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토의 검]인간의 섬뜩함을 마주하는

가토의 검 ㅣ 소설NEW 3
김이수 지음 / 나무옆의자 / 2015년 12월

<가토의 검>이라는 제목을 보면서 역사소설이라 생각했다. 우리에게 돌아오지 않는 수많은 유물과 관련된 이야기라 생각했는데 예상이 조금 빗나갔다. 물론 가토의 검이 이 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마지막 이야기를 마주하면서 정말 섬뜩함을 느낀게 된다. 인간이 가진 모습을 어디까지 믿어야하는지 의문이 든다. 우리의 상식으로 바라보는 것 이상으로 무서움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게 될때가 있다. 평범해 보이는 그들 안에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하는 무서움이 담겨 있는 것이다. 이런 무서운 반전이 있으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한 이야기다.

개천에서 용이 난 경우일까. 지방대 출신으로 이제는 국회 출입기자가 된 김영민. 다혈질이지만 정의라는 이름과 그리 멀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런 그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이복형인 김영석이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것이다. 형사가 말한 곳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일반적인 교통사고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곳에 도착해서 본 형의 모습은 보기 힘들 정도이다. 한쪽 귀가 잘리고 두개골이 함몰된 것을 보아 타살이라 추정된다. 아니, 타살이 확실하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이런 모습으로 형이 죽음을 당한 것일까.

기자라는 직업 때문일까. 아니면 사랑하는 가족의 죽음때문일까.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려 하는 김영민. 우리는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며 응원을 할 수 밖에 없다. 진범이 잡히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폭력가정에서 자랐지만 지금은 받듯한 직업을 가지고 살아간다. 우리는 그것만으로도 그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며 보는 것이다. 가정이라는 따뜻하고 아름다운 울타리가 아니라 위험천만한 그곳에서는 나약한 모습을 보이는 형 영석과 달리 반듯하게 자랐다는 느낌을 받는다. 물론 다혈질이기는 하지만 그것이 우리들에게 큰 약점으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직업의 특성 때문이라고 생각을 하며 김영민이라는 인물을 마주하게 된다.

형의 죽음의 진실을 밝히면서 만나게 되는 가토의 검. 그것 때문에 형이 죽은 것이라 알게 된다. 그렇다면 형을 죽인 사람은 누구일까. 우리들도 영민과 마찬가지로 의심을 하는 인물이 있다. 그 인물일거라 생각하면서 책을 읽다가 마지막에 알게 되는 무서운 진실. 정말 섬뜩하다. 배신감이 들기도 한다. 믿는 사람에게 당하는 배신 그 이상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모습이 진짜가 아니라는 것이 더 무서운 것이다. 책을 읽는 우리들까지 철저하게 숨기는 그의 모습에 공포감을 느끼는 것이다.

정치라는 이름과 맞물려 인간의 무서운 욕망을 보게 되는 이야기다. 한번 잡으면 쉽게 놓을수 없다. 단숨에 읽을수 밖에 없는 이야기다. 마음의 상처는 치유될 수 없는 것일까,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마지막 장을 넘기면서 진범의 실체를 알았지만 사건이 해결되었다고 후련한 마음이 들지 않는다. 누가 피해지이고 가해자인지 알 수 없다. 한 인물을 보면서 섬뜩함과 동시에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