 통해 이슈가 되었던 김할머니 사건. 얼마전 연명치료를 중단한지 201일만에 별세했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 소식이 전해지면서 다시한번 수면위로 올라온 문제이기도 하다. 책을 읽으면서 내 상황이라면 자신있게 연명치료를 중단해 달라고 말할수 있다. 하지만 나의 부모님이라면 그렇게 쉽게 말할수 있을까. 현실적인 어려움이 따르더라도 단칼에 말하기 어려운 문제들이다. 법원의 판결을 떠나서 마음으로 결정할수 없는 것이다. 살아있다는 것이 무엇인지 고심하게 된다. 의식없이 숨을 쉬는 것만으로 의미가 있는 것인지, 살아있는 것 자체의 의미를 두어야하는 것인지 혼란스러운 문제이다.

 

법해석을 통해 만나는 논쟁이지만 우리의 삶과 무관하지 않다. 존엄사, 표현의 자유, 종교의 자유, 성소자의 기본권, 환경 등의 문제들이 직접적인 내 문제가 아니더라도 우리 주변에서 마주하는 일들이다. 법원 판결의 근거에 대한 내용들은 어렵게 느껴질수 있지만 그런 부분들을 자세히 알지 못하더라도 한번쯤 고민하고 생각하는 일들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는 문제들이라 생각한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수 있지만 전반적인 사회의 분위기도 알수 있는 일들이다. 누구의 생각이 옳고 그름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논쟁이라는 표현이 있듯이 서로의 생각이 다르기에 의견의 차이가 있다. 하지만 그 다름이 생각의 차이가 아니라 편견이나 선입견으로 인한 것이라면 다시한번 들여다봐야하는 것이아닐까.

 

나의 문제가 아니라 다른 사람의 문제라면 포용력있게 받아들일수 있는 문제들이다. 하지만 나의 문제라면 생각이 달라지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일수밖에 없다. 평소 자세히 들여다보지 못한 문제들이다. 누군가는 책속에서 다루고 있는 논쟁들로 인해 힘들수 있지만 우리들은 방관자적인 입장에서 바라보았던 문제들이다. 하지만 이제는 나의 문제가 될수 있는 일들이다. 민감하게 받아들일수 있는 일들도 있다. 어떤 식으로든 결론을 내기 어려운 문제들임을 알기에 판결을 내리는 입장에서는 더 힘들게 다가오는 일들일 것이다. 법의 관점에서 바라본 일들이기에 우리의 생각대로 판결이 나지않을때도 있다. 사건의 중요성만큼 판결을 내기까지의 힘든 과정들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대법원 판결이 난 사건들이지만 결코 끝나질 않을 우리들의 문제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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