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테라스에 펭귄이 산다]사람들의 친구 펭귄 후안

우리집 테라스에 펭귄이 산다 - 마젤란펭귄과 철부지 교사의 우연한 동거
톰 미첼 지음, 박여진 옮김 / 21세기북스 / 2016년 1월

요즘 쿡방만큼이나 인기있는 프로그램은 동물들과 함께하는 프로그램들이다. 여러편의 에능프로그램을 통해 동물들과 사람이 교감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단지 집에서 키우는 애완동물 이상이다. 생명을 가진 동등한 관계로 만나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강아지나 고양이뿐만 아니라 정말 다양한 동물들이 나온다. 과연 사람의 말을 알아들을수 있을까. 말도 통하지 않는 그들과 교감할수 있을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단순히 재미만을 위한 방송이 아니다. 방송을 보면서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그들의 놀라운 모습을 만나게 된다.

<우리집 테라스에 펭귄이 산다>도 실화를 바탕이 된 작품이다. 미처 그 사실을 알지 못하고 책을 만나면서 영화속에서 나오는 이야기처럼 작가의 상상력이 많이 더해진 것이라 생각했다. 흥미를 주기 위한 이야기로만 생각하며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마음이 힘들고 지친 사람들이 자신의 마음을 나눌수 있는 다른 친구를 찾게 되는지 알 수 있다. 그 상대가 사람이 아닌 다른 존재라는 것이 더 흥미로운 것이다.

아르헨티나에 있는 유일한 기숙학교의 교사 톰은 우루과이 해안의 휴양도시에서 친구가 빌려준 휴가용 아파트에서 조용한 휴가를 보내고 있다. 해변을 산책하다고 검은 기름을 뒤집어 쓴 펭귄들을 발견한다. 수를 셀수 없을만큼 많은 수의 펭귄들의 죽음을 맞이한 것이다. 우리들도 뉴스를 통해 종종 접하게 되는 기사들이다. 우리들의 이기심으로 인해 함께 살아가야할 다른 생명들이 죽음을 맞이하고 살 수 있는 터전의 위협을 받는다. 이런 기사를 접할때마나 인간의 욕심이나 이기심의 끝이 어디까지일지 걱정스럽다.

죽어간 많은 펭귄들 속에서 살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한 마리의 펭귄을 발견한다. 펭귄의 마음이 전해진 것일까. 아니면 만나야하는 운명인 것일까. 톰은 자신의 아파트로 데리고 가려한다. 마젤란펭귄과의 기막힌 동거가 시작되는 것이다. 책에서는 간략하게 마젤란펭귄에 대한 설명을 담고 있다. 책속에 등장하는 펭귄 후안의 모습을 그려보는데 도움을 받지 않을까.

말을 하는 사람의 눈동자를 똑바로 바라보며 그 사람이 하는 말을 진지하게 들어주는 후안은 누구라도 마음을 터놓고 싶게 만드는, 그런 존재였다. - 본문 175쪽

후안이 톰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함께 지내는 모습을 보면서 동물을 우리들과 다른 존재, 특히 말도 통하지 않는 존재라 낮게 봐서는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이 후안에게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는 이야기는 여러모로 생각을 많이 하게 한다. 우리들은 누군가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준 적이 있을까. 사람들은 누군가에게 비밀을 털어 놓을때 걱정되는 것은 그 말이 새어나가지 않을까이다. 후안은 다른 사람들의 말을 옮기지 않을뿐만 아니라 말하는 사람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귀가 아닌 마음으로 그 이야기를 들어준다는 것이다. 

한 마리의 동물이 아닌 친구라는 이름으로 후안을 만난다. 힘들어서던 시기에 사람들에게 힘을 주고 위안이 되는 친구. 말을 못한다고해서 우리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지 않을까. 후안을 통해 우리의 모습,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