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시간을 수리합니다 3 - 하늘이 알려준 시간
다니 미즈에 지음, 김해용 옮김 / 예담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한때 시계에 빠져 다양한 제품을 구입한 적이 있다. 이런저런 이유로 오래도록 함께하지 못한 시계들도 있지만 몇십년동안 간직하고 있는 시계들도 있다. 시계의 순수한 기능은 시간을 알려주는 것이다. 이제는 그 역할을 휴대폰이 하기에 시계를 가지고 다니는 일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시계를 가지고 다니고 있다. 오래된 시계들을 보면서 떠오르는 일들이 있다. 단순히 어디서 어떻게 구입했는지가 아니라 그와 관련된 추억들이 있는 것이다. 시계가 단순히 시간만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한 시간의 추억을 선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추억의 시간을 수리합니다>의 세번째 이야기를 만났다. 1, 2권에 이어 3권의 이야기를 만나면서 더 기대를 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할아버지의 대를 이어 시계를 고치고 있는 슈지와 그의 연인 미용사 아키라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번에 만나는 작품에서는 네 개의 이야기를 만날수 있다. 그 이야기는 우리의 삶과 동떨어진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만날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시계는 시간을 알려주는 단순한 제품이 아니라는 것을 책을 보면서 알수 있다. 시간이 모여 이루어진 우리의 삶. 그 삶에서 만나는 소중한 추억뿐만 아니라 마음 아픈 추억들을 꺼내볼수 있는 시간이다. 더욱이 슈지는 시계뿐만 아니라 그 안에 담겨 있는 아픈 추억까지 보듬어 주는 사람이다. 이 책을 읽으신 분들이라면 슈지와 아키라의 따뜻함이 우리들에게도 전해지는 것을 알것이다. 그렇기에 매번 작품이 나올때마다 기다려지는 것인지 모른다.

 

네 편의 이야기 오래도록 남는 것은 두 번째로 만나는 <노란 코스모스와 마법사의 성>이다. 아키라의 가족사나 그녀의 추억을 만날수 있는 이야기이다. 가족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수 있는 시간이다.

 

기억은 지워지지 않는다. 지우고 싶어도 지울 수 없기 때문에 괴롭기도 할 테지만 버팀목이 되어주는 경우도 있지 않을까. - 본문 193쪽  

 

같은 일을 겪었을지라도 사람마다 기억하는 것이 다르다고 한다. 분명 한 공간 안에서 같은 상황을 봤지만 기억하는 것도 마음속에 남는 것도 다른 것이다. 가끔 기억이 조작되기도 한다고 한다. 자신이 무의식적으로 생각하는대로 마음속에 남는 것이다. 아키라가 기억하고 있는 일들에 대한 진실을 만나면서 아프지만, 지워버리고 싶지만 지난 시간들도 결국 나의 것이다. 부정하고 지워버린다고 행복한 것이 아니라 그대로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행복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들도 간혹 부정하고 지워버리고 싶은 시간들이 있다. 그것이 가족과 관련된 일이라면 더 그렇지 않을까. 

 

째깍째깍. 시간이 흐른다. 지금은 디지털 시계가 많기에 이런 의성어가 들리지 않을지도 모른다, 책에서 만나는 이야기는 아날로그적인 느낌이다. 시간이 흘러가는 소리가 들리듯이 많은 일들이 생기면서 우리의 삶이 만들어진다. 슬프고 아프지만 그것도 우리의 시간이고 삶이다. 슈지가 만나는 것은 시계가 아니라 누군가에게 위로받고 싶은 우리들의 아픈 시간들이다. 그렇기에 시계에 담긴 추억들이 무엇일지 궁금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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