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타 소녀와 좀비 소년 라임 청소년 문학 18
김영리 지음 / 라임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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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어딘가에서는 우리들이 마주하고 싶지 않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을 것이다. 나와는 무관한 일이라며 지나칠수 없는 일들이다. 범죄뿐만 아니라 불의의 사고로 장애를 겪는 일들도 있다. 평범한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바라는 사람들에게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어떤 마음이 들까. 가끔 세상이 공평하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불행이 다가올때이다. 감당할 무게의 고난이 다가온다고 하지만 가진것 없이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그런 일이 다가온다면 우리는 어떤 마음으로 바라보아야 하는 것일까.

 

 

순정만화의 주인공처럼 보이는 표지속의 두 인물. 우리들이 가진 고정관념으로 바라본다면 청소년기의 두 아이가 알콩달콩 만들어가는 이야기라 생각할 것이다. 현실이 아닌 영화속에서만 만날수 있을것 같은 외모를 가진 두 아이. 이들은 우리가 생각한대로 달달한 모습으로 다가올까. 아니면 또래의 다른 아이들처럼 성장통을 앓아가는 청소년기의 이야기를 들려줄까.

 

이 책은 제목이 눈길을 끈다. 작가의 전작인 <나는 랄라랜드로 간다>도 평범해 보이는 제목은 아니였다. 전작을 만났었기에 이번 작품에 대한 기대감도 높았다. 청소년 소설이라는 이름으로 마주하지만 결코 그들의 문제만은 아니다. 스스로 만든 문제라면 덜 억울하지 않을까. 남들이 만들어 놓은 문제 속에 빠져든 아이들을 만나는 조금은 무거운 이야기이다. 어른들이 떠넘긴 짐을 짊어지고 가라고 말할수 없다. 그렇기에 안타까운 마음으로 보게된다.

 

자신을 좀비같은 존재라고 생각하는 태범과 한쪽 다리의 의족을 치타라 부르는 수리의 이야기가 교차하면 진행된다. 집을 나와 노숙자 생활을 하며 살아가는 태범과 고모 집에 살고 있는 수리. 그들은 서로 마주하고 싶은 사이일지도 모른다. 서로에게 원수인 관계. 눈에 보이는 사실만으로는 도저히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친구가 될수 없다.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피해를 준 관계가 만나서 할수 있는 이야기가 있을까. 언성을 높이며 너 때문에 내가 이렇게 살아간다는 말밖는 할수 없을거라 생각했다.

 

서로에게 가해자이자 피해자인 태범과 수리. 태범은 아빠와 동생을 잃었고 수리는 한쪽 다리와  범죄자인 아빠만 남았다. 무엇이 두 사람을 이렇게 만든 것일까. 분명 평범해 보이는 이야기는 아니다. 폭행, 뺑소니와 살인이라는 무거운 주제가 억누르고 있다. 그렇지만 그렇게 무겁게만 느껴지지 않는 것은 태범과 수리라는 인물때문일지도 모른다. 다른 사람들로 인해 만들어진 문제들이지만 방관하지 않고 스스로 해결해 나가는 모습을 만날수 있다.

 

우리들이 생각하는 평범한 청소년기를 지내지 못하는 아이들. 그 나이라면 학교에서 친구들과 어울릴거라 생각하지만 그들은 집안에 스스로를 가두거나 거리를 배회하고 있다. 이런 모습은 우리 주변에서도 종종 마주하는 일이다. 누구나 같은 모습으로 살아갈수는 없겠지만 다른 사람들이 다 하고 있는 일을 안하면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볼때가 많다. 태범과 수리를 그런 시선으로 바라볼수 있을까. 감당하기 힘든 문제를 안고 살아가지만 그리 어둡게만 보이지는 않는다. 두 친구 앞에 놓인 현실은 암담하고 답답해 보인다. 그럼에도 태범과 수리는 헤쳐나가고 있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를 마주하면서 두 친구의 짐을 나눠 들고 싶어할거라 생각한다. 이야기속에서만 만나는 태범과 수리가 아니기에 우리들도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둘러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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